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흔히 방송영상그룹의 탄생을 외국의 대형 미디어 그룹과 맞서 싸우기 위한 항공모함에 비유해 말하고는 한다. 실제로 중국에는 한때 군급 행정단위에도 모두 방송국을 설치한다는 목표하에 그 수가 너무 방대해졌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단지 수적으로만 많을 뿐 질적으로는 매우 빈약하다는 것이다. 방송영상그룹의 탄생은 이러한 여러 가지 배경을 가지고 설립 논의가 시작되었으며, 이미 중국에는 6개의 방송영상그룹이 탄생한 상태이다. 본 원고에서는 방송영상그룹이 제시하고 있는 목표점과 이를 위하여 해결되어야 할 것으로 지적되는 문제점들을 다루어 보고자 한다.
1. 방송영상그룹의 현황과 발전목표
중국 전체를 아우르는 국가급의 방송영상그룹은 중국 방송영상그룹이다. 이 그룹은 지난해 12월 6일 현판을 걸고, 내부적인 체계 정리와 정비를 통하여 지난 3월 31일부터 정식으로 업무를 개시하였다. 그룹 성립 당시의 고정자산은 214억 위안이며, 연간 수입은 111억 위안으로 보고되어 있다. 또한 내부 종사인원은 2만여 명인 것으로 발표되었다. 현재 산하에 방송영상 프로그램 제작그룹과 신문출판그룹, 방송영상 프로그램 교역센터, 음향영상출판사, 방송영상 인터넷사이트 관리센터 등의 사업단위를 차례로 업무 개시하거나 준비 중에 있다. 또한 중점 사업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방송영상송출 네트워크 유한책임회사를 설립시켜, 전국의 방송 네트워크를 정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중국 방송영상그룹은 2002년 사업회의를 개최하고, 향후 5년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였다. 이 중에는 그룹을 방송영상을 주요업종으로 하는 사업체로 건설하고, 기타 관련 산업을 경영하며, 업계와 지역 및 국경을 넘어서는 중국 특유의, 또한 국제적인 감각을 가진 종합적 미디어 그룹으로 성장시키자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선전의 영향력을 대폭적으로 증가시켜야 하며, 경제적인 실력을 증대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이를 위하여 방송영상 프로그램의 국내외 판매와 유료 TV, 네트워크 부가 서비스 및 영상 관련 주변산업 분야에서 수입을 증대시키고, 이들 사업을 통해서 얻어지는 수입이 그룹 총수익의 50% 이상을 차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구체적으로 매년의 계획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2002년은 주로 기초를 다지는 해로 한다. 우선, 사상의 기초를 다져서 그룹 전체 소속원의 사상이 중앙의 정신과 일치되도록 통일시키는 작업을 벌인다. 이에 이어서, 조직의 기초를 다지도록 한다. 이것은 중국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정부와 기업의 분리, 관리기구와 종사기구의 분리 등의 원칙에 따른다. 연내에 기본적으로 그룹과 SARFT, 그룹과 소속 단체들간의 관리를 정립하고, 책임과 권리 의무 관계를 분명히 한다. 동시에 그룹 내부의 자원 정합의 진전을 통하여 신문출판그룹 등의 조직 작업은 기본적으로 완성을 한다.
2003년은 비교적 작은 부분에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해로 한다. 지속적으로 그룹 내부의 정합을 진행하고, 기본적으로 그룹의 전체적인 규모에서 운영을 개시한다. 자본 시장의 이용과 멀티미디어 사업의 다각화, 지역을 넘어서는 경영 등을 통하여 경영의 초기적인 체계를 확립한다.
2004년은 비교적 큰 부분에서 변화를 꾀하는 해로 한다. 그룹 내부의 각종 개혁이 기본적으로 자리를 잡고, 기본적으로 선전 부서와 자본의 운영, 산업개발 부분, 인재 배치에 있어서의 통일을 달성한다. 이를 통해서 수입은 대폭 증가될 것이며, 자본 시장에서도 비교적 큰 영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특히 새로운 업무와 새로운 시장개발에 있어서 현저한 성과를 거두게 되어, 그룹의 새로운 경제성장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그룹의 자산 규모와 총수입은 2002년의 2배를 달성하게 될 것이다.
2005년은 더욱 큰 부분의 변화를 가져오는 해로 한다. 그룹의 미디어와 지역·국경을 넘어선 발전이 대대적으로 추진될 것이며, 특히 영향력을 가진 신물과 출판물 등 미디어 분야와 연합 면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가져올 것이며, 해외 발전도 기본적인 규모를 갖추게 될 것이다.
2006년은 이미 갖추어진 기초를 다지는 해가 될 것이며, 2007년은 글로벌 방송국(環毬廣播電視)과 CCTV의 새로운 건설 목표를 달성하고, 기본적으로 '세계의 선진 방송'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이룩한다. 그룹의 총자산은 1,000억 위안 이상이 될 것이며, 총수입은 300억 위안 이상이 될 것이다. 2008년에 이르러 그룹은 참신한 면모로, 베이징 올림픽의 선전과 보도에 있어 인민과 당에 업적을 돌리게 될 것이다.
2. 중국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문제점들
(1) 재산권의 다원화 문제
올해 초, 중국 정부의 관련 부서는 중국의 언론 미디어를 국가가 경영하며, 외자와 개인의 자본을 흡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사업 발전의 필요에 따라 그룹의 선전 부문은 비준을 거쳐 방송영상 부문의 융자를 받을 수 있고, 그 경영 부서는 비준을 거쳐 유한책임회사 혹은 주식유한회사의 형식을 띨 수 있다고 결정하고 있다. 또한 이 경우 투자측은 선전 업무와 경영 관리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 사업 단위는 일률적으로 현행 규정에 따라 업무를 집행하며, 임의로 융자의 경로를 확대할 수 없다. 융자는 반드시 엄격한 비준의 절차를 걸쳐야 한다. 융자의 구체적인 방법은 SARFT가 국가의 규정에 따라 제정한 바 있다.
결국 상술한 규정에 공식적으로 드러나 있지는 않으나, 중국의 방송영상그룹화 과정에는 재산권의 다원화가 금지되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재산권 문제는 중국의 대형 국유 기업들의 개혁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문제이다. 홍콩의 저명한 경제학자 장우창(張五常)교수는 중국의 재산권 변화가 가져온 변혁을 가리켜 "같은 장소에서 같은 사람이 종사하고 있으나, 재산권 소유 구조가 변화함에 따라 수많은 것을 변화시켰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장시간의 고민을 거쳐 결정된 중국의 기타 경제 분야의 중소기업 재산권 소유 구조 개혁은 이미 가시화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미디어 산업, 특히 TV 산업의 재산권 개혁은 현재로서는 금지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유는 자명하게도 중국의 TV 산업이 가지고 있는 농후한 이데올로기 선전의 색채로 인해서, 그 재산권 이전에 대한 논제는 늘 정치적인 문제로까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 업계 재산권의 다원화는 정치의 다원화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금지구역으로의 설정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미디어 산업 재산권 일원화가 중국의 방송영상산업(혹은 그룹)의 발전에 과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기업의 주식 상장은 기업 재산권의 사회화를 의미한다. 이는 또한 재산권의 다원화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중국에 설립된 8개의 방송영상그룹은 자체의 명의로 상장을 하거나 그를 계획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CCTV, 후난 위성TV 등의 미디어 그룹들은 소속 자회사를 설립하여 그들을 상장시키는 변형된 형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방송영상그룹이 상장을 하지 못할 경우, 자체 내의 자본으로 신속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현재 중국 내의 성급 방송영상그룹들이 평균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규모가 2억 달러 전후인 현실에서, 연평균 자산의 이윤율을20%로 가정할 때, 이윤 전체를 모두 재투자에 투입한다 할지라도 총자산의 규모를 2배로 불리기까지는 적어도 5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표 1> 참조).
그러나 사실상, 기업의 이윤이 비생산적인 목적의 분배를 배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방송영상산업의 발전은 경제 및 광고업의 영향을 심하게 받는 만큼, 현실적인 요인을 감안하면 자산의 2배 증가는 8, 9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현실에 입각하여 주식 상장의 타당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는 중국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으며, 특히 WTO 가입 이후 대형 그룹화를 통하여 외국의 미디어와 경쟁한다는 목표를 두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러한 주장이 더욱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2) 그룹의 성격 규정 문제
현재 중국의 일부 TV(혹은 방송영상)기업그룹은 행정적인 기능 혹은 행정적 색채를 짙게 드리우고 있는 상황이며, 이는 주로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선, 그룹은 일정 정도 행정기관 분류의 단위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그룹의 세부 조직은 국가급, 성급, 지방 혹은 도시급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이와 같은 세부 조직은 상하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룹의 총책임자는 동급 공산당 위원회와 방송분국의 지도하에 성립되어 있다. 또한 해당지역의 방송영상자원(인력과 재력을 모두 포함)은 주로 그룹이 통일적으로 지배하고 있어, 실제 관리부서의 권력과 기능은 상대적으로 축소된 상태이다.
한편, 일부 그룹은 직접적으로 행정적 법 집행의 기능을 부여받은 상태이다. 바꾸어 말하면, 그룹이 기업의 성격을 띠고 있는 이상 행정주관 부문의 관리를 받도록 되어 있으며, 파산이나 피합병 등의 가능성을 지니게 되는 것이 원칙이나, 일부 방송영상그룹은 자체적으로 행정 주관 기관의 성격을 가진 특수한 형태를 띠는 것이다.
방송영상그룹의 한 지방 도시급 단체는 그 규정에 다음과 같은 사항을 명시하고 있다. '본 단체는 ××시의 TV 선전 업무를 담당하는 선전기구의 성격과 방송산업 관리업무를 담당하는 관리기구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방송체제 내에서 법을 집행하고, 행정관리와 산업을 주관하는 직능을 가지고 있으며, 직접적으로 ××시 인민정부에 예속되어 있다.' 이러한 관계를 통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그룹의 성격이 다중적 혹은 불명확함으로 기인된다. 예를 들어 이 그룹이 시장에서 다른 기업과 경제적인 분쟁을 하게 될 경우, 그 기업은 그룹을 어떠한 형태의 단체로 파악하여야 하는가 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는 것이다. 시장은 불분명한 관계를 환영하지 않으며, 더 나아가 법정은 모호한 주체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3) 권리의 분배관계
현재 중국의 방송영상그룹화가 신속하게 진행되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권리의 이전과 재분배 사이에서 발생하는 관계의 조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한 성급 방송영상그룹의 총수는 다음과 같이 이 관계를 설명하기도 하였다. "그룹이 실세가 되면 방송국은 세력을 잃을 것이며, 방송국이 실세가 되면 그룹은 표면적인 외형만 소유하게 되는 것이다."라는 것이다. 실제로 방송영상그룹화가 진행되면서 일부 방송국의 법인대표 지위와 방송국 사장의 직위 또한 그 집행기구는 이미 취소가 되고, 단지 방송국의 상징 마크만이 남게 된 경우도 접하게 된다. 때로는 기존에 자체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던 TV 채널 등의 기층 조직들이 권리를 유지하기 위하여, 단독적으로 조직기구를 설립하고(재무관계 포함), 소형 방송국으로 계속 생존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ㅇ참조 : 聲屛世界 2002. 6., 2002. 7. 中國廣播電視學刊 2002. 9. 當代傳播 2002. 5.
ㅇ작성 : 이재민(중국 통신원, ljm0219@hanmi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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