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츄얼 휴먼을 제작하게 된 계기와 시작이 궁금한데요. 어떻게 시작하게 된 프로젝트일까요?
꽤 오래 준비한 프로젝트였어요. 작년에 한유아, 로지 같은 버츄얼 휴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기 전부터 내부에서 버추얼 휴먼에 대해 ‘무신사스럽게 접근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거든요. 무신사 스토어는 키즈, 골프, 부티크(럭셔리), 플레이어(스포츠) 등 카테고리에 특화된 전문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버추얼 휴먼을 활용하면 각 전문관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페르소나를 선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것이 바로 무아인 탄생의 시작이군요. 그렇다면 왜 하필 배우 유아인 씨를 본뜬 ‘무아인’이었을까요?
버츄얼 휴먼은 머신러닝을 통해 가장 희망하는 형태로 제작되는데요. 가장 무신사스럽다면 어떤 사람일까를 고민하다 유아인 님이라는 생각을 했죠. 결국 유아인 님이 가장 무신사스럽기 때문이었어요. 그렇다면 남들이 하지 않았던, 실존 인물을 가상 버전으로 만들어 보는 새로운 도전을 해보자며 시작하게 됐죠.
그렇다면 브랜드 뮤즈로 ‘인간 무신사’ 유아인 씨가 아닌, 무아인을 선택하신 이유가 있으실까요?
무신사는 초기에 스트릿 브랜드와 함께 성장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이젠 7,000개에 달하는 브랜드가 입점한 만큼 다양한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에 맞는, 패션의 모든 것을 선보이자는 목표를 향해 가고 있죠. 앞서 언급했던 6개의 전문관도 그 목표와 맞닿아 있고요. ‘가상 인간’만이 가능한 시공간을 초월하는 특성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고, 실제로 잘 활용을 하고 있네요.
‘시공간을 초월한다’는 특성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예를 들어주신다면요?
저희 광고에 등장하는 ‘키즈 무아인’이 그 예에요. 어린이도 될 수 있고, 시니어도 될 수 있죠. 그리고 우주에도 화성에도, 바다에도 무아인은 갈 수 있어요. 아, 아직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시니어 버전의 무아인도 등장할 수 있으니 많이 기대해주시면 좋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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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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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 씨로서는 오지 않은 미래를 미리 보는 기분이겠어요. 기대되네요. 처음 유아인 씨 반응은 어땠나요? 워낙 도전을 주저하지 않으시니, 재밌어하셨을 것도 같아요.
맞아요. 새로운 시도에 놀라셨고, 재미있어하셨죠. 사실 처음에는 조금 부담스러워하셨어요. 덕분에 꽤 오랜 시간 설득을 거쳤고, 그 이후엔 정말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셨어요. 실제로 무아인이 나오고 인터뷰를 한 적 있었거든요? ‘무아인에게 한마디 해 주시죠,’ 했더니 “아인이는 하나야. 둘이 될 수는 없어!” 이러시더라고요. (웃음)
유아인 씨가 제작에 어떻게 참여하셨는지도 궁금해요.
중간중간 계속 컨펌을 거쳤어요. 키즈 무아인은 실제 유아인 씨가 주신 어린 시절 사진을 참고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더 닮게 만드는 게 가능했던 것 같기도 하고요. 감사하죠.
아무래도 실존하는 인물, 모두가 알고 있는 인물이라서 ‘유사성’ 측면의 고민이 많으셨을 거 같은데, 어떠셨나요?
정말 힘들었어요. TV 광고 라이브 시작 직전까지도 완성도를 더하기 위해 수정했어요. 제작하며 알게 된 건데 버츄얼 휴먼과 사람의 가장 큰 차이가 바로 ‘눈’과 ‘입’이래요.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눈동자와 입술의 미세한 떨림이 ‘사람’으로 느껴지는 결정적 요인인 거죠. 그리고 그걸 구현하기 위해 제작팀과 함께 오래 노력했어요. 머리카락도 섬세하게 작업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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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버츄얼 휴먼 제작에서 갖는 차이가 있다면요?
버츄얼 휴먼은 보통 ‘페이스 스왑’으로 모델의 얼굴만 3D로 표현해내는 방식으로 제작한다고 해요. 몸은 모델의 몸을 그대로 쓰고, 얼굴만요. 그런데 무아인은 얼굴과 몸 전체를 모두 3D로 구현했어요. 그래서 걷고, 움직이는 것에서 좀 더 자유롭다는 이점이 있어요.
제작의 모든 과정을 함께하면서, ‘버츄얼 휴먼’의 세계에서 놀랐던 점이 있다면 뭘까요?
기술의 고도화에 가장 놀랐죠. 저희가 3D 촬영이라고 하면 굉장히 복잡하고 어려운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3D 스캐닝 카메라로 옆으로, 위로 한 번씩 돌리니까 끝이었어요. 물론 그 이후 작업이 어렵지만, 다른 기술들 자체도 고도화된 걸 많이 느꼈어요.
그렇다면 좀 더 폭넓게, 패션산업 내에서 기술 변화를 체감하고 있는 부분이 있을까요?
네, 패션 자체가 트렌드와 워낙 밀접하잖아요. 버츄얼 패션 아이템을 입고, 가상 런웨이를 하거나 오디션을 하는 등 가상의 무언가가 많이 등장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