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166호] 프랑스, 지상파 디지털의 실마리를 푼 한 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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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02.12.20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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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방송계의 2002년은 여느 해보다 분주했던 한 해였다. 1월 초부터 5월까지 전국을 들썩이게 했던 대선 방송을 마치기가 무섭게 롤랑 갸로스 테니스 오픈과 월드컵 축구경기 중계, 전국 일주 사이클 경기 등 굵직굵직한 스포츠 중계를 준비해야 했고, 이어 숨돌릴 사이도 없이 9월 연간 개편을 발표하는가 하면, 10월부터는 한 달에 한 편 꼴로 발표되는 정부 보고서에 입각, 신임 내각이 제시하는 방송 정책을 소화해 내야 했기 때문이다. 1. 지상파 텔레비전 메디아메트리(M diam trie)의 2002년 11월 시청률 조사결과에 의하면, 올 한 해 동안 시청률에서 성장세를 보인 지상파 채널은 TF1과 France 5뿐인 것으로 드러났다. 메디아메트리의 발표에 따르면, 제1민영방송인 TF1의 11월 시청률은 33.2%로 지난해보다 1.2% 증가율을 기록했다. 교육, 교양 채널인 공영 채널 France 5 역시 1년 전보다 1.8% 증가한 6.2%의 시청률을 기록,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지상파 유료 채널인 Canal Plus의 경우 3.9%의 시청률을 기록함으로써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반면, 제1공영 채널인 France 2의 시청률은 예년보다 0.6% 감소한 21.5%에 그친 것으로 조사되었다. 소규모 사영 채널인 M6 또한 12.6%의 시청률로, 예년에 비해 다소(0.3%) 감소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시청률 집계에서 가장 심각한 하락세를 보인 채널은 제2공영 채널인 France 3으로, 20여 일에 걸친 파업으로 예년보다 2.3%나 적은 14.4%의 시청률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France 3의 파업은 12월 4일까지 계속되었기 때문에 채널의 시청률 감소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 공영 텔레비전 France T l vision 그룹이 2002년 가장 강조한 원칙은 '공익 추구'의 정신이다. 지난 6월 27일 France 2의 사장으로 부임한 크리스토퍼 발델리(Christopher Baldelli) 신임 사장은, 5년의 재임 기간 중 공공 서비스 정신을 근간으로 채널의 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갈 작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제2공영 채널 France 3의 사장 레미 플림렝(R my Pflimlin)도 공영 텔레비전으로서 France 3의 방송 목표를 공익 서비스로 들기를 주저치 않는다. 그런가 하면, France 5의 코테(Cottet) 사장은, 공영 텔레비전의 존재 의미를 '교육, 사회적 결속, 생명존중 및 보호, 부모의 역할 등 다양한 가치의 전달'로 정의, 공익 기관으로서 교육 채널의 위상을 설명하고 있다. '공익 추구'의 정신은 채널이 지향하는 방송 정책에 입각하여 각기 다른 방식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이에, 제1공영 채널인 France 2는, 보다 폭넓은 시청자층을 대상으로 하는 종합적 시각의 프로그램을 기획, 편성하는 반면, 제2공영 채널인 France 3은 지역민의 실생활에 접근한, 한결 친밀한 프로그램 제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궁극적으로 볼 때, France 2가 새로운 뉴스 사회자를 영입하고 보도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등, 시사 프로그램의 전반적 활성화를 꾀하고 있는 점이나, France 3이 지방 보도국을 바탕으로 한 지역 뉴스 프로그램 발전에 주력하는 것은 각 채널의 방송 성격을 반영한 공익 서비스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공영방송의 두 채널은 영상물 제작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방송산업의 발전에 일익하고자 하는 의지를 발표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France 2와 Frnace 3은 2002년의 매출액의 19%를 영상물 제작비로 재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공영 텔레비전의 편성 정책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강조된 또 하나의 방송 원칙은 '장기적 안목의 프로그램 편성'이다.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고 좋은 프로그램 방영을 도모하고자 하는 편성 정책은 지난 9월 발표된 개편 프로그램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공영방송사 측은 2001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새 편성표를 제시함으로써, 시청률 조사에서 당장 기대한 결과를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가치 있는 프로그램을 탈락시키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시켰던 것이다. 2) 민영 텔레비전 TF 1, M6, Canal Plus 올해 프랑스 텔레비전 TF 1이 가장 공을 들인 분야는 월드컵 축구 중계방송으로, 독점 방영권을 따내기 위해 1억 6,800만 유로를 투자했다고 한다. 월드컵 축구경기를 방송 상품으로 탈바꿈시킨 이 상업 채널은, 프랑스 축구팀의 부진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스폰서, 협찬, 광고 등 중계권과 연관된 상품을 적절히 이용, 월드컵 축구를 계기로 전례 없는 수익을 거둔 바 있다. 이 밖에도, TF 1은 통신 수익, 음반 판매, 저작권 등 사업의 다각화를 통해 기대 밖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흔히 부수 사업으로 불려온 이 분야는 TF1 상반기 전체 매출액의 40% 이상을 기록해, 사영 채널의 주요 사업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는, TF1 프로그램의 주 시청 대상이 이제까지 집중 공략해 온 '50세 미만 가정주부'에서 청소년 시청자로 바뀌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소규모 상업 채널 M6이 자체 제작한 매거진으로 꾸준한 시청자층을 확보하면서 탈없는 한 해를 보냈다면, Vivendi-Universal 그룹의 채널인 Canal Plus에게 있어 2002년은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Canal Plus는 지난 4월 피에르 레스퀴르(Pierre Lescure) 사장의 전격 해임에 이어 그룹 회장인 장 마리 메시에(Jean-Marie Messier) 또한 부실 경영을 이유로 물러난 이후, 임직원 파업, 인기 사회자 영입 실패, 신설 프로그램 중도 하차 등 거듭된 시련을 겪으며 '창사 후 최악의 해'라는 자평을 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Canal Plus는 이와 같은 고난에 종지부를 찍고자 지난 11월 4억 8,00만 유로(euro)라는 엄청난 금액을 들여 유럽 프로축구리그 2004∼2007년 시즌 독점중계방송권을 따내는 데 성공하였다. 문제는, Canal Plus가 투자한 만큼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위기의식에 사로잡혀 무리수를 둔 지상파 유료 채널의 경영난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3) Arte 2002년 5월 방송 10주년을 맞이한 프랑스/독일 합작의 문화 채널 Arte는 10년 방송의 의미를 재평가했다. 지상파 방송에서 저녁 7시부터 새벽 3시까지, 하루 8시간 동안 방송되는 Arte의 프로그램은 프랑스와 독일 시청자들의 문화적 성향을 고루 배려하는 편성으로 양국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아왔다. 언어의 장벽과 문화적 차이를 넘어, 유럽 문화의 지평을 열기를 근본 정신으로 삼아온 Arte는, 10년의 방송 결과 '유럽 문화의 산실'로 평가받고 있다. 방송 10주년을 기념한 자리에서 Arte의 프랑스 책임자 제롬 클레망(J rome Cl ment) 사장은 앞으로도 다큐멘터리와 영화 장르를 구심점으로 하는 문화 프로그램 편성 분야에서 선두적 역할을 수행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2. 위성 디지털방송 60여 개의 쌍방향 서비스를 비롯해 200여 개의 채널을 묶어 디지털 기술로 방영하는 TPS의 지분 중 쉬에즈(Suez) 그룹의 지분(25%)이 지난 7월 TF1과 M6에 매각되었다. 이로써 TF1과 M6은 TPS의 자본 중 각각 66%와 34%를 소유하게 된 것이다. 이를 계기로, TPS는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가장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것을 천명한 바 있다. 한편, Groupe Canal Plus가 66%, Lagard re Groupe이 34%의 지분을 소유한 Vivendi Universal의 CanalSatellite는 올 9월부터 12개의 채널을 신설, 공급의 폭을 넓혔다. CanalSatellite이 새로 선보인 위성 디지털 채널은, AB Groupe이 제작하는 4개의 영화 전문 채널과 Disney Channel의 자매 채널 3개, 해상 채널 Plan te Thalassa 등이다. 위성 디지털방송 부케에서 가장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전문 채널 분야는 스포츠, 영화, 뉴스, 어린이 등으로, 이들 네 분야 전문 채널의 다양한 공급과 쌍방향 서비스의 다각화야말로 유료 방송 성장의 관건으로 지적되고 있다. 3. 지상파 디지털텔레비전 정부 경질과 더불어 존재의 위기를 맞이했던 지상파 디지털방송은 결국 예정보다 1년 늦게 출범될 예정이다. 지난 10월 제출된 미셸 브와이용(Michel Boyon) 보고서는 지상파 디지털 사업에 대한 새 정부의 입장과 그에 따른 수정안을 골자로 하고 있다. 브와이용 보고서는 지상파 디지털방송의 성공 조건으로, 흥미로운 프로그램 공급, 송수신 기술의 보편화, 송수신 장비의 규격화, 효율적 서비스 분배 등 여섯 개 사항을 들고 있다. 이 밖에 브와이용 보고서는, 지상파 디지털 사업에서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을 완화함으로써 '지원자'로서 국가의 위상을 명확히 하는 한편, 다양한 프로그램 공급, 자유로운 채널 경쟁을 발판으로 영상물의 질적 발전을 도모해야 함을 역설했다. 그 구체적 방안으로, 브와이용 보고서는, 영상물 제작 장르의 다각화, 신설 포맷의 개발, 다른 유럽 국가와의 경쟁을 제안하고 있다. 새 매체 사업과 관련, 프랑스 방송위원회 역시 10월 말 지상파 디지털방송 채널의 최종 명단을 공표하였다. 선정된 사업체는, 기존의 미디어 대기업보다는 중소 규모 방송사업자들로 구성되고 있다. 방송위원회가 제시한 신설 매체의 채널 명단에 따르면, 신설 매체의 방송은 16개의 무료 채널과 15개의 유료 채널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새 내각의 장자크 아이야공(Jean-Jacques Aillagon) 신임 문화부 장관과 뤽 페리(Luc Ferry) 교육부 장관, 방송위원회 도미니크 보디스(Dominique Baudis) 회장은 '텔레비전의 문화·교육적 역할'에 대해 일치된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텔레비전에 나타나는 폭력성, 선정성을 대폭 제한한다는 내용을 담은 크리에젤(Kriegel) 보고서는 바로 이러한 시각에서 제작된 것이다. 다양한 대중 문화를 보급하고, 나아가 제도 교육과의 연계성 속에서 올바른 시민 의식 함양에 이바지하는 방송, 2002년은 프랑스 방송계가 이를 목표로 그 첫 발을 디뎠던 한 해라고 할 수 있다. ㅇ작성 : 오소영(프랑스 통신원, soyouoh@a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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