지난 6월 유튜브는 전 세계 나라 중 최초로 한국에 라이브 커머스 기능을 도입했다. 한국의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어느 정도 위치인지, 그리고 유튜브가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지 살펴본다.
유튜브가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 6월 말 한국에서 최초로 쇼핑 채널을 개설하고 국내 3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한 라이브 커머스를 선보이겠다고 알렸다. 하지만 처음 알려진 대로 별도의 쇼핑 채널을 개설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쇼핑 탭을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90일간 운영되는 것으로 보인다. 즉 개별 채널에서 진행하는 라이브 커머스를 모아 쇼핑 탭에 노출한다. 쇼핑 탭은 유튜브 내의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으로서 관심 있는 이용자들이 다양한 브랜드와 크리에이터가 진행하는 라이브 커머스를 한눈에 모두 볼 수 있고 구독을 통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유튜브의 라이브 커머스는 일반 영상과 유사한 방식으로 재생되고 화면과 하단 등에 제품 구매 안내 배너를 삽입해 클릭하면 외부 플랫폼으로 연결되어 구매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동영상 플랫폼의 최강자인 유튜브가 라이브 커머스까지 확장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왜 지금 라이브 커머스일까. 그리고 왜 한국일까?
최근 몇 년 동안 커머스 영역에서 가장 관심을 받은 형태는 라이브 커머스다. 라이브 스트리밍(live streaming)과 커머스(commerce)의 합성어인 라이브 커머스(live commerce)는 실시간으로 제품을 설명하고 판매한다는 점에서 TV 홈쇼핑과 유사하지만 온라인 거래의 성장과 함께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해왔다는 게 다른점이다. 라이브 커머스는 홈쇼핑처럼 일방향적인 설명에 반응하는 수동적인 쇼핑이 아니라 시청 도중 궁금한 것을 바로 물어보고 시연을 요청하는 등 즉각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적극적 참여 형태의 쇼핑이다. 쇼호스트와 여과 없이 대화를 나누고 함께 시청하는 다른 소비자들과도 소통하며 정보와 재미를 얻을 뿐 아니라 현장감을 통해 신뢰를 더한 매력적인 방식이다. 라이브 커머스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콘텐츠와 팬덤을 활용해 차별점을 키워가고 있다.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중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 성장세를 보이며, 한국은 2023년 약 1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네이버 등 IT 플랫폼을 비롯해 쿠팡, 티몬 등 다양한 온라인 커머스 사업자, 배달의민족 등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 그립 등 라이브 커머스 특화 플랫폼 등이 뛰어들며 시장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도 성장이 전망되며 커머스의 대세로 자리매김한 라이브 커머스를 무시하기 어렵다.
정보와 콘텐츠 소비가 동영상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여러 조사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2 인터넷이용실태조사’1) 결과에 따르면 국내 유튜브 이용률은 88.9%로 나타나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한다. 인터넷으로 정보를 검색할 때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도 54.3%로 전년 대비 7.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털 사이트 이용률은 83.7%로 여전히 인터넷 검색 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채널이지만 전년 대비 3.6% 감소해, 검색에 있어 동영상의 중요도가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영상 서비스 검색 결과를 신뢰하는 비율도 전년 대비 6.7% 상승한 51.5%로 나타났다.
디지털 미디어랩 나스미디어의 ‘2023 인터넷 이용자 조사(NPR)’2) 결과에서도 국내 인터넷 이용자의 91.8%가 온라인 동영상 시청을 위해 유튜브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정보 검색을 위해 이용하는 채널은 네이버(87.7%)와 유튜브(59.3%) 순으로 나타났다. 필요한 정보의 종류와 상관없이 모든 종류의 정보를 탐색하는 데 네이버를 가장 많이 이용하지만, 유튜브도 생활과 전문/학술 정보를 제외한 모든 종류의 정보 검색에 많이 활용되는 기본 검색 채널로 자리 잡았다. 네이버(44.9%)는 쿠팡(49.0%) 다음으로 전 연령대가 주로 이용하는 쇼핑 채널이기도 하다.
동영상 시청에 이용하는 채널 순위
출처: 나스미디어또 다른 조사 결과3)에 의하면 2022년 9월 국내 유튜브 앱 이용자 수가 국내 인구의 약 81%를 차지하고 1인당 월평균 이용 시간은 약 32.9시간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이용 시간은 10~20대가 가장 많았으며, 10대 이하 남성(45.2시간), 20대 여성(40.2시간)과 20대 남성(39.6시간) 순이었다. 또한 유튜브는 주로 이용하는 앱 중 가장 이탈률(6.6%)이 낮은 앱으로 확인됐다.
종합하면 유튜브는 이용률과 이용 시간 면에서 국내 동영상 시청의 핵심 채널로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고, 충성도 높은 이용자들을 확보하고 있으며 정보 검색 채널로서도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네이버가 정보 검색을 넘어서 커머스 플랫폼으로의 진화에 성공한 것에 비해 유튜브는 쇼핑 채널로서의 존재감은 미미하기에 정체된 매출과 수익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커머스와의 연동이 매력적일 것이다.
유튜브는 브랜드를 비롯한 크리에이터들이 동영상을 올리면 이용자들은 영상을 시청하고, 그 대가로 업로더들이 광고 수익 등을 얻어가는 형태로 생태계를 조성하고 운영해 왔다. 크리에이터들은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브랜디드 콘텐츠를 제작해 제품에 대한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고 상호작용하는 등 커머스를 위한 기반을 이미 마련해 왔다. 유튜브가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정보와 이미지를 제공하는 역할뿐 아니라 커머스와 직접적으로 연계해 즉각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역할까지 한다면, 브랜드와 크리에이터에게는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플랫폼으로서의 효용성과 가치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구매와 같은 직접적인 퍼포먼스와 연결된 현재의 마케팅 트렌드와도 부합한다. 이미 많은 이용자들이 제품 후기나 사용법 등 쇼핑 관련 다양한 정보를 유튜브에서 접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행위를 구매로 연결시키면 소비자 입장에서도 제품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다.
아직 유튜브 라이브 커머스의 성공을 예측하기에는 우려가 있다. 현재 유튜브 쇼핑 기능은 크리에이터가 영상에 제품을 태그하거나 채널에 ‘스토어’ 탭을 만들어 제품과 가격 정보 등을 올리고 쇼핑몰 등 판매 사이트를 연동해 구매를 유도한다. 브랜드 관점에서는 자사 웹 쇼핑몰 유입을 늘릴 수 있지만, 커머스의 중요한 요소인 간편결제나 적립 서비스가 도입되지 않았는데 소비자가 굳이 외부 사이트로 이동해 (때로는 별도의 로그인을 통해) 제품을 구매할까 하는 의문이 든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것처럼 독보적인 동영상 플랫폼으로서 유튜브의 이용자가 워낙 많고 체류 시간이 길며 충성도가 높을 뿐 아니라 쇼핑 검색 채널로서도 이용률이 증가하고 있어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으로서도 충분히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 실시간 소통을 통해 재미와 신뢰를 주는 라이브 커머스를 선호하고 이용하는 MZ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앱이라는 점, 그리고 예능형 라이브 커머스의 성장도 유튜브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유튜브가 이러한 잠재력을 실제 경쟁력으로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가 큰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