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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지식

전문가칼럼

판소리와 레게가 만나 캐나다에 울리다
  • 분야 일반
  • 등록기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 게재일2022-08-02 00:00
  • 조회28
  • 수집일해당 지원사업은 2022-07-27 15:05 에 정보를 수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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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6일 토론토 블루마 어펠 극장(Bluma Appel Theatre)에서는 한국의 전통 판소리와 레게 밴드의 새롭고 독특한 연주가 울려 퍼졌다. 이번 공연은 1,000석이 되는 공연장 객석이 전부 매진되며 시작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노선택과 소울소스 meets 김율희(NST and The Soul Sauce meets Kim Yulhee)’ 팀은 월드 뮤직 시장의 관문으로 불리는 문디알 몬트리올(Mundial Montreal) 뮤직 페스티벌에 2019년 공식 초청되어 캐나다 음악계의 많은 관심을 받아 왔다. 2022년에도 온타리오 런던 썬 페스티벌(TD Sunfest ’22)과 키치너 월드 뮤직 페스티벌(Kultrun World Music Festival 2022)의 초청을 받아 토론토 공연과 함께 캐나다 곳곳에서 한국의 음악을 들려줄 기회를 갖게 되었다.

NST and The Soul Sauce meets Kim Yulhee 팀의 공연
NST and The Soul Sauce meets Kim Yulhee 팀의 공연
<NST and The Soul Sauce meets Kim Yulhee 팀의 공연>

NST and The Soul Sauce meets Kim Yulhee 팀의 공연 후 무대인사
<NST and The Soul Sauce meets Kim Yulhee 팀의 공연 후 무대인사>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

공연 관람 후 포토존에서 포즈를 취하는 사람들
<공연 관람 후 포토존에서 포즈를 취하는 사람들>

노선택과 소울소스 meets 김율희 팀의 빡빡한 일정은 공연 당일 캐나다에 도착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통신원이 다운타운 공연장에 들어섰을 때는 피곤이 채 가시지 않은 팀원들이 리허설하고 있었다. 공연 전 팀의 노선택 리더를 만나 팀이 추구하는 음악과 이번 프로젝트에 관한 이야기, 캐나다 공연을 앞둔 소감 등을 들어 보았다.

밴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노선택과 소울소스’에서 베이스를 연주하고 있습니다. 우리 밴드는 2014년 말에 결성되어 활동 중이고, 김율희 씨와는 2019년부터 프로젝트 형식으로 만나서 공연하고 있습니다.

판소리와 레게라는 이질적인 장르가 만났는데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레게 음악은 과거 아프리카 흑인 노예들의 아픔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 음악이 아프리카에서 북미와 세계로 확장되면서 메시지 또한 인권과 정의, 환경 등으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레게 음악이 가진 색깔 위에 한국 고유의 판소리가 결합하여 새로운 한국 음악을 들려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한국 전통의 소리와 장단을 판소리로 엮어내는 김율희 씨에게 잘 어울리는 음악 작업을 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판소리의 추임새나 떼창이 들어갈 부분 등을 사운드로 잘 연결하고 있죠.

캐나다에 오셨는데, 어떤 기대가 있으신가요?
개인적으로는 2013년 3월에 토론토 캐네디언 뮤직위크에 왔었고, 김율희 씨와는 2019년에 몬트리올에 함께 왔습니다. 캐나다에서 공연하면서 감격스러웠던 기억이 있는데,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었지만 음악이라는 채널로 연결되어 공연 후에도 서로 지지하고 격려해 주는 따뜻한 시간을 가졌어요. 특히 레게 음악뿐 아니라 새로운 음악을 이질감 없이 즐기고 호응해 주는 관객들의 반응은 놀랍고 부럽기까지 했어요. 언어도 다르고, 처음 들어본 신선한 멜로디, 박자, 장단이지만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목말랐다는 듯이 음악 자체를 즐겨 주었어요. 코로나가 끝나고 다시 온 캐나다에서 만나게 될 관객들이 무척 기대됩니다.

한국에서도 레게 음악과 판소리의 만남은 신선할 텐데요, 해외에서와 차이가 있을까요?
한국에서는 좋은 뮤지션이 많은 것에 비해 시장이 좁고 다양성이 부족한 면이 있어요. 한류라고 했을 때 결국 한 장르만 소비되지 않습니까. 북미는 서로 왕래가 쉽고 여러 음악 축제가 있어서 한국에 비해 소비시장이 넓고 다양한 면이 있는 것 같아요. 또 해외 음악 축제의 기획자들은 참가할 뮤지션들에 대한 선호도가 있는데, 전통음악, 원주민 음악 등 단순하면서 힘이 있고 자연과 연결된 메시지를 가지고 있는 음악을 가치 있고 보존할 필요가 있다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해외 대중들 역시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이런 다양한 음악을 즐겁고 열린 마음으로 즐기시는 것 같아요. 우리를 부르는 이유 또한 김율희 씨의 음악에 독특한 디자인의 옷을 입혔기 때문에 그걸 알아봐 주시는 것 같습니다.

활동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요즘은 비주얼의 시대이기 때문에 여러 예술 중에서 음악이 중심을 차지한다고는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음악은 메시지와 소리가 먼저이고, 거기에 시각적 날개를 달아주는 것인데, 너무 시각적인 자극과 상업적인 것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걱정스럽습니다. 원형을 존중하고 그 가치가 보전되는 것, 식물이 뿌리를 내리듯 원형 보존에는 충분한 시간과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러한 것을 가치 있게 바라봐 주는 사회적 정서가 형성되어 정책과 공연 기획에도 이것이 반영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은 인종과 장르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겁니다.

오늘 공연에서 기대하시는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나라마다 서로 살아가는 방식은 다르지만 그것을 넘어서 '문화'라는 키워드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하는 음악이 세기에 남을 대단한 작품은 아니어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문화의 전령이 되어 함께 즐기고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를 마친 후 들어선 공연장에는 친구, 연인, 가족, 동료 등과 함께 온 캐나다 사람들과 동포들이 객석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공연은 먼저, 베이스, 퍼큐션, 기타, 키보드, 드럼, 색소폰과 트럼펫이 어울린 ‘노선택과 소울소스’의 연주로 시작했다. 그리고 한복을 연상시키는 붉은색 긴 재킷을 걸친 김율희 씨가 등장해서 심청가의 <뺑덕>, 흥보전의 <중타령>, <박타령>, <흥타령> 등을 힘 있고 구수하게 전달하기 시작했다. 공연은 때로 제비 울음 같고, 때로는 영차 영차 박을 타는 것 같이 빠른 속도와 리듬, 힘과 박력으로 가득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판소리 가사가 영어로 번역되지 않아 스토리가 온전히 전달되지는 않았지만, 흥겹고 때로는 구슬픈 소리만으로 객석은 꽉 메워졌다. 객석 곳곳에서 어깨춤을 추던 이들을 포함하여 참석한 모든 사람이 함께 손뼉 치며 후렴구를 따라 노래 부르고 추임새를 넣으며 신명 나게 이어진 공연이 막을 내렸다.

“한국에 레게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태어나서 이렇게 독특한 음악을 듣다니 너무 행복했다.”, “밴드의 합이 끝내주었다. 신나게 연주하는 것이 관객석까지 전달되었다.”, ”한국 음악이라면 무조건 좋아하는 딸 때문에 왔는데, 즐거운 시간이었다.”, “ 케이팝만 있는 줄 알았는데, 한국의 음악적 다양성에 놀랐다.”, “한국 음악을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었는데, 음악이라는 장르의 힘을 다시 한번 느꼈다. 동료 7명과 함께 와서 더 즐거운 시간이었다.”, “한국의 이날치를 좋아하고, 스포티파이로 NST and Soul Source 팀 음악을 들어왔다. 우연히 와이프가 인터넷에서 이 팀이 토론토에 온다는 것을 알고 부랴부랴 신청했다. 못 올까 봐 무척 걱정했는데, 정말 최고의 공연이었다.”, “토론토에 한국 밴드가 올 때마다 일부러 찾아가는데, TOP3 안에 드는 공연이었다.” 공연을 마치고 만난 관객들은 하나같이 상기된 표정으로 공연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했다. 이들은 주캐나다 한국문화원에서 마련한 포토존에서 기념사진을 찍기도 하고, 음반을 사면서 공연 후의 아쉬움을 달랬다.

캐나다에서도 한국의 전통 궁중 음악과 공연 예술이 꾸준히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케이팝만을 한국의 전형적인 음악으로 알고 있는 대부분의 캐나다인에게 오늘 공연은 어땠을까? 전통적인 판소리를 레게 음악으로 재해석해 들려준 이들의 공연이 캐나다 온타리오 곳곳의 음악 축제에서도 울려 퍼지면서 한국 음악의 다양성을 전달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통신원 정보

  • • 성명 : 고한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캐나다/토론토 통신원]
  • • 약력 : 현) Travel-lite Magazine Senior Editor
    전) 캐나다한국학교 연합회 학술분과위원장 온타리오 한국학교 협회 학술분과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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