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을 위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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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근 이 흐름에 한 가지 특이점이 생겼다. 과거엔 영상화될만한 소설을 감독이 고르는 추세였다면, 이제는 처음부터 영상화 목적의 소설을 공모한다는 것이다. 전통적 소설 장르 외에도 웹소설, 웹툰 등 ‘스토리’가 있는 형식이라면 무엇이든 환영하는 분위기다. ‘원작 스토리’를 위해 올해 열리는 공모전만 보더라도 네이버웹툰 ‘2022지상최대웹소설 공모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스테이지 웹소설 공모전’, 조아라 ‘77페스티벌 웹소설 공모전’, KT스튜디오 시리즈 공모전, 대한민국 콘텐츠대상-스토리부문 공모전,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등이 있다. 상금 규모도 1억부터 10억까지 기본 단위가 달라졌고, 스케일이 커졌다.1)
영상을 위해 소설을 쓴다는 발상이 아직은 익숙지 않을 수 있다. 혹은 영상을 위한 이야기가 내가 생각하던 소설의 모습과 다를 거라는 우려도 될 수도 있다. 사실, 영상화를 의식한 소설과 그렇지 않은 소설은 분명 그 차이가 클 것이다. 우리가 소설을 읽고 사랑하는 이유엔 이야기의 매력도 있지만, 명징한 언어에 대한 쾌감도 있기 때문이다. 몹시 일상적이어서 언어화하기 어려운 것, 사사로운 생각과 감정들. 바로 그것을 작가가 적확한 언어로 읊어주었을 때 독자는 희열을 느낀다. 이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었을 때의 쾌감과는 또 다르며, ‘영상화를 위한 소설’에서 느끼기 어려운 감정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