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취재 1

2021 콘텐츠산업포럼 -나의 확장, 우리의 연결-

글 이현주/노윤영 사진 제공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본부

2021 콘텐츠산업포럼은 지난 6월 8일부터 17일까지 한국콘텐츠진흥원 공식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나의 확장, 우리의 연결’이라는 주제로 정책·게임·음악·이야기·방송·금융 각계 전문가들의 발제와 자유 토론이 이루어졌다. 정책/음악/이야기/금융 분야의 주요 이야기를 정리해 소개한다.

Day1 정책 포럼 - 디지털 전환, 또 다른 세계로의 확장

  • 모더레이터:

  • 김상균 교수(강원대학교 산업공학과)

  • 토론 패널:

  • 박찬재 대표(엔터아츠), 손승우 교수(중앙대학교 산업보안학과), 이정엽 교수(순천향대학교 한국문화콘텐츠학과), 전재웅 대표(애니펜), 최재원 부사장(SAMG엔터테인먼트)

콘텐츠산업에서의 디지털 전환이란?

  • 김상균

  • ‘디지털 전환 시대, 콘텐츠산업의 변화와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콘텐츠산업에 있어 디지털 전환이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 전재웅

  • 디지털 전환이란 예전에는 협의의 의미였지만, 최근엔 광의의 의미가 되었습니다. 과거 세대가 아날로그적으로 세상 만물을 받아들이고 내보냈다면, 지금 세대는 디지털적인 걸 받아들이고, 내보내고, 생산하는 것으로 삶이 변하고 있습니다. MZ·알파 세대의 경우 디지털적 영역을 경험하는 시간이 과거보다 훨씬 깁니다. 그만큼 우리가 판매하려는 상품과 콘텐츠, 이용자들이 원하는 가치도 디지털 세상 안에서 만족할 수 있는 쪽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 손승우

  • 디지털 전환 시대의 대표 요소로 인공지능과 비대면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창작의 핵심 도구로 활용되며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비대면 환경이 중심이 되면서 콘텐츠 수요가 많이 발생했고, 인공지능 덕에 시간 안에 빠르게 많은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더불어 XR, VR, AR 등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공지능과 결합하고, 소통과 대화가 이루어지는 시대입니다.

  • 이정엽

  • 게임을 예로 들면, 과거엔 여럿이 모여 게임을 제작했지만, 요즘은 비대면으로 떨어져 게임을 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작 툴이 발달해 물리적 거리가 있어도 함께 모여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죠.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이 일상화되고, 일반 시민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전환이 보편화됐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신기술에 의해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됐고, 유통 분야도 혁신이 이뤄졌습니다.

  • 박찬재

  • 창작과 유통 부분도 변화가 일어나 워크플레이스와 마켓플레이스 기능이 공존하는 메타버스가 생겨날 것입니다. 음악을 예로 들면 AI 덕분에 짧은 시간에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고, NFT로 중간 유통 채널 없이 구매자에게 판매까지 가능하지요. 모든 과정이 메타버스 내에서 전시되고 판매되고, 심지어 작품 창작 과정까지 구현됩니다. 메타버스에서 창작과 소비 방식의 변화와 더불어 아티스트와 팬, 창작자와 소비자의 역할이 동일시되는 상황이 펼쳐집니다. 기술 변화로 메타버스에서는 소비자와 창작자가 함께하는 경쟁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 전재웅

  • 메타버스에서 중요한 것은 누군가가 만든 콘텐츠나 세계관을 이용자가 수동적으로 즐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죠. 유통에서의 변화는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을 단순히 돈으로 소비하던 시대를 지나,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시대가 왔다는 것입니다. 살아있는 캐릭터와 만나 대화하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죠. 구매라는 행위는 같더라도 사용자가 어떤 스토리에서 어떤 것을 경험했는지가 다른 가치로 다가올 것입니다. 앞으로 유통 프로세스에 있어서도 이를 염두에 두고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입니다.

  • 최재원

  • 디지털 전환은 사실 중견 기업에겐 위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존의 제작·생산 방식을 고수하면 기업이 존폐 위기에 직면하게 됩니다. 저희도 많은 고민 끝에 제작 방식을 바꾸었습니다. 기존 제작 방식으로는 제작비와 시간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어 현재 언리얼 엔진으로 테스트 작업을 하고 있는데 결과가 좋습니다.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시도해보니 작업 과정이 매우 편해졌습니다. 수정이 쉬워졌고 쌍방향 콘텐츠 제작도 가능해졌지요. 이제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사례를 모아 공식적으로 다른 회사들과 공유할 예정입니다. 전통 기업은 강력한 변화 의지와 대표이사의 결심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는 지원 방향은?

  • 김상균

  • 이제 디지털 전환 속에서 발전을 위한 선제적 지원 방향에 대해 논의해 보겠습니다. 다양한 산업과 밀접하게 연결되다 보니 법과 제도, 지원 사업, 사회문화적 인식 등 다룰 주제가 많을 듯합니다.

  • 손승우

  • 가상세계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창작이 현실 세계를 모방하면서 발생하는 저작권 침해 문제가 있습니다. 주 이용층인 청소년 보호 문제도 이슈가 되고 있고요. 메타버스를 어떻게 분류하고 규제해야 할지도 고민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가상 세계에 현실 세계의 법이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만, 정부 지원이 필요하고 사업자 의견도 반영돼야 하겠습니다.

  • 이정엽

  • 기업의 노력에 반해, 정부 지원이나 정책 방향은 여전히 답보 상태 아닌가 합니다. 영화는 영화통합전산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어떤 영화가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 국민에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이나 메타버스는 정부에서 정책을 펼치려 해도 통계가 없습니다. 정부가 이를 조율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책 입안에 필요한 기초 자료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전재웅

  • 정부 지원 사업의 문제점 중 하나는 단기성입니다. 사업이 4~5월에 시작하면 고작 5, 6개월 안에 결과를 내야 하는데, 그 기간 내 끝낼 수 있는 프로젝트가 사회에 도움이 될 만한 성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메타버스를 예로 들면 정부가 지원하는 6개월 동안 완전한 성과물을 만들기 힘듭니다. 이런 지원보다는 유망한 메타버스를 중간 어느 지점부터 지원해, 성장한 지점까지를 성과로 인정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6개월 동안의 성과가 아니라 6개월 이후 어떤 자산으로 돌아왔는지 평가할 수 있다면 훨씬 도움이 될 듯합니다.

  • 김상균

  • 여러 가지 좋은 지원 제도가 있지만 단기적인 이익 측면에서 성과 지표가 관리되니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지원이 부족하지 않나 합니다. 앞으로 관계부처가 협의해 제도적 개선이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Day3 음악 포럼 - 새로운 환경 속 음악산업의 확장

  • 모더레이터:

  • 차우진(음악평론가, 뉴스레터 ‘TMI.FM’ 운영)

  • 토론 패널:

  • 김중오(SK텔레콤 디지털 콘텐츠 PD), 맹선호(매직스트로베리(주) 부장), 안정일((주)지니뮤직 PM), 조이킴(동아방송예술대학교 교수), 큰미미(STAGE8 이사, 미미시스터즈), 함윤호(스페이스오디티 이사, 공연 연출가)

디지털 전환과 음악산업의 확장

  • 차우진

  • 최근 디지털 전환의 영향으로 사업 구조가 급변하면서 음악 제작자 및 생산자들은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찾아야 하는 고민이 생겼습니다. 스페이스오디티의 함윤호 이사님은 공연을 기획하고 만드는 분이기에 메타버스에 대해 많이 고민해보셨을 것 같은데요.

  • 함윤호

  • 메타버스를 포함한 디지털 전환은 예정돼 있던 일이라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이런 전환이 가속화됐다는 표현을 쓰는데, 공연계에서는 ‘강제 전환’됐다고 말합니다. 갑작스레 비대면 상황에 놓이면서 온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비대면 콘텐츠를 생산하고 관람할 수밖에 없게 된 거죠. 반면 메타버스와 VR, AR 등 영상 기술 분야는 뜻밖의 호황을 누리며 음악산업의 중심에 서게 됐어요.

  • 김중오

  • 강제적인 비대면 상황에서 사람들은 이제 보다 개인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합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대규모 페스티벌 등 접촉을 통한 공연 문화가 호황을 누렸지만 이제는 ‘각각의 개인’이 온라인으로 공연을 관람하며 불특정 타인과 댓글로 소통하죠.

  • 안정일

  • 10년 전만 하더라도 실감 콘텐츠가 실제 산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메타버스와 디지털 전환’이라는 새로운 세계가 열리면서 음악산업이 확장되고 있죠. 앞으로는 음악 관계자들이 이런 새로운 플랫폼을 활용하는 점까지 고민해야 합니다.

  • 차우진

  • 오프라인 공연의 몰입감을 온라인 환경에서는 어느 정도 구현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오프라인 공연이 온라인으로 완전히 전환될 수 있을까요?

  • 김중오

  • 오프라인 공연에서는 음악인들을 가까이서 보기 힘든 경우가 다반사지만, 온라인에서는 3D 안경이나 VR 디바이스를 활용해 훨씬 근거리에서 보는 듯한 만족감을 줄 수 있어요. 메타버스의 세계관은 ‘정신 승리의 세계관’이라고 볼 수 있죠. 현실세계에서 할 수 없는 걸 가상세계에서는 가능하게 해주니까요. 하지만 아직 사람들은 오프라인 공연 문화에 대한 욕구가 더 큰 것 같습니다. 대면 공연을 바라는 이용자들의 욕구가 지금 상당히 응축돼 있어요. 영원히 가수를 만나지 않고 공연장에 가지 않는 일은 바라지 않는 거예요. 때문에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대면 이슈는 다시 부상할 것이고 수요도 늘어날 겁니다. 결국에는 기존의 흐름과 메타버스를 비롯한 새로운 트렌드가 양대 축으로 상생하며 발전할 것이라고 봐요.

  • 함윤호

  • 공연이 디지털로 완전히 ‘전환’됐다기보다 ‘확장’됐다는 의미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개념이 하나 더 생겨난 거죠. 새로운 공연 형태가 등장하며 음악산업이 확장되고 있는 겁니다.

  • 차우진

  • 이렇듯 디지털의 영향으로 음악산업이 변화하면서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더 많은 음악이 만들어지고, 유통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죠. 음악을 배우는 학생, 혹은 데뷔를 준비 중인 음악인 입장에서는 이런 패러다임이 어떻게 적용될지 궁금해집니다.

  • 조이킴

  • 학교에서도 앞으로는 메타버스 등 차세대 플랫폼을 통해 기업가형 음악인이 돼야 한다는 걸 알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과 학교 교육은 아직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 격차를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유행처럼 번지는 ‘기술의 흐름’에만 반응할 것이 아니라 소외된 분들, 차세대 플랫폼을 활용할 수 없는 환경에 놓인 사람들에게도 귀를 기울였으면 합니다.

변화에 따른 음악인들의 고민

  • 차우진

  • 기술의 영향으로 음악산업의 구조가 바뀌고 있습니다. 큰미미 이사님은 이런 변화에 대비해 음악인과 관계자를 위한 새로운 플랫폼인 STAGE8을 만들고 계시죠?

  • 큰미미

  • 음악인으로 활동하면서 음원 기획과 제작 등도 병행하고 있는데, 그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플랫폼입니다. 음악인들이 창작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제작과 관련한 컨설팅과 네트워킹, 커뮤니케이션 등을 제공할 수 있는 사람들을 연결해줍니다.

  • 차우진

  • 레이블 없이 음악을 하는 기업가형 뮤지션들에게는 음반 사업에서 저작권 및 권리 이슈가 발생할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도 쉽지 않은 문제일 것 같은데요.

  • 맹선호

  • 최근 음반 사업에는 디지털 음악의 저작권과 실연권, 방송 보상금 등 다양한 이슈들이 있어요. 음악인 입장에서는 이런 권리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죠. 예전보다는 접근성이 좋아졌지만, 저작권 및 권리에 대한 정보가 폐쇄적인 것도 사실이고요. 우리 업계는 음악을 만드는 창작자들이 공정하게 권리를 누리고 편하게 창작할 수 있는 환경이 무엇인지 계속 고민 중입니다.

  • 차우진

  • 과거와 달리 수익을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입니다. 이제는 산업 구조 자체가 복잡한 데다 음악만으로 먹고살기 힘든 구조이니까요. 새로운 시장과 수익모델을 고민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함윤호 이사님은 어떻게 대응하고 계신가요?

  • 함윤호

  • K-POP 팬덤들의 활동을 돕는 서비스를 운영 중인데 올해부터는 특히 팬덤의 소비 활동에 집중하고 있어요. 스타들의 생일광고나 모금, 스타의 이름으로 진행하는 사회 기부 활동 등의 경제활동을 돕고 있죠. 콘텐츠 측면에서는 팬덤이 직접 콘텐츠 생산 주체가 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어요. 그림에 재능 없는 사람들이 스타를 그리는 ‘흑손 대회’, 자신의 서러움을 자랑하는 ‘덕후 백일장’이 그러한 예입니다.

  • 차우진

  • 예측하기 어려운 변화들이 2020년 이후 특히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러다 보니 산업구조의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게 됐어요. 지금은 답보다는 사례를 쌓아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례가 쌓일수록 음악산업의 새로운 방향을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요. 앞으로도 이러한 논의의 장을 통해 음악 제작자 및 생산자들이 더 많은 가능성과 만날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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