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168호] 일본, 정치를 테마로 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인기 | ||||||
---|---|---|---|---|---|---|---|
분류 | 기타 | 등록일 | 03.02.15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
||||
텔레비전을 중심으로 한 미디어 전략을 구사하는 고이즈미(小泉) 총리의 등장과 일본의 장기 불황이 일본 국민의 정치 관심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정치를 테마로 한 방송 프로그램의 와이드쇼(일종의 연예·정보 프로그램)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텔레비전과 정치의 유착 현상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서는 아사히TV의 <비토다케시의 TV 태클(ビ-トたけしのTVタックル)>, TBS의 <명문! 아더秘저널(名門!アサ ジャ-ナル)> 등이 정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라는 새로운 장르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텔레폴리틱스 시대의 방송과 정치 일본에서 텔레비전과 정치를 의미하는 합성어 텔레폴리틱스가 방송가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극히 최근이지만 일본 방송이 정치 관련 보도를 하기 시작한 것은 방송이 시작된 때부터라고 할 수 있다. 텔레비전 방송을 실험 중이던 NHK가 1952년 10월 24일 국회 중계 방송을 실시한 이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국회 중계 방송 이외에도 유력 정치인이 등장해 난상 토론을 하는 <일요토론>은 46년째 이어지고 있다. NHK의 <일요토론>의 뒤를 이어 1980년대 후반에는 아사히TV의 <선데이 프로젝트>(1989), 후지TV의 <보도 2001>(1992) 등이 신설 되어 정치가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시청자들의 안방에 전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방송의 정치토론 프로그램의 등장은 동시에 뉴스 보도에서 차지하는 정치보도의 비중도 높였다. 일본의 정치가들이 텔레비전의 영향력을 실감하기 시작한 것도 이쯤부터이다. 1993년의 총선거에서는 38년 간 집권해 온 자민당이 패하고 호소가와(細川) 내각을 중심으로 정계개편이 이루어졌다. 당시 총선거에 텔레비전이 막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밝혀지자 민방에서도 정치를 테마로 한 프로그램을 일요일 오전 시간대에 집중 편성함으로써 일요일 오전 정치 프로그램이라는 공식이 NHK와 민방에 자리잡게 됐다. 이러한 정치 프로그램의 방송 목적은 국민들이 보다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하고, 보다 투명한 정치의 실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NHK의 방송문화연구소가 작년 11월 '전환기의 정치의식'을 주제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텔레비전 뉴스 56%, 신문 36%, 인터넷 3%로 정치 관련 뉴스를 접하는 주된 미디어는 텔레비전과 신문이었다. <표 1> 정치 관련 뉴스를 접하는 주된 미디어와 수용자의 접속 빈도 위의 <표 1>은 정치 관련 뉴스를 접하는 주된 미디어와 수용자의 접속 빈도를 나타낸 것으로, 정치 관련 뉴스의 취득에 있어 텔레비전의 높은 의존도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6년 전의 조사결과와 비교해 텔레비전과 신문을 이용한 정치 관련 뉴스의 취득도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치의식의 형성에 관한 미디어의 영향력도 전반적으로 텔레비전과 신문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방송의 경우 약 80%, 신문의 경우 70% 이상의 응답자가 이들 미디어로부터 자신들의 정치의식 형성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새 조류 형성 미디어에의 노출 및 이미지 형성에 따라 정치가의 당락이 좌우되는 정치의 미디어화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정치를 테마로 한 프로그램에 버라이어티적인 요소를 가미한 프로그램이 정치 무관심층에 다가설 수 있는 새로운 장르로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뉴스 보도가 1차적인 정보를 전달한다고 하면 정치토론 프로그램은 보다 자세한 해설 및 논평을 곁들인다는 점에서 1.5차적인 정보이다. 이에 반해 정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정치가의 정치적 의견이나 정책이 아닌 인간적인 모습을 중심으로 오락적인 성격이 짙다는 점에서 2차적인 정보라 할 수 있다. 또한 출연자인 정치가에게 있어서는 정치가로서의 자신의 캐릭터를 어필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정치가로서의 상품가치가 추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시도로 일종의 모험이기도 하다. <표 2> 정치의식에 관한 미디어의 영향력 미국의 경우 정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일상화되어 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텔레비전 정치토론 및 광고와 더불어 심야 토크쇼·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선거활동에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텔레비전 정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1)투표를 하지 않는 젊은 유권자층에 후보자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2)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신문 및 방송의 보도 프로그램을 대신해 젊은 유권자들의 정보원이 되고 있다는 이유로 최근 들어 일본에서도 정치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에서도 전통적으로 정치 관련 뉴스는 하드뉴스로 분류되어 젊은 유권자들이 시청하지 않는 테마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표 1>에서도 나타난 것과 같이 정치적 뉴스에 관한 일본 국민의 관심은 예전에 비해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러한 배경에는 텔레비전을 이용한 퍼포먼스를 중시하는 고이즈미 내각의 등장, 2001년 9·11 미국 테러, 긴박함을 더해 가는 한반도 정세 등 국내외적인 정치요소를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일본 국민들의 높아진 정치관심을 단지 국내외적인 정치 정세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격변하는 국내외적인 정치 정세와 더불어 일본 정치계가 방송을 철저하게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전략의 확립과 시청자들의 주목을 끌 새로운 소재를 찾는 방송사의 상업주의적 속성이 결합해 이제까지 가장 격정적이고 다이내믹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금기시되어 왔던 정치를 주제로 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다음의 프로그램들은 일본에서 방송 중인 정치 버라이어티의 대표적인 프로그램들로 간단한 프로그램 포맷과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① 아사히TV <비토다케시의 TV 태클(ビ-トたけしのTVタックル)> 한국에서도 Hana-Bi 등으로 유명한 기타노타게시(北野武)감독이 사회를 맡고 있는 <비토다케시의 TV 태클>은 각 당의 정치가 및 논객들이 출연해 정치를 주제로 열띤 설전을 벌이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명에서 알 수 있듯이 상대 토론자와 격렬한 논쟁과 상대방의 논리를 저지해 가며 자신의 논리를 펼치는 것이 주된 포맷이다. 처음에는 정치 및 시사 관련 내용은 월 1회 방송되는 기획코너였다. 하지만 레귤러 출연자였던 대학교수 마츠조에 요이치(舛添要一), 다지마 요우코(田嶋陽子)가 점차 시청자들의 인기를 모으자 정치 및 시사 관련을 월 2회로 늘려 현재는 정치를 중심으로 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마츠조에 요이치, 다지마 요우코는 결국 국회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진출했다. 이 프로그램의 또 다른 특징은 정계를 은퇴한 정치인이 정치의 보이지 않는 곳까지 구석구석 파헤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정치가가 어려운 말로 적당히 넘어가려고 해도 정치를 낱낱이 알고 있는 원로 정치가에 의해 그 실상이 드러나기 때문에 기존의 정치토론 프로그램과는 다른 적나라한 토론이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적나라한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② TBS <명문! 아더秘저널(名門!アサ ジャ-ナル)> TBS의 <명문! 아더秘저널>은 2001년 심야 프로그램으로 출발한 일본에서 가장 자극적인 정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인기 만담 콤비인 아사쿠사 킷도(淺草キッド)가 기자로 가장해 정치가를 전격취재해 이색경력이나 취미활동 등을 소개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프로그램 디렉터인 후루야(古谷) 씨는 기존의 정치 프로그램이 정계동향을 전달하는 데 주력하는 점에 착안해 정치가의 인간성 및 본연의 모습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했다. 처음에는 방송출연을 좋아하는 정치가들말고는 출연하고자 하는 정치가가 없어 출연자 선정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하다(羽田) 전 총리대신이 출연한 다음부터는 정치가들의 인식도 바뀌었고, 이제는 TBS의 정치부에서도 주목을 받을 정도이다. 현재 <명문! 아더秘저널>은 밤 12시 50분이라는 심야시간대의 편성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호평 및 인기에 힘입어 출연을 원하는 정치가가 줄을 잇고 있는 실정이다. 한 가지 문제점은 정치가의 특성상 프로그램 녹화 당일 갑작스럽게 출연 취소를 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한다. 일본의 정치는 텔레비전을 중심으로 정치가, 유권자가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정치가의 코멘트를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기존의 정치보도에 식상한 유권자들이 정치의 뒤편에 가려져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 정치가의 인간적인 면, 그리고 정치의 뒷모습을 알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정치가는 정책으로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지만 더불어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신뢰감을 텔레비전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보여주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알기 어려운 용어를 남발해 가며 정책을 설명하기보다는 유권자들에게 알기 쉬운 말로 다가오는 정치가가 인기가 높다는 것은 이미 고이즈미 수상의 인기가 증명해 주었다. 이러한 가운데 정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방송의 상업화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는 비판도 가능하지만 정치의 무관심 해소와 유권자의 선택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시도로 긍정적인 요소도 적지 않다. ○ 참조 : 新聞硏究 2003. 2. 新·調査情報 No. 39. 2003. 1∼2월호. 論座 2003. 3. ○ 작성 : 김경환(일본 통신원,k-kim@sophia.ac.jp)
|
|||||||
첨부파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