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156호] 독일, 방송 신문 대규모 인수 합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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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02.07.23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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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주역은 독일뿐 아니라 세계적인 미디어 재벌인 베르텔스만(Bertelsmann)과 슈투트가르트를 소재지로 대형 신문사와 출판사, 방송을 소유하고 있는 홀츠브링크(Holtzbrinck) 그룹, 그리고 역시 대형 신문사를 휘하에 거느린 그루너 플루스 야르(Gruner+Jahr) 등 독일의 거대 언론 재벌들이다. 독일 미디어 시장의 대대적인 재편을 간단히 요약하면, 홀츠브링크의 계열사가 그 동안 보유해 왔던 모든 방송 관련 지분을 베르텔스만에게 넘기고, 홀츠브링크는 대신 인쇄 미디어 사업에 전력한다는 것이며 방송 매각 대금으로 베를린의 신문 2개를 그루너 플루스 야르 그룹으로부터 사들이기로 한 것이다. 베르텔스만, 홀츠브링크의 방송사업 인수 우선 베르텔스만은 파산 선고를 한 키르히(Kirch) 그룹과 더불어 독일의 상업방송계를 양분하고 있는 거대 미디어 재벌이다. 산하에 최대 민영 채널인 RTL을 비롯해 RTL2, Super RTL 그리고 VOX 등 다수의 채널을 거느리고 있을 뿐 아니라 세계적인 출판사와 온라인 상거래 등에도 사업을 확장 중이다. 유럽 전체로 보면 지금까지 11개 나라에 22개 텔레비전과 18개의 라디오를 거느려 왔으며, 영국의 텔레비전 프러덕션 회사인 피어슨(Pearson), CLT/Ufa 등과 합병을 통해 2001년에 매출액이 45억 유로에 이르는 유럽 최대의 미디어 재벌이다. 베르텔스만 산하의 방송 관련 사업은 모두 RTL 그룹 산하로 포진시켜 놓았다. RTL의 본사는 독일 쾰른이다. 이런 베르텔스만이 또다시 홀츠브링크 재벌이 보유하고 있던 텔레비전 채널과 라디오 방송국 등을 사들여 키르히 그룹이 공중 분해되고 있는 독일의 민영방송 시장에 유일한 슈퍼 파워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홀츠브링크 재벌이 매각한 채널로는 베를린에 본사를 둔 24시간 뉴스 전문 채널 n-tv를 우선 꼽을 수 있다. n-tv는 칼-울리히 쿠울로가 재벌의 영향력으로부터 독립된 채 뉴스와 정보만을 전문적으로 다룬다는 취지 아래 설립한 24시간 뉴스 전문 채널이다. 그러나 경영난으로 이미 지분 일부가 미국 CNN의 본사인 타임 워너(Time Warner)에게 넘어갔으며, 또다시 지분 47.3%마저 베르텔스만 재벌 휘하의 RTL 그룹에게 양도됨으로써 경영권은 베르텔스만 재벌이 쥐게 되었다. 베르텔스만 그룹은 지난해 가을에도 n-tv에 대한 타임 워너 그룹의 지분 24.27%를 사들이기 위해 교섭을 했었으나 매각 대금으로 1억 5,000만 유로를 요구하는 바람에 협상이 결렬됐었다고 밝혔다. 베르텔스만 그룹은 n-tv의 지분 인수 뒤에도 n-tv의 보도국과 사옥은 쾰른으로 옮기지 않고 그대로 베를린에 존속시키기로 했다고 밝혔으며, 쾰른을 기반으로 한 기존의 RTL 방송 인력과 장비 등을 재편하여 새로운 배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독일은 n-tv와 더불어 키르히 그룹 산하의 n-24 등 2개의 전국적인 뉴스 전문 채널이 경쟁하고 있었는데, n-tv가 베르텔스만으로 매각되고 키르히 그룹은 파산 정리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n-tv에게 힘이 쏠리는 국면이다. 베르텔스만 재벌은 n-tv 인수와 함께 홀츠브링크사가 보유했던 뮌헨의 라디오 방송사인 Radio Gong 2000과 Antenne Niedersachsen 등 구 동독의 라디오 채널도 함께 인수했다. 베르텔스만은 이 라디오 방송의 인수 이전에도 이미 Antenne Bayern, Radio Hamburg 등을 소유하고 있었다. 이로써 베르텔스만 휘하의 RTL 그룹은 키르히 그룹이 와해된 상황 속에 독일 민영방송계의 공룡 중의 공룡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거대 재벌의 미디어 독점화 현상 우려 이처럼 베르텔스만의 방송 인수가 표면화되자 비판론자들은 일부 거대 재벌의 미디어 독점화 현상을 우려하고 나섰다. 베를린의 방송 시장을 관할하고 감시하는 미디어 감시관인 한스 헤게는 이러한 미디어의 재편을 '독일 미디어 시장의 대청소'라고 표현하면서 "다양성을 잃게 되었다."고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한스 헤게는 지금까지 뉴스전문 채널 n-tv가 상대적으로 독립적인 보도 태도를 견지해 왔지만 앞으로 그런 방침에 큰 변화가 있지 않을까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는 없다. 독일에는 1∼2개 미디어 재벌이 방송시장을 독과점하는 것을 막기 위한 '텔레비전의 반(反)집중 한도'라는 규제장치가 있는데, 그것은 한 기업이 한 미디어 시장 전체 비율의 30 %를 넘지 못하도록 상한선을 규정한 것이다. 베르텔스만은 이번에 n- tv의 인수 이후 시장 점유율이 25% 정도 되기 때문이다. 민영 미디어 재벌의 이 같은 인수에도 불구하고 아직 30%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물론 ARD와 ZDF 등 거대한 공영방송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베르텔스만은 이 밖에도 세계적인 음반회사인 BMG도 사들였기 때문에 텔레비전과 라디오, 그리고 음악 시장의 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베르텔스만 그룹의 토마스 미델호프 회장은 음악 관련 사업을 더욱 확장하는 한편, 자사가 소유한 텔레비전과 라디오에 가수와 밴드, 뮤지션들을 더 자주 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의 AOL Time Warner사와 상호협력을 증진시킬 것이라고도 말했다. AOL Time Waner는 베르텔스만이 경영권을 인수한 n-tv의 또 다른 대주주이며, 지난 6월 독일의 음악 전문 채널인 viva를 인수했었다. 그러니까 베르텔스만의 n-24 채널 인수는 AOL Time Warner과의 협력과 사업 다각화를 노린 일종의 글로벌 전략의 일환으로도 해석된다. 홀츠브링크, 인쇄 미디어 사업에 전력 계획 한편, 홀츠브링크가 휘하의 방송사 지분을 베르텔스만에 매각한 것은 물론 경영난 때문이다. 〔슈피겔〕지의 보도에 따르면 홀츠브링크의 전체 채무는 12억 3,000만 유로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것은 독일 미디어계에 심각하게 불고 있는 광고시장의 위축에서 비롯되었다. 20년 전 슈투트가르트에서 통신사와 출판사로 출발한 홀츠브링크 그룹은 현재 휘하에 독일 최고의 지성 주간신문인 〔디 차이트(Die Zeit)〕를 비롯해 최고의 경제 전문지 〔한델스블라트(Handelsblatt)〕, 베를린의 유력 일간지인 〔타게스슈피겔(Tagesspiegel)〕 그리고 세계적으로 정평이 난 출판사 로볼트(Rowohlt)를 거느렸을 뿐 아니라 n- tv와 몇 개의 라디오 방송국을 소유했던 미디어 재벌이다. 그러나 지난해에 〔타게스슈피겔〕 신문에서 840만 유로, 그리고 경제지 〔한델스블라트〕 사업으로 2,000만 유로의 적자를 기록했고, 특히 〔한델스블라트〕가 관여했던 전자 주식교환 사업과 인터넷 검색엔진인 Infoseek 같은 사업은 적자가 너무 커 아예 사업을 중단하고 감원 중이다. 이 그룹의 지난해 총적자는 4,700만 유로였다고 〔슈피겔〕은 보도했다. 이 그룹의 위기는 물론 광고시장의 위축과 지난해 미국부터 시작된 인터넷 시장의 붕괴에서 비롯된 것이기는 하지만 20년 동안 고급 미디어 그룹의 귀감으로 키워 놓았던 디이터 홀츠브링크가 물러나고 1년 전 그의 이복동생인 슈테판 홀츠브링크가 경영권을 인수받으면서부터 생긴 것이기도 하다. 그의 사업계획은 구상마다 번번이 빗나갔고, 큰 손실을 입었다. 그 위기의 해결법으로 슈테판 홀스브링크는 휘하의 방송 관련 사업을 매각하는 대신 베를린의 신문사 2개를 인수하는 뜻밖의 전략을 구사했으나 독일 미디어 안팎의 시선은 부정적이다. 왜냐하면 미래 산업이고 그래도 상대적으로 사정이 좋은 방송사업을 포기하고 하향길로 돌아섰을 뿐 아니라, 광고시장이 더욱 빈약한 신문 사업을 더욱 확장하는 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슈테판 홀스브링크 회장은 자사의 전통적인 주력 산업에 전력하기로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홀스브링크 그룹이 인수한 신문은 베를린의 〔베를리너 차이퉁(Berliner Zeitung)〕과 〔베를리너 쿠리어(Berliner Kurier)〕이다. 이들 신문은 Gruner+Jahr가 소유하고 있었다. Gruner+Jahr는 시사 주간지인 〔슈테른(Stern)〕, 여성 주간지인 〔브리기테(Brigitte)〕, 전문지 〔게오(Geo)〕 등을 거느린 함부르크의 언론 재벌이다. 홀츠브링크 그룹으로서는 그루너 플루스 야르 그룹으로부터 〔베를리너 차이퉁〕 등 2개 신문 인수대금이 1,800만 유로로, 평소의 기업가치에 비해 헐값에 가까운 점이라는 점이 군침을 돌게 했고, 또 이 그룹의 베를린의 주력 신문인 〔타게스슈피겔〕에다 〔베를리너 차이퉁〕과 〔베를리너 쿠리어〕 등 3개의 신문을 포진시킴으로써 또 다른 독일의 언론 재벌인 슈프링어(Springer)와 수도에서 신문시장의 대결을 벌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슈프링어 그룹은 독일 최대의 부수를 자랑하는 〔빌트(Bild)〕를 비롯해 전국지인 〔디 벨트(Die Welt)〕, 그리고 〔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Berliner Morgenpost)〕 등을 거느리고 있는데 〔디 벨트〕와 〔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를 합병할 계획이다. 게다가 홀츠브링크 그룹이 인수한 〔베를리너 쿠리어〕는 슈프링어 그룹의 〔빌트〕와 성격이 비슷한 타블로이트판 대중신문이기 때문에 이래저래 양 미디어 재벌간의 혈전이 불가피한 국면이다. ㅇ참조 : 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 2002. 7. 1. / Sueddeutsche Zeitung 2002. 6. 27., 7. 1. / Tagesspiegel 2002. 7. 1. / Der Spiegel 2002. 7. 1. ㅇ작성 : 손관승(독일 통신원, sonbalro@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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