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164호] 케이블 모뎀 이용료 체계 변경 논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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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02.12.03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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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디지털 영상물 전송 방식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될 케이블 모뎀 이용 요금 체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수년 전부터 케이블 업계를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다. 특히 현재의 고정 요금제도가 효율적 대역폭(bandwidth) 사용이라는 점에 있어서 매우 비경제적이라고 업계 내외에서 지적되어 왔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차등 요금제 등 구체적인 대안들이 개발되어 왔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케이블 모뎀 이용 요금제도 변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또한 없지 않다. 지난 10월 워싱턴 DC에 소재하고 있는 단체인 '디지털민주주의 센터(Center for Digital Democracy)'에서는 케이블 요금의 차등화 등 변경 조치가 궁극적으로 초고속 인터넷의 대중화와 온라인상에서의 민주주의에 심각한 폐해를 가져올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본 글에서는 케이블 회사들이 인터넷 이용 요금 제도를 재검토할 수밖에 없는 요인들과,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들의 내용들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전세계적으로 DSL이 가장 보편적인 초고속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현재 미국에서는 케이블 모뎀이 가장 주요한 인터넷 접속 방식으로 이용되고 있다. 2002년 1월 기준으로 케이블 이용자들의 수가 DSL 가입자를 710만 명이나 앞서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초고속 인터넷 접속에서 케이블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Charter Communications, Cox Communications, AT&T Broad- band 같은 주요 케이블 회사들은 새로운 케이블 인터넷 접속 요금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케이블 업계가 구상 중에 있는 요금 방식의 기본 방향은 현재의 방식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케이블 모뎀 이용자들, 네트워크 운영, 서비스 공급 등을 효율적으로 통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즉, 가입자들이 고속 인터넷 접속하에서 무한대로 데이터(음악, 영상, 비디오, 소프트웨어 등)를 전송하고, 전송받을 수 있는 현행의 고정 요율제에서 탈피하여 매월 일정한 한도 내에서만 데이터를 전송받을 수 있고, 그 이상으로 넘어갈 경우 추가 요금을 청구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일부 케이블 회사들은 차등 요율제를 검토하고 있기도 하다. 사실 Charter사 등 이미 차등 요율제를 실시하고 있는 회사들이 있지만, 이는 대부분 대역폭의 크기를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대역폭의 속도를 고려하여 요금을 산정하는 방식이다. 즉, 전송 속도가 빠른 서비스일수록 요금을 더 내는 식이다. 그런데 현재 업계에서 고려하는 차등 요금제는 이용하는 대역폭의 크기에 따라 차등 요금을 부과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요금 방식은 케이블 가입자들의 인터넷 이용 행태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많은 대역폭을 사용해야 하는 P2P(peer-to-peer) 파일 공유라든지, 주문형 비디오(video-on-demand)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양이 추가 요금에 대한 우려 때문에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우려되어 왔던 프로그램의 무단 복제, 전송 등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파일 공유와 무단 복제 등의 관행을 막고자하는 것이 새로운 이용 요금 청구 방식이 제기되어 온 직접적인 이유라고 할 수는 없다. 사실상 케이블 회사들의 동기는 전적으로 경영 효율 진작에 있었다. OECD 국가 기준으로 보았을 때, 미국에서는 아직도 광대역 서비스가 대중적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 있다. 그 직접적인 원인은 월 45달러 정도의 이용료가 아직도 비싼 것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ARS라는 시장조사기관에 의하면 2002년도 첫 분기에는 광대역 서비스 가입률이 오히려 12% 줄어든 것으로 조사되기도 하였다. 이런 상황 아래 케이블 회사들은 지난 10년 동안 네트워크 기간망을 구축하고,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지출한 600억 달러를 어떻게든 회수해야 하는 압박에 놓여 있다. 이런 재정적 압박 속에 있는 케이블 회사들이,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액수의 고정 이용료를 지불하면서도 네트워크 대역폭의 상당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소수의 이용자들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예를 들어 AT&T Broadband의 경우 1%의 이용자들이 16%의 대역폭을 장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소수 이용자들을 케이블 회사들은 '대역폭 돼지(bandwidth hog)'라고 불러왔다. 이들을 어떤 식으로든 다루어서 네트워크 운영 전반에 대해 완벽한 통제 능력을 갖게 되는 것이 케이블 회사들의 최대 관심사인 것이다. 사실상 이러한 문제는 케이블 업계가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부딪히기 시작한 아주 새로운 문제였다. 왜냐하면 인터넷을 통한 네트워크 접속이라는 개념 자체가, 기존 케이블 서비스 방식, 즉 회사가 결정한 프로그램을 최대한 많은 수용자에게 일방적으로 송신하는 방식과는 근본적으로 상이한 것이기 때문이다. 케이블 업계 내부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치열한 경쟁의 대역폭(contentious bandwidth)' 문제라고 부르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새로운 영상 및 정보 서비스와 전통적인 방송 프로그램들 사이에 스펙트럼 배당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있음과 동시에, 가입자들 사이에서도 대역폭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의 대역폭' 문제야말로 현재 케이블 회사들이 당면한 가장 큰 이슈라고 Core Network Inc.의 CEO인 제프 캠벨(Jeff Campbell)은 보고 있다. Core Network사는 현재 케이블 가입자들의 광대역 서비스 사용 행태를 추적할 수 있는 기술을 팔고 있다. 이 기술을 이용해서 얻게 되는 가입자 이용 행태 정보를 바탕으로 케이블 회사는 추가 대역폭을 구매하거나, 늘어나는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가입자 노드(node) 크기를 분할하는 등의 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 Charter Communications Inc.의 엔지니어링기술(Engineering Techno- logy) 소장인 돈 로하이드(Don Loheide)는 "가장 두려운 것은 가입자들의 수요가 공급할 수 있는 대역폭 정도보다 더 빠르게 성장해서, 케이블 모뎀을 이용하겠다는 많은 수의 사람들의 등을 떼밀어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Charter사는 노드를 분할할 시기가 언제일지에 대해서 면밀한 검토를 계속해 오고 있다. 현재의 케이블 모뎀 가입률 상황에서, 대부분의 케이블 회사는 한 노드당 1만 명의 가입자에게 서비스할 수 있다. 또한 현재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간대에 초고속 이용자들의 10 % 정도가 인터넷에 접속하고, 이들 중 10%가 데이터를 다운로드하는 등 실제적으로 대역폭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Charter사의 조사에 의하면 이러한 케이블의 가입률과 이용률 모두가 시간이 지나면서 급격한 증가 추세에 있다. 초고속 대역폭 이용 정도 상황을 모니터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이슈는 상당수의 케이블 모뎀 사용자들이 영화 분량의 스트리밍 비디오물에 접속하기 위해 대역폭 라인을 사용하게 되는 시기가 언제가 될 것이냐를 결정하는 것이다. 또한 Cox Communication Inc. 등 케이블 업계는 VOD의 활성화 시기에 대해서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VOD가 일반화되기 시작하면, 대역폭의 문제는 더욱더 심각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각각의 주문형 비디오 소비자들이 주문한 영화를 일시중단하거나, 뒤로 돌리거나 하기 위해선 각 이용자들에게 개인별 스펙트럼을 부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케이블 회사들이 새로운 이용 요금 정책을 고려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새로운 요금안을 추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제약 조치들이 최근 상당수 사라졌다는 점이다. AT&T, Comcast, Cox사 등은 2001년 말을 기점으로 종래 @Home사와 체결했던 협정에서 풀려나게 되었다. 그 동안 이들 케이블 회사들은, 요금, 속도, 고객 관리 등을 @Home사가 애초에 만들어 놓았던 안을 따라야만 했다. 하지만 그 계약이 끝나면서 이제 이들 회사들은 자신들의 케이블 업무에 100% 완전한 통제권을 갖게 되었고,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새로운 케이블 모뎀 이용 요금 체계에 대한 비판 새로운 이용 요금 체계와 더불어 도입되는 기술들은, 케이블 모뎀 이용자들의 인터넷 이용 패턴을 근본적으로 바꾸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예를 들어 케이블 가입자들의 인터넷 이용 행태를 밀접하게 관찰할 수 있는 장치를 통해서, 온라인상에서 공공연히 행해지고 있는 파일 공유, 스트리밍 비디오, P2P 커뮤니케이션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게 된다. 현행의 고정 요율제에서 이용 정도와 내용을 바탕으로 개별적으로 요금이 매겨지는 'tiered and usage-baesd' 요금 체제로 바뀌게 되면서 모든 사람들에게 열려 있는 개방적 인터넷 환경이, 업체들이 좌지우지하는 '비밀의 정원(walled gardens)'으로 바뀌게 될 운명에 있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새로운 요금 청구 방식은 아직도 초보 단계에 있는 P2P 파일 공유에 강력한 위협이 되고 있다. P2P 전문가인 켈리 트루러브(Kelly Truelove)는 "만약 광대역 서비스 제공자들의 대부분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전송하는 데이터의 양을 의식하게끔 하는 요금방식을 택하게 될 경우, 파일 공유는 급격히 줄어들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자신이 데이터를 다운로드받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컴퓨터에 접속해서 데이터를 다운로드해 가는 것도 대역폭 이용으로 취급될 경우, 어느 누가 P2P 방식의 파일 공유에 참여하겠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캐나다의 인터넷 서비스 제공 회사인 Sympatico, Inc.는 그 동안 이용자들에게 한달 5GB의 대역폭 이용한계를 설정해 오고, 그 이상의 대역폭을 사용할 경우 추가 요금을 청구하는 제도를 실시해 왔다. 이 회사는 이러한 대역폭 한계 설정이 실제적으로 이용자들의 이용행태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을 발견하였다. 가령 5GB의 용량으로는 인터넷 라디오, 스트리밍 미디어, 주문형 비디오 등의 이용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새로운 요금 제도에 대해 각종 시민 단체를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에 보고서를 낸 '디지털민주주의 센터'는 "이용 패턴에 바탕을 둔 요금책정 방식 등 강력한 인터넷 접속 방식 통제 방안들은 개방과 혁신이라는 인터넷의 기본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라고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소규모 사업자들, 비영리적인 커뮤니케이션,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한 다양한 공적 대화 등에 치명적인 해를 입힐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한 이용자들의 인터넷 이용 패턴 추적 기술에 의한 개인 프라이버시에 대한 도전 역시 심각하다고 지적한다. '디지털민주주의 센터'의 사무총장인 제프리 체스터(Jeffrey Chester)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러한 일련의 도전들은 FCC가 케이블 회사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광대역 용량을 폐쇄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다른 정책적 보완 장치가 없이는, 이러한 새로운 요금 방식은 일종의 디지털 인두세로 작동하게 될 것이고, 이는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는 초고속 광대역 인터넷 환경의 조성과는 역으로 가는 강력한 차별적 기술로 역할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ㅇ참조 : Center for Digital Democracy, Cable's proposed consump- tion pricing scheme will stifle broadband growth, democratic potential, threaten privacy, 2002. 10. 16. Washington Internet Daily 2002. 7. 24. Multichannel News 2001. 6. 18. Business Week Online 2002.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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