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하고 싶은 걸 했어요
안녕하세요. 숏박스에 대해, 그리고 김원훈님과 조진세님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개그맨 김원훈, 조진세입니다. 저희 숏박스 채널은 짧은 코미디 영상을 박스 안에 담았다는 뜻으로, 작년 10월 29일에 처음 개설했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며칠 전에 저희 구독자가 230만 명을 넘어섰어요. 감격입니다.
정말 축하드려요. 성장 속도가 엄청난데요. 일 년 전, 숏박스의 시작부터 지금까지를 되돌아본다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오늘 다른 미팅을 하고 왔는데요. 저에게 목표가 뭐냐고 물으시더라고요. 근데 이미 목표를 이룬 것 같아 말씀드릴 게 없었어요. 2022년은 잊을 수 없는 한 해가 될 것 같아요. 앞으로 이렇게 행복한 때가 있을까 싶은 정도예요.
일 년간 많은 게 바뀌었을 것 같아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일단 브랜드 옷을 입게 됐어요. 축하 부탁드립니다.(웃음) 생활에서도 큰 변화가 있지만, 영상을 제작함에 있어서는 예전보다 조심하게 되는 측면이 있어요. 워낙 많은 분이 봐주시니까요. 책임감을 느끼고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제작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도 정말 궁금해요. 기획부터 영상 완성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나요?
예전엔 하루 만에 대본을 짜고 촬영해서 다음 날 올리곤 했었는데요. 요즘은 보통 4일 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회의 하루, 촬영 하루, 편집 이틀 정도로요.
채널이 성장하면서 다른 스태프들을 구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두 분이 거의 도맡아서 작업하는 이유는 뭘까요?
원조 맛집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웃음) 가맹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본점의 맛과 퀄리티는 따라가기 힘들겠죠. 저희도 중간에 편집자를 구하고, 외주를 맡기는 과정을 거쳤는데요. 여기 '맛이 좀 없어진 것 같다, 변한 것 같다' 하는 피드백을 받았어요. 우리 몸 편해지려고 시간 투자를 덜 하는 건 시청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 © '숏박스' 유튜브
숏박스의 동영상은 대부분 5분 내외이고, 진행 속도도 빠른 편이에요. 두 분의 취향이실까요?
시청자 중심으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유튜브 영상 자체를 제한된 시간을 활용해 볼 때가 많잖아요. 화장실에서 보거나, 지하철에서 보거나 하는 식으로요. 그걸 잘 노려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다양한 코미디 장르 중에서도 "장기연애"나 "찐남매" 등 일상 속 공감대를 노리는, '스케치 코미디'가 주로 업로드되고 있어요. 어떻게 시작하게 되신 건가요?
저희가 연기하는 걸 되게 좋아했어요. 공개 코미디는 이미 해 봤고, 새로운 걸 시도해보고 싶었는데요. 외국 채널 '키앤필'을 보니 드라마 형식에, 개그도 녹일 수 있고, 연기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딱 스케치 코미디를 해보자! 한 건 아니었어요. 그냥 저희가 하고 싶은 걸 했는데, 그 장르가 스케치 코미디였던 거죠.
현재 유튜브에 스케치 코미디 채널만 190개가 있다고 해요. 숏박스의 영향도 있어 보이는데, 이 장르에 인기가 쏠리며 부담감이나 두려움은 없으신가요?
채널이 많은 건 알고 있어요. 늘 어떤 채널이 생겼는지, 어떤 코미디를 하고 있는지 보고 있거든요. 그런데 영상 내용은 잘 안 보려고 해요. 저도 모르게 오마주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저희는 저희 색깔을 찾고 싶거든요.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시는지 궁금해요.
주로 대화하다가 나오는 것 같아요. "공감대 많은 장소가 어디 있을까?"로 회의를 시작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미용실, 미용실 재밌겠는데?
미용실에서 어떤 일 있었는데?
인턴분들 뒤에서 막 혼나지 않아? 이런 식이에요. 경험했던 바를 하나하나 끄집어내는 거죠.
두 분의 합이 아이디어 구성에서부터 드러나네요. 촬영하거나 기획하며 재밌는 에피소드도 많았을 것 같아요. 하나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퇴실 30분 전' 영상이 있어요. 펜션에 가서 실제로 술을 엄청 많이 마시고, 윷놀이도 하고 정말 엠티 간 것처럼 놀았죠. 그리고 다음 날 일어나자마자 바로 삼각대만 펴고 찍었어요. 씻지도 않고 그대로요. 많은 분이 '얼굴 부은 거 봐, 목 잠긴 거 봐, 얘네 천재다' 하셨는데, 사실 있는 모습 그대로 찍은 거예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