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은 정해져 있다
- ⓒ 투유드림, T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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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원천 IP가 다양한 채널과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구조는 다음의 다섯 단계를 거친다. 원작 웹소설이 독자의 선택을 받는 것이 1단계, 그 인기를 바탕으로 웹툰이 만들어지는 것이 2단계, 해당 웹툰이 게임이나 영상으로 제작되는 것이 3단계, 그 영상이 인지도 있는 플랫폼에서 송출되는 것이 4단계, 그리고 영상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아 회자되는 것이 마지막 5단계이다.
사실, 기자들이 콘텐츠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하는 시점은 불씨가 이미 지펴진 이후다. 흥행이 이어진다거나, 해외에서 호평받았다거나 하는 4~5단계의 일인 것이다. 이후부터 일반 소비자들이 장작을 넣어 더 큰불이 되는 것이 대부분의 방식이다. 작은 성공이 더 큰 성공을 낳는 구조이자, 결국 규모와 상관없이 1, 2단계에서 나름의 성공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일까. 나름의 성공을 거둔 작품을 어떤 제작사에, 어떻게 팔지 고민하면서 ‘IP 에이전시의 딜레마’는 시작된다. 규모가 크고 경험이 많은 제작사에겐 우리의 소중한 IP가 그저 ‘One of Them’이 될 수 있고, 그 반대는 진행이 원활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명확한 선택은 어렵겠지만, 결국은 ‘진정성’이다. 이미 1~2단계에서 성공을 거뒀기에 우리 IP에 대한 진심을 보게 되는 것이다. 당장 눈앞의 판권료 액수보다 ‘얼마나 소중히 우리 작품을 다뤄주는지’, ‘어떤 노하우로, 어떻게 만들어줄지’, ‘얼마나 빠르게 내놓을 수 있을지’ 등 콘텐츠의 가치를 인정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의 성장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렇지만 이 역시 아무리 고민한다고 해도 생각처럼 안 풀리거나,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게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