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이용자 주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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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가 주도하는 미디어 생태계'1), 즉 이용자가 주도하는 것이 가능한 미디어 생태계가 만들어졌다. 몇 개의 방송 채널만 존재했던 아날로그 시대의 이용자는 선택권이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존재였다. 하지만 이제 이용자에게는 무한한 선택권이 주어져 있다.
오랜 기간 수용자의 이용행태를 연구해온 웹스터는 이제 미디어가 희소한 자원이 아니라 이용자의 관심이 희소한 자원이라고 얘기한다.2) 동영상을 제공하는 사업자들은 희소한 자원인 이용자의 관심을 획득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정말 현재의 미디어 환경을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통제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을까? 필자는 소수의 이용자를 제외한 다수의 이용자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지금의 상황은 이용자가 주도할 수도 있지만, 이용자가 기만당할 수도 있는 미디어 환경이다. 테이셰이라는 『디커플링』에서 디지털 대전환이 진행 중인 산업 환경에서 소비자는 돈, 시간, 노력이라는 세 가지 기회비용을 감당하고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3) 세 가지 다 이용자들이 포기하기 어려운 자원이다. 이용자의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현명한 선택을 하기 어렵다기보다는, 선택 자체를 위해 포기할 것이 많아서 이용자 주도의 선택이 어려운 것이 현재의 미디어 환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