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159호] 미국, 디지털 방송 불법 복제 차단 위한 입법화 논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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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02.09.06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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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물의 저작권 침해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텔레비전, 컴퓨터, 오락 산업의 융합이 만들어 낸 디지털 기술 발전은 영상 제작자들로 하여금 더욱 큰 경계의 눈으로 자신들의 영상 상품이 시장에서 공정한 가격으로 거래될 수 있을지를 지켜보게 하고 있다. 그리하여 영상 산업자들은 이 세 가지 ― 텔레비전, 컴퓨터, 오락 ― 산업간 세력 균형을 규정할 새로운 법안 제정에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다. 이 세 산업이 융합되었을 때의 시장이란, TV 수상기를 가지고 있는 모든 사람을 포괄하는, 그야말로 수억만 달러도 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미국 내 영상 산업은 디지털 혁명에 두 가지 방식으로 접근해 왔다. 첫째는 무단 복제를 막을 수 있는 기술 개발을 후원하는 것이고, 둘째는 이러한 그들의 기술 개발 노력을 방해하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제작업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거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들은 제3의 방법에 더 큰 비중을 두려 하고 있다. 그 제3의 방법이란 입법을 통한 제재이다. 이러한 입법화 노력으로 미 영상 산업의 무단 복제를 향한 전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 글에서는 최근 영화 제작사, 텔레비전 네트워크, 소비자 가전제품 회사가 함께 공동으로 참여하는 Broadcast Protection Discussion Group(BPDG)에서 제안한 디지털 영상물 무단 복제 대책안과,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의 민주당 상원의원인 어니스트 프리츠 홀링스(Earnest Fritz Hollings)가 제출한 법률안인 'Consumer Broadband Digital Television Act'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업계간의 논쟁을 소개하면서 현재 디지털 복제 문제를 둘러싼 미국 내 논의의 좌표를 논하고자 한다. 디지털 영상물 저작권 보호를 위한 업계간의 노력 콘텐츠를 생산하는 영화사, 텔레비전 네트워크와 가전제품 회사, PC 회사 등 테크놀로지 업계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Broadcast Protection Discussion Group(BPDG)이라는 이름의 단체에서는 디지털 TV 방송의 복제물들이 인터넷상에서 무단으로 배급되는 것을 금지시키는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하였다. 이러한 노력은 인터넷상에서 떠도는 무료 음반 파일들로 인해 음반 산업이 겪고 있는 운명을 영상 업계에서는 피해 보고자 하는 바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보고서도 TV 방송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공정 이용(fair use)과 방송 콘텐츠의 보호 정도가 어디까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기존 논의에 대해 뾰족한 해답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 BPDG는 이 제안 보고서에서 불법 복제를 막기 위한 기술적 표준안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TV 수상기 제조업자들이 소위 디모듈레이터(demodulator)라고 불리는 장치를 수상기에 부착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 장치는 디지털 신호에서 일반 아날로그 신호를 분간해 내는 장치이다. 디지털 방송 시그널이 소위 '브로드캐스트 플랙(broacast flag)'이라 불리는 워터 마크가 새겨진 채로 전송되어지고, 이렇게 전송된 디지털 시그널이 TV 수상기에 도착하게 되면 디모듈레이터 장치가 자동적으로 디지털 방송신호를 암호화(encrypt)하게 된다. 이렇게 암호화된 디지털 시그널은 다른 가정용 영상 매체들, 가령 디지털 비디어 리코더(DVR), 셋톱박스, DVD 리코더, 그리고 홈네트워킹 시스템 등에서는 녹음과 재생이 가능하지만, 인터넷상에서는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디모듈레이터에 의해서 암호화된 디지털 신호는 인터넷 파일 공유 서비스에 띄워서 대량 배포하거나, 아는 사람들에게 이메일 등으로 전송하는 것이 불가능해지게 된다. BPDG는 현재, 의회와 FCC를 접촉하여 자신들의 안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미국 상하 양원의 영향력 있는 의원들은 FCC 의장인 마이클 파월(Michael Powell)에게 브로드캐스트 플랙을 의무화하는 규정 초안을 만들 것을 촉구하여 BP DG안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News Corp.의 Fox Group 기술 분야 사장이자 BPDG의 공동 의장인 앤드류 세토스(Andrew Setos)는 "시청자들이 디지털 콘텐츠를 집 밖으로 전송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가 강제로 금지하는 수밖에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BPDG의 안이 할리우드의 영상 산업계와 PC 및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테크놀로지 산업계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조직이긴 하지만, 실제로 이들 내부에서조차 영상 산업계와 테크놀로지 산업계 간에 갈등 문제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많은 가전제품 회사들이 할리우드의 영화사들과 TV 네트워크들이 너무 완강하게 나오고 있다고 불평하면서 이번 제안 보고서에 담긴 안에 대해서도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들에 의하면, BPDG가 요구하는 대로 암호화 장치를 TV에 장착하게 되면 인터넷상에서 불법 복제품을 배포하는 것을 무력화시키는 것에는 효과적일지 몰라도 더불어 다른 제약도 따르게 되는데, 가령 DVR로 녹화한 것을 보통의 DVD 플레이어에서 재생할 수가 없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제약은 디지털 녹화 기술의 발전에 커다란 장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암호화 기술이 아무리 법적으로 강제되더라도, 그것이 바라는 만큼의 효과를 보일지는 미지수이다. 저작권과 관련된 그 동안의 역사를 살펴볼 때, 불법 복제를 막기 위해 강구된 거의 모든 장치들은 언제나 더 발달된 장치들에 위해 무용지물화되어 왔던 것이다. 디지털 영상물 저작권 보호를 위한 의회 내 노력 BPDG의 노력과는 별도로, 소위 Consumer Broadband Digital Tele- vision Act라는 법률안이 어니스트 홀링스 상원의원에 의해서 제출되었다. 원래 이 법률안은 작년 말 Security Systems Standards and Certification Act(SSSCA)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었다가 나중에 이름을 바꾼 것이다 영화, 음반, 소프트웨어에 대한 광범위한 보호책들을 담고 있는 이 법률안은 처음 소개될 때부터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부분의 대형 가전제품 회사들과 테크놀로지 회사들은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월트 디즈니사는 전폭적으로 찬성하는 쪽이다. 많은 영화사들과 TV 제작자들, 음반회사들은 강력하게 저작권을 보호하는 조항들에는 찬성하면서도 그로 인해 더욱 본격화되고 노골적으로 드러날 정부의 개입은 두려워하는 입장에 서 있다. 이 법안은 텔레커뮤니케이션 산업 전체의 변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 법안의 발의자인 홀링스와 그의 지지자들의 주된 관심은 미국 내에서 초고속 인터넷을 하루라도 빠른 시일 내에 대중화시키는 것이다. 홀링스는 좋은 화질의 영상물을 인터넷을 통해 전달하는 것이야말로 DSL, 케이블 모뎀, 그리고 디지털 TV에의 가입률을 올리는 가장 좋은 첩경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영상 디지털 산업에 속한 회사들이 마음놓고 자신들의 영상 상품을 인터넷에 올릴 수 있도록 하는 법적·기술적 보호 장치들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테크놀로지 산업에 속해 있는 업체들은 이론적으로는 홀링스의 논리에 동의하면서도 그 접근 방식에는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홀링스의 법안은 일년 동안 콘텐츠 산업, 테크놀로지 산업, 그리고 소비자 가전제품 산업이 각종 소비자 단체들과 함께 논의하여 디지털 불법 복제를 막기 위한 표준적 기술 장치를 선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런 절차를 거쳐서 표준 기술이 설정되면, 그 표준 기술은 모든 '디지털 미디어 장치'에 적용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이들이 표준 기술 합의에 실패하게 되면, FCC와 U.S. Copyright Office가 민간 기업들의 자문을 받아 기술 표준을 정하게 되어 있다. 하이테크 회사들은 이 법안에 거센 반발을 하고 있다. 이들이 벌이는 반대의 근거는 정부가 어떤 식으로건 기술적 혁신 과정을 주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홀링스 법안에 담긴 절차상 권고에 대한 테크놀로지 업체들의 가장 기본적인 불만은, 하나의 동일한 표준 기술을 모든 디지털 장치에 적용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고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표준 기술의 강제 적용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기술 발전에 자신들이 신속하게 반응하는 데에 큰 장애가 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사실상 콘텐츠 산업에서도 어느 정도 동의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어, Recording Industry Association of America의 총무인 힐러리 로젠(Hillary Rosen)도 저작권 보호를 위한 기술 장치 개발이 정부 주도로 이루어지는 것보다는 자발적인 표준(voluntary standards)으로 만들어지는 것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로젠은 "홀링스와 그의 지지자들이 온라인상 불법 복제 문제에 대해 정보통신 업계와 소비자 가전제품 회사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준 점에 대해서는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정부가 직접 개입하지 않고, 업계가 주도하는 자발적 해결책을 찾는 일을 계속해야 한다. 결국 그러한 자발적 표준안의 개발이 소비자들을 비롯해 이 문제에 결부된 모든 이들을 위한 최선의 방책을 가져다 줄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결국 앞으로 미국 내에서 디지털 방송의 저작권 보호 정책 방향은 할리우드의 콘텐츠 업계, PC 및 가전제품 업계, 의회, 정부, FCC, U.S. Copyright Office, 그리고 각종 소비자 단체들이 앞으로의 디지털 발전 가능성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떤 방식으로 논의 과정에 참여할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ㅇ참조 : Borland, J. (2002. 3. 21.). Anti-piracy bill finally sees Senate. CNET News.com. / Borland, J. (2002. 4. 2.). Anti-piracy plans for hardware fail. CNET News.com / Hu, J. (2002. 8. 7.). Hollywood sets stage for piracy battle with PC industry. CNET News.Com. / Hu, J. (2002. 6. 3.). Clamping down on digital TV free-for-all. CNET New.com ㅇ작성 : 김용찬(미국 통신원, yongchan@usc.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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