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드 이발소〉는 화려하고 맛있는 빵들의 이야기 속에서 삶의 모습을 발견하게 하는 묘한 애니메이션이다. TV시리즈 시즌1에 이어 시즌2까지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브레드하우스’를 만든 (주)몬스터스튜디오 정지환 대표. 고정관념을 깨뜨리며 뚜벅뚜벅 걸어온 끝에 ㈜몬스터스튜디오를 모두에게 인정받는 애니메이션 기업으로 우뚝 세운 그의 특별한 철학은 어떤 것일까?
- Q
- (주)몬스터스튜디오는 어떤 기업인가요?
- A
- 애니메이션 기업입니다. 기존 기업들이 영유아 중심, TV시리즈 등 클래식한 포맷으로 운영되어온 반면 저희는 대상을 영유아에서 성인까지 넓게 잡고 있습니다. 또한 TV와 웹 애니메이션을 굳이 구분하지 않고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 Q
- (주)몬스터스튜디오 창업 계기가 궁금합니다.
- A
- 미국의 라이엇게임즈, 징가 등의 글로벌 기업에서 애니메이터로 일하다가 귀국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온 이유는 그곳에서 애니메이터로 일하는 것이 저와 맞지 않았던 데 있습니다. 애니메이터는 취업을 위한 방편이었고, 저는 스토리를 만들고 연출을 하고 싶었어요. 〈브레드 이발소〉를 만들고 싶어서 2015년 광주에서 1인 기업으로 창업했고, 2016년 법인으로 전환해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 Q
- 〈브레드 이발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 A
- 천재 식빵 이발사 브레드와 그의 조수 윌크가 빵집의 빵과 디저트를 멋지게 꾸며주는 애니메이션입니다. 1층은 빵을 만들고 진열하는 곳이고, 2층 창고에는 빵들이 마을을 이루어 사는 배경인데요. 외모에 부족함을 느끼는 빵을 통해 우리가 겪고 있는 고민을 유쾌하게 풀어냅니다.
- Q
-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었나요?
- A
- 처음에는 과일과 채소를 주인공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을 생각하다가, 한국에 와서 자주 가던 빵집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방향을 수정했습니다.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 빵과 디저트들은 화려하고 예뻐서 이야기가 나올 거 같았거든요. 아이디어가 떠오르자 캐릭터와 세계관까지 단숨에 만들어졌습니다.
- Q
-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나요?
- A
- 지금은 직원이 많이 늘었지만, 〈브레드 이발소〉의 캐릭터, 스토리, 디자인, 세계관, 계획서까지 혼자 해냈습니다. 하지만 저는 만드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의견을 많이 듣습니다. 기획자는 자기 머릿속에 있는 것을 만드는 게 아니라 세상으로부터 배우고 또 그걸 정리해서 보기 좋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특별히 타깃을 생각 안 하고, 사람들이 관심 있고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걸 생각합니다.
- Q
- 〈브레드 이발소〉가 거둔 성과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 A
- 삿포로 국제영화제, 웹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등의 영화제에서 애니메이션 부문 대상을 차지했고, 대한민국 창업리그, 도전 K-스타트업 등 국내 유수의 창업경진대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상, 교육부 장관상 등을 수상하며 인정받았습니다.
대교인베스트먼트와 광주시로부터 투자와 지원을 받아 〈브레드 이발소〉 TV 시리즈 시즌1을 제작해 2019년 성공리에 방영했고, 올해 KBS 1TV에서 시즌2를 방영하고 있습니다. 케이블TV 애니메이션 시청률 전체 1위, KT올레 TV와 SK브로드밴드 등 인터넷 IPTV TV애니메이션 인기순위에서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 Q
- 성공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 A
- 고정관념보다는 실제 존재하는 세상에 집중했던 것에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사람들의 편견보다는 제가 직접 듣고 보고 경험한 것만 생각해요. 둘째는, 대표이자 감독으로 제가 갖고 있는 최대한의 디테일로 헌신한 데 있는 것 같아요. 세 번째로는 효율성입니다. 기존 방식대로 하지 않고 효율성을 고민해 만들어서 제작 비용을 낮췄어요.
- Q
- 경영실적도 많이 좋아졌을 것 같습니다.
- A
- 매출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어서 작년에 비해 올해 3~4배 정도 향상되었습니다. 영상사업, 광고, 라이선스 뿐 아니라 피규어, 봉제인형, 페이퍼토이, 클레이 등 다양한 완구제품도 출시했고, 6개 출판사와 함께 출판도 하고 있습니다. 〈브레드 이발소〉 시즌2 이후에는 투자 제안도 많고요.
- Q
- 시즌2가 방영 중인데 시즌1과 차이점이 있다면?
- A
- 시즌1은 첫 작품이다 보니 비용이 많이 들었어요. 시즌2는 불필요한 것을 다 삭제하고 사람들이 더 보고 싶어하는 것에 집중하며 제작비를 확 줄였습니다. 시즌1은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블랙코미디 성향, 사회풍자비판이 강했는데, 조금 거칠다는 항의도 있었고 인기 없는 에피소드들도 있어서 그런 점을 보완했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상업적이게 되기도 했어요.
- Q
- 넷플릭스로 전 세계에 방영되어 인기를 얻었습니다. 해외에서의 반응은 어떤가요.
- A
- 넷플릭스에서 짧은 기간이긴 했지만 전 세계 Top10에 들었습니다. 특히 키즈 콘텐츠가 아니라 TV쇼 전체에서 기록해 의미가 더 큽니다. 〈브레드 이발소〉를 유아용인줄 알았다가 우연히 보고 빠진 성인들도 많아요. SNS를 통해 해외에서 연락도 많이 오고 있는데, 이런 반응을 보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 Q
-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우수애니메이션 레벨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된 소감은?
- A
- 앞으로 시즌5까지 스토리를 만들어놓은 상황인데요. 저희처럼 작은 기업에게는 다음 시즌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제작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고마운 일입니다. 지원 사업비는 온전히 시즌2 제작에 사용해 보다 더 충실히 만들 수 있었습니다.
- Q
-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 A
- 신규콘텐츠는 회사의 뉴제너레이션이 주도하도록 만들 계획입니다. 그러자면 인재를 발굴하고 키워야겠지요.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고, 기존에 만든 〈브레드 이발소〉나 〈체리툰〉은 국내에서 일등이 되었으면 좋겠고, 또 〈브레드 이발소〉는 글로벌 시장에서 키우고 싶습니다.
좋은 콘텐츠란?
첫 번째는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고, 두 번째는 유해하면 안 되고, 세 번째로는 오래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저는 자극적이고 유해하게 만들어서 이슈가 되는 건 개인적으로 싫어하기도 하지만 좋은 콘텐츠는 아니라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