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인간 : 형태분석 프레임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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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인간과 같이 어떤 복잡한 대상을 체계적으로 구분할 때, 형태분석 프레임워크(Morphological Chart)라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는 한 개의 축에 나타날 수 있는 구성요소 모두를 나열하되, 누락 없이 겹치지 않도록 나열하는 X, Y, Z축, 즉 3차원을 구성한 도표이다.
가상 인간을 이러한 형태분석 프레임워크로 구분해보자. 일반적으로 가상 인간은 현실에서 우리 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데(X축), 이 존재 속에서 가상 인간은 어떤 독특한 생김새를 가지고 있으면서(Y축), 어떤 목적이나 지시를 따라 행동하고 활동하게 된다(Z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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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인간이 현실에 존재하는 형태(X축)는 구체적으로 디지털 기기 모니터 속의 그래픽, 3D 홀로그램, 휴머노이드를 꼽을 수 있다. 그래픽 형태의 가상 인간은 컴퓨터, 스마트폰, TV, 영화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 속 스크린에 오랫동안 존재해왔다. 한편 2014년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마이클 잭슨은 3D 홀로그램으로 공연을 했으며, 영화 <Her>에 등장하는 운영체제 인공지능의 이름을 인용하여 만든 스페인산 AI성인로봇 ‘사만다’는 사람과 동일한 크기, 외형, 피부를 갖는 휴머노이드로 존재한다.
- 아나운서 김주하(왼쪽)와 AI 아나운서 '김주하' ⓒ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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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인간의 생김새(Y축)는 실존 인물을 전부 혹은 일부를 모사하는 경우와 완전히 꾸며낸 허구의 인물인 경우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MBN의 AI 아나운서 ‘김주하’는 실제 아나운서 ‘김주하’를 모델로 활용했다. 국내 가상 부캐 1호 ‘루이’, 최초의 가상 아이돌 ‘이터너티’는 신체와 행동, 목소리는 실제 인간이 직접 연출하지만, 얼굴 등 신체 일부만 페이스 스왑 기술을 이용하여 만들어낸 가상 인간이다. 신한라이프 광고 모델 ‘로지’를 비롯한 ‘릴 미켈라’, ‘슈두’, ‘이마’와 같은 대부분의 가상 인플루언서는 참조 모델 없이 모두 허구로 제작된 가상 인간이다.
가상 인간이 어떤 목적을 따라 움직이고 어떤 지시를 따라 행동할 때(Z축) 이러한 움직임과 행동이 피동적이냐, 연동적이냐, 자율적이냐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피동’적인 행동을 하는 가상 인간의 경우, 일정한 제작 과정을 거쳐 가상 인간의 행동과 언어를 만든 후 이처럼 제작된 콘텐츠만 반복하여 재생하게 된다. 반면에 행위와 언어를 ‘연동’하는 가상 인간의 경우, 온라인 게임이나 메타버스의 아바타를 통하여 실제 소유주의 의지를 실시간으로 반영하고 행동하며 말하게 된다. ‘자율’적인 가상 인간의 경우, AI스피커나 AI비서처럼 이미 학습된 내용을 토대로 자신 앞에 있는 사람과 양방향으로 자율적인 대화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