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ol.23 2022 Spring

    콘텐츠 IP, 장보기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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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디즈 이인균 이사 굿즈 시장의 판도를 바꾸다

편집실  사진 이형달

IP를 활용해 각종 사업을 펼쳐 나가고 있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wadiz). 특히, 작년부터 진행한 ‘팬즈 메이커’는 인기IP와 소규모 생산자의 연결로 IP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 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와디즈의 IP 프로젝트를 이끌며 ‘캐릭터 외길인생’을 걷고 있는 이인균 이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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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다리’를 만들다

안녕하세요, 이인균 이사님. 가볍게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캐릭터 외길인생’을 걷고 있는 이인균입니다. 저는 광고대행사 일을 하면서 처음 캐릭터 IP사업을 접했습니다. 그러다가 아이코닉스에서 IP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요. 그 후 네이버에서 라인 캐릭터와 BT21 등을 출시시키고, 지금은 와디즈에서 IP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와디즈의 ‘IP크리에이터팀‘은 현재 어떤 업무들을 진행하고 있나요?

지금까지는 와디즈가 메이커에게 펀딩으로 ‘자금’을 연결해 드렸다면, IP크리에이터팀에서는 ‘IP’까지 연결해 드리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 콜라보 상품을 기획하는 것 역시 담당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5월 17일에 스포츠시계 브랜드 가민(GARMIN)과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콜라보 프로젝트를 런칭했어요.

가볍게 ‘팬즈 메이커’ 프로젝트의 성공작을 좀 자랑해주실래요?

무겁게 자랑하고 싶은데요.(웃음) 모두 성공이고, 모두 다 의미가 있죠. 아무래도 잔망루피로 뜨겁게 달궈진 후, 메이플스토리, 현대 ‘아이오닉’까지 이어지지 않았나 싶어요. 특히, 메이플스토리는 20년 동안 쌓아온 팬층이 두터워서 넥슨에서 처음엔 조금 회의적이었어요. 하지만 유저들의 반응이 좋으니 넥슨은 물론이고, 다른 게임사에서도 관심을 많이 보이고 계시죠.

그럼 처음 ‘팬즈 메이커’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와디즈에 한 달에 1,000개 정도의 프로젝트가 런칭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성공한다고 해도 매번 신제품을 만드는 게 어려워요. ‘팬즈 메이커’는 여기에서 시작됐습니다. 와디즈로 검증된 소상공인과 IP의 다리 역할을 하는 거죠. 특히, 캐릭터 상품은 신규 캐릭터가 나와도 제조사가 똑같아서 상품이 비슷합니다. 제조사의 풀이 생각보다 적거든요. 개인 메이커는 반대로 라이선스 계약에 어려움을 겪으시니, 서로를 연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와디즈는 ‘이것’을 봅니다.

  • people2_2 © 와디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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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을 위한 사무용품, 차량 소유주를 위한 제품 등 와디즈의 제품들을 보면 명확한 타깃층이 있는 경우가 많아요. 혹시, 요즘 주시하고 있는 타깃층이 있다면요?

많이들 와디즈의 주요 타깃을 ‘20대’로 생각하세요. 하지만, 저는 30대 후반에서 40대까지를 주시하고 있어요. 이 연령대는 가격대가 있어도 삶의 의미와 재미를 위해 투자하시는 분들이에요. 일례로 내셔널지오그래픽 텐트는 13분 만에 28억 원 매출을 기록했어요. 놀랍죠? 이미 어린 시절부터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익숙하고, 이젠 구매력을 갖췄으니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와디즈 펀딩 제품들을 충분히 살 여력이 있다고 보는 거죠.

전략적인 접근이네요. 그렇다면 와디즈가 선호하는,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IP는 어떤 IP인가요?

두터운 ‘팬덤’이 있는 IP죠. ‘강력한 팬덤이 있는가’, ‘팬덤의 반응과 소통이 얼마나 활발한가’가 중요한 판단의 요소가 됩니다. 또,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내고 있는지, 제품화에 있어서 다양한 시도가 가능한지 등의 기준을 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성장 중인 전기차, 게임, 엔터, OTT 쪽 산업들을 주시하면서, 업계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있어요. ‘내가 좋아하는’ 콘텐츠나 팀원이 좋아하는 브랜드 등에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요.

그럼 반대로, 이런 ‘좋아하는 IP’를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제조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의 기준이 있을까요?

네, 이건 좀 더 명확한 기준이 있어요. ‘혁신성’과 ‘고유성’, ‘시장성’, ‘실현 가능성’으로 4가지를 평가합니다. 소비자에게 새롭고, 해당 메이커만의 아이디어가 드러나야 하며, 시장성을 위해 대중성까지 고려하는 거죠. 또, 상품이 올해 안에 나와야 하니 실현 가능성까지 꼼꼼하게 봅니다. 평가를 진행할 땐 IP크리에이터팀, PD까지 같이 점수를 주고, 2차로 IP 소유주와도 협의 과정을 거칩니다.

사실 ‘대형IP’와 작업을 계속해오셨다고 볼 수 있겠어요. 중소IP를 가진 제작사나 개인 창작자가 참여할 만한 프로그램이 있을까요?

아마 빠르면 7월, ‘올웨이즈 메이커(Always Maker)’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출시할 예정이에요. 기존의 ‘팬즈 메이커’가 팬덤이 확실한 IP를 기반으로 했다면, 이번엔 웹툰 작가나 유튜버, 일러스트레이터 등 개인 창작자를 대상으로 하죠. IP를 플랫폼에 등록시켜놓으면 메이커를 상시 매칭시켜주는 시스템인데요. 그동안 4만여 개가 넘는 메이커들의 성공사례를 유형별로, 품목별로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있어서 시도가 가능해졌어요.

변화의 물살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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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님께서 처음 관련 사업을 시작했을 때보다, ‘IP 활용’에 대한 산업적 관심이 높아진 건 사실인 거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음, 제품 대부분이 이젠 기능적 구분이 어려운 시대가 됐어요. 차별화 지점을 갖는 게 어려워진 건데, 저는 ‘IP’야말로 차별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콘텐츠가 일상적인 제품에 녹아드는 것. 소위 ‘굿즈’에 대한 수요가 있는 것 같고요.

관련해 메타버스나 NFT의 등장 등 산업환경도 빠르게 변화가 이뤄지고 있어요. 와디즈는 어떤 준비를 해나가고 있으신가요?

저희도 ‘메타버스’에 대해 관심이 있어요. 기존 펀딩 등이 제조사와 IP의 다리였다면, 이제는 가상과 현실을 연결하는 다리를 만들고 싶어요. 메타버스 안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활동, 그 안의 상품들을 와디즈에서 볼 수 있도록 준비 중이에요. 이를테면 제페토 크리에이터가 만든 옷을 실물로 만드는 식으로요. 시장성에 대해선 아직 보증된 게 없지만, 눈 딱 감고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준비 중인 프로그램이 많으시네요. 그럼 저희도 눈 딱 감고, 질문드릴게요. 다음 달에 공개될 IP 프로젝트, 스포일러 가능하신가요?

이건 정말 비밀인데요. 이색적인 소품이 나올 것이고, 아이스크림 회사와 상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IP 프로젝트를 하면서 느낀 어려움이 있을까요? 또, 앞으로 더 활발한 라이선싱 사업을 위해서 변화해야 하는 지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단연 저작권 문제일 것 같아요. 특히, 카피 제품은 IP 소유주나 크리에이터분들이 직접 대응하기 어려워서 국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애니메이션은 영상화보단 그 이후인 라이선스의 과정에서 수익이 발생하기 시작하죠. 그런데 이때 건강한 라이선스 시장이 형성되려면, 결국 지적재산권에 대한 법적 보호가 필수적입니다.

마지막으로, 이사님이 생각하시는 ‘좋은 IP’란 무엇인지, 또 와디즈가 IP로 꿈꾸는 세상이 궁금해요.

제 아들에게 권하고 싶고, 저와 아들이 함께 즐길 수 있다면 ‘좋은 IP’라고 생각해요. 아들이 자라서도 계속 소비할 수 있는 IP는 결국 ‘지속가능성’을 지닌 것이니까요. 그리고 와디즈는 10년을 넘어 더 크게 성장할 겁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더 많은 메이커가 IP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들에 도전할 수 있게 와디즈가 도울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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