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안녕하세요. 합정만화연구학회와 학회원님들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합정만화연구학회 회원 박범기, 성상민, 조경숙, 조익상입니다. 2019년에 학회를 만들고 느슨하지만, 함께 모여 만화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만화를 공부한다는 건 어떤 걸까요? 모여서 무엇을 하시는지 궁금해요.
말 그대로 만화와 관련된 여러 구성 요소를 분석하고 탐구해요. 만화 내적으로는 한 편의 작품, 작가를 중심으로 작화와 연출, 스토리, 경향성, 사회적 의미 등을 분석하기도 하고, 외적으로는 장르나 문화권에 따라 달라지는 만화의 양상을 탐구하기도 하죠. 물론, 맛있는 음식을 함께 즐기기도 합니다.(웃음)
- 책 <웹툰 내비게이션> © 알라딘
지난 10월, 합정만화연구학회 분들이 공저하신 <웹툰 내비게이션>이 출간됐어요. 어떤 책인가요?
내비게이션이 길을 안내하듯, 웹툰을 안내하는 책이에요. 수많은 웹툰 속에서 어떤 작품을 볼지 모르겠다는 분들. 혹은 웹툰 취향을 넓혀보고 싶은 도전자를 위한 책이죠. 1부에서는 산업 지도 전반을 조망했고, 2부에서는 '100선의 도착지'를 뽑아 소개했는데요. 웹툰을 즐기는 방법을 다양하게 제시한 책이라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함께 책을 집필하시면서 고민하고, 중요하게 생각했던 지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웹툰 독자들 또한 장르와 산업, 생태계 전반에 대한 이해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요. 작품이 창작되고 유통되는 산업의 구조 안에서 독자는 핵심적인 주체거든요. 요즘 불법 유통도 문제가 되는데, 좋은 작품을 위한 독자의 역할은 무엇인지도 함께 다루고자 했어요. 단순히 '여행객'이 아니라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독자를 대하고 싶었거든요.
산업 생태계를 조망하는 걸 넘어서, 실제 독자에게 100가지 웹툰 작품을 소개하는데요. 선정 기준이 무엇이었을지 궁금해요.
저희가 생각했던 키워드는 '웹툰 향유 경험의 확장'이었어요. 아무래도 다양한 작품을 만나야 확장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생각이었죠. 100선 전체의 기준은 다양성이고 개별 작품의 기준은 완성도라고 할 수 있어요. 그중에서도 대중적 재미, 사회적 의미, 장르적 만족도로서의 묘미, 예술적 시도로서의 별미라는 4개의 카테고리로 구체화했습니다.
출간 전 열린 한 북 페스티벌에서 취향이나 니즈를 고려한 웹툰을 추천하시는 걸 '처방'에 빗대어 말씀하셨는데요. '처방'이라는 단어를 선택하신 의도가 있었을까요?
더 개인화된 추천에 알맞다고 생각했어요. 웹툰은 때론 힐링과도 연관되잖아요. 우리가 웹툰 작품을 처방해주는 약사라는 컨셉을 잡아봤습니다. 실제로 한 모녀에게 처방을 내렸는데요. 어머님께는 웹툰 많이 보는 딸 걱정하지 말라는 처방, 따님에게는 청소년 맞춤작인 <집이 없어>를 처방했는데 이미 복용 중이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연의 편지>도 추가 처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