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166호] 미국, 디지털 전환 위한 법적 기술적 노력 경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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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02.12.20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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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미국 방송계는 방송 소유구조의 탈규제, 디지털TV로의 전환, 인터넷과 방송과의 결합이라는 큰 줄기 위에서 각종 크고 작은 합병 스캔들, 경영상의 스캔들이 업계의 관심을 끌어왔다. 활발한 합병 움직임 방송 관련 회사들 사이에 활발한 합병 움직임이 있었던 것은 예년과 다름없었다. 2002년 말에 가장 큰 합병 뉴스는 역시 Comcast가 AT&T Broadband를 합병 인수한 것이다. 지난 11월 18일 Comcast Corp.가 292억 달러 상당의 AT&T Broadband 주식을 사들임으로써 사실상 AT&T 케이블 시스템을 인수하였다. 인수 합의 후 FCC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반독점 심사도 통과한 상태이다. 이로써 40년 전 1,200명의 가입자로 미시시피에서 시작한 Comcast가 미국 내 가장 규모가 큰 케이블 공급업자가 되었다. 인수 전 Comcast는 850만의 가입자를 갖고 있는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케이블 회사였다. AT&T Broadband를 인수함으로써 이제 Comcast Corp.은 2,200만의 가입자를 보유하여 규모로서 두 번째인 AOL Time Warner Inc.보다 거의 두 배가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게 되었다. 이 합병으로 Comcast는 또한 20대 케이블 시장 중 17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어, 미 전체 케이블 시장의 29%를 담당하게 되었다. 합병 전 AT&T Broadband는 미국 내 최대의 케이블 회사라는 지위는 유지하고 있었으나, 작년 한 해만 4%의 가입자 감소를 겪었고, 현금 유출입량에 있어서 Comcast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 있었다. 또 하나의 중요한 합병은 미국 내 히스패닉 인구를 위한 최대 TV 네트워크인 Univision이 미국 최대의 히스패닉 라디오 방송국 그룹인 Spanish Broadcasting System(SBS)을 소유하고 있는 Hispanic Broadcasting Corp.을 인수하기로 발표한 것이다. 이 발표는 Univision이 미국 내에 Telefutura라는 제2의 네트워크를 설립하고 나서 6개월 후에 이루어진 것이다. 당시 Univision은 USA Broadcasting의 방송국들을 110억 달러를 지불하고 사들였다. 이 방송국들이 현재 Tele- futura의 프로그램 공급선으로 역할하고 있다. 이번에 인수하기로 발표한 Hispanic Broadcasting Corp.은 작년 2억 4,0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린 기업이다. Univision에 의하면 합병 이후 첫해에 13억 9,000만에서 14억 4,000만 달러의 연수익을 올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편, 2002년 10월 방송계는 미국 내 2대 위성 방송 회사인 Echo- Star의 DirecTV 합병 추진에 큰 관심을 모았었다. EchoStar의 CEO인 찰리 어진(Charlie Ergen)은 300억 달러를 지불하고 DirecTV의 모기업인 Hughes Electronics를 매수하려 했었다. 그러나 이 계획은 FCC에 의해 좌절되고 말았다. 두 회사의 합병이 미국 내 지역 영상 시장 경쟁 구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FCC는 판단하였다. 인터넷과 방송의 결합(convergence) 2002년 한 해 동안 미 의회와 테크놀로지 업계를 중심으로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의 확대를 통해 방송과 인터넷의 조기 결합을 이루려는 움직임이 활발하였다. 예를 들어 미 애리조나주의 상원의원인 존 맥캐인은 2002년 8월 1일에 'The Consumer Broadband Deregulation Act of 2002'라는 이름의 광대역 서비스 탈규제 법안을 제출하였다. 이외에도 'Broadband Regulatory Parity Act of 2002', 그리고 'Broadband Telecommunication Act of 2002' 등의 법안들이 의회에 제출되어 미국 내에 광대역 인터넷망의 조속한 구축을 위한 논의가 의회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의회의 노력과는 별도로 미국의 테크놀로지 업계는 광대역 통신망의 조속한 구축을 위해 행정부 차원의 더욱 적극적인 조치가 마련되도록 다각적인 압력을 넣어왔다. HDTV 수준의 방송을 인터넷을 통해 수신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9.4Mbps의 인터넷 접속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의 더욱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올해 초 미 테크놀로지 업계들은 한 목소리로 2010년 말까지 1억 가구를 적어도 초당 100Mbps의 속도를 내는 인터넷에 접속시킨다는 목표를 행정부가 세워주도록 요청하였다. 이 목표에 달성하기 위해 이들이 제시한 구체적인 목표는, 2003년까지 미 전체의 80%에 해당하는 가구를 최소한 1.5 Mbps의 인터넷에 접속시키고, 인터넷 접속 서비스 업체 중 최소한 2개가 미국 내 50%의 가구에 6Mbps 속도의 인터넷 접속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게 하는 것이다. 디지털TV로의 전환 또한 2002년 한 해 동안 디지털TV로의 조속한 전환을 위한 다양한 법적·기술적 노력들이 진행되어 왔다. 지난 4월 4일 FCC의 의장인 마이클 파월(Michael Powell)은 의회에서 디지털TV로의 전환을 위한 일정을 발표하였다. 이 일정에 의하면, 프로그램 제작사들, 즉 4대 네트워크와 HBO, Showtime 등은 프라임 타임 프로그램의 절반 이상을 HDTV, '부가가치(value-added)' HDTV, 멀티캐스팅 혹은 쌍방향 프로그램 방식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TV 방송국들, 특히 100대 방송 시장 내에 있는 4대 네트워크의 계열사들은 2003년 1월 1일까지 네트워크의 디지털 방송을 프로그램 질 저하(degradation) 없이 재송신할 수 있는 준비를 마쳐야 한다. 디지털망을 갖추고 있는 케이블 회사들은 프라임 타임 시간대의 50%를 최대한 5개의 디지털 프로그램 채널에 할애해야 한다. 이때 케이블 회사가 공중파 방송국이나 네트워크에 별도의 요금을 청구할 수 없다. 또한 케이블 회사는 그 가입자들에게 HDTV를 수신할 수 있는 셋톱박스, 혹은 DTV에 케이블 선을 연결하게 하는 커넥터를 공급해야 한다. DBS 역시 프라임 타임대의 50%를 최대한 5개의 디지털 프로그램 채널에 할애해야 한다. TV 수상기 제조업체들은 2004년 1월 1일까지 36인치 이상 되는 TV 수상기의 절반에, 2005년 1월 1일까지는 36인치 이상 되는 TV 수상기의 전체에 DTV 튜너를 설치해야 한다. 25인치에서 35인치까지의 TV 수상기는 2005년 1월 1일까지 절반에, 2006년 1월 1일까지는 전체에 DTV 튜너를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FCC의 일정은 관련 당사자들의 강한 반발로 계속적으로 수정의 수정을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디지털TV로의 전환과 관련되어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이슈로는 TV 수상기 문제, 디지털 영상의 저작권 보호 문제, 디지털 의무 전송(digital must carry) 문제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는 TV 수상기의 문제이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시장에 맡기는 것만으로는 디지털TV 시대로의 전환이 힘들다는 우려를 근거로, 2007년까지 생산되는 모든 텔레비전에 디지털 전환 장치(digital tuner) 설치를 의무화할 것을 8월 8일 투표에 의해 결정하였다. 이조차도 4월에 발표되었던 안과 비교하면 상당히 후퇴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수정 계획을 둘러싸고 이해 당사자들 사이에 많은 논란이 오고 가고 있다. 특히 지난 11월 TV 수상기 제조업체들이 단체로 정부의 디지털 튜너 강제 부착 조치에 반발을 하고 나섰다. 이들의 반발 근거는 디지털 튜너의 중요 부품에 대해 특허를 갖고 있는 Zenith Electronic Corp.이 어마어마한 정도의 특허료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제조업체들은 FCC가 애초에 자체 계획을 발표했을 때, 저작권과 관련된 비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디지털TV 수상기 소매 가격이 저하되는 속도가 FCC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느려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고화질 디지털TV의 대중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가 사라지게 되었다. 최근 미국 케이블 회사들과 TV 제조회사들이 디지털TV 수상기를 디지털 케이블 수신용(digital cable- ready)으로 만들 수 있는 표준안 합의에 근접하였다. 이 표준안에 따라서 앞으로 케이블 회사들은 TV 제조회사들이 케이블 튜너와 스크램블 해독(descrambling) 장치를 수상기 내에 자체 설치하는 것을 허용하게 된다. 이로써 모든 디지털TV 수상기들은 어떤 케이블 시스템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일종의 plug-and-play 기능을 갖추게 된다. 이러한 기능은 소비자들이 디지털TV를 구매할 때 느끼는 불안감을 상당 정도 해소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는 가장 기술적으로 앞선 디지털TV의 경우도 케이블 신호를 받기 위해서는 250불 상당의 셋톱박스를 설치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있다. 이 합의에서 특히 주목할 사항 중 하나는, 디지털 튜너 장치가 VCR 등 외부 녹화 장치에 고화질의 영상을 녹화할 수 없게 해야 한다는 그 동안의 케이블 업계의 주장이 많이 완화되었다는 점이다. 디지털 방송으로의 전환에 있어서 또 하나의 중요한 이슈는 디지털 방송물의 저작권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보호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사실상 이 문제가 디지털 방송으로의 전환을 가로막는 가장 중요한 법적 문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어 왔는데, 예를 들어 지난 9월 상정된 한 의회 법안에 의하면 2005년 7월 1일 이후에 제조 및 판매되는 모든 TV 수상기에는 인터넷상에서 방송물을 복제, 배포하지 못하도록 막는 '방송신호(broadcasting flag)'를 인식하는 장치를 달아야 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에 대해 TV 수상기 제조업체 쪽에서 기술적인 문제를 들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2003년에도 활발한 논의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셋째, FCC를 중심으로 디지털 의무 전송(digital must-carry)에 대한 토의 역시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현재 FCC 내부에서는 케이블 회사들이 공중파 방송의 프로그램들을 무조건적으로 중계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케이블 회사가 아날로그와 디지털 방송 신호 모두를 중계하도록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거의 확실한 관측이다. 또한 공중파 방송의 디지털 프로그램을 중계하는 케이블 회사가 그 프로그램의 질을 임의로 떨어뜨리는 기술적 조치를 취하지 못하도록 막게 될 것이다. 이렇게 대략의 방향은 정해졌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역시 아직 의견 조율이 안 되고 있다. 경영상의 문제들 이러한 중요한 기술적·정책적 흐름과 더불어 미국 경제를 흔들었던 엔론 사태와 같은 경영상의 불합리가 미 방송계에도 불거져 나왔었다. 이들 중 가장 뉴스의 초점이 되었던 것은 미국 내 주부 대상 방송 프로그램의 대명사인 마사 스튜어트(Martha Stewart)가 바이오테크 회사인 ImClone Systems의 주식 내부자 거래 혐의로 고발된 것일 것이다. 이와 더불어 케이블 회사인 Adelphia의 설립자이자 운영자인 존 리가스(John Rigas)와 그 아들들이 재정 위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Adelphia가 법정 관리에 들어간 것은 채무 불이행을 막기 위한 현금 조달, 케이블 시스템의 계속적인 운영, 그리고 궁극적으로 파산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모멸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런데 사람들을 놀라게 한 것은, 법정 관리에 들어간 이후 존 리가스 일가의 회사 운영에서 무수한 문제점이 밝혀졌다는 사실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회사의 채무가 리가스 일가의 채무와 복잡하게 얽혀 있고, 회계 장부 조작의 의혹도 발견되었다. 이러한 사태는 다른 케이블 회사에도 영향을 미치어, 회계와 운영의 투명성에 대해 각자의 투자자들을 확신시켜야 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또 다른 케이블 회사인 Charter Communications 역시 어마어마한 부채 규모 위에서 파산 보호 신청의 위기에 놓여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ㅇ참조 : Broadcasting & Cable 2002. 1. 28., 3. 25., 4. 8., 6. 17., 7. 8., 8. 5., 8. 26., 9. 23., 11. 18. ㅇ작성 : 김용찬(미국 통신원, yongchan@usc.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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