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154호] 프랑스, 월드컵 축구 방송 열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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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02.06.27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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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중계 방송권 판매는 월드컵 마케팅의 노른자위 격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 독점 중계를 맡은 프랑스 텔레비전 TF1은 독점 방영권을 따내기 위해 1억 6,800만 유로를 투자하고 이에 비례한 결과를 학수고대 중이다. TF1이 지급한 이 같은 액수는 4년 전인 1998년에 비해 훨씬 높게 책정된 금액이다. FIFA와 월드컵 경기 방송 마케팅 하지만 월드컵 축구 마케팅이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번 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한일 월드컵 축구 경기 방송 마케팅은 크고 작은 잡음에 시달려 온 것이 사실이다. 대규모 사업체들이 남미 및 유럽 국가와 한국 사이의 시차로 인한 시청률 부진을 우려한 나머지 스폰서 맡기를 망설여 세계축구협회(FIFA)를 당혹하게 했는가 하면, 방송사들조차 중계권을 둘러싸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던 것이다. 2001년 불거진 자금 스캔들 이후 세계축구협회가 직접 마케팅 플랜을 떠맡았던 것도 광고주들의 불안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월드컵 축구 경기 중계권 판매를 담당하던 독일의 키르히(Kirch) 그룹이 파산해 버린 것 역시 치명타라면 치명타였다. 일 년이 채 못 되는 기간에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와중에 키르히 그룹의 해체라는 난감한 상황에 봉착한 세계축구협회는, 지난 4월 초 부랴부랴 KirchSport의 법적 독립권을 얻어냄으로써 세계 텔레비전 방영권 판매 수익으로 거둔 8억 8,000만 유로를 건질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불길한' 전조에도 불구하고 결국 5월 31일 개막식에는 내로라 하는 사업체들이 각자의 상표명을 들고 모여들었다. 세계 각국의 방송 역시 빠짐없이 자리를 채웠음은 물론이다. 모두가 세계 시청자들을 TV 수상기 앞에 운집시키며 방송, 광고를 뒤흔드는 월드컵의 위력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월드컵 축구는 절호의 광고 찬스 한 달 동안 세계 41억(누적 시청자 수) 인구가 시청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월드컵 방송의 광고 투자와 관련, WPP그룹 Prisem Europe의 회장 브라이언 그린우드(Brian Greenwood)는 "중요한 것은, 축구야말로 세계 유일의 시청률을 올릴 수 있는 스포츠라는 점이다."라며 월드컵 축구를 통해 거둘 수 있는 광고 효과를 설명한 바 있다. 그린우드 회장은, "월드컵 추구 시청자들은 그저 머릿수만 많은 시청자들이 아니라, 열렬한 관심을 갖고 각 경기를 시청하는 시청자들이다. 이는 광고주에게는 더없이 중요한 요소다."라고 덧붙이고 있다. 이번으로 3회 연속 월드컵 협찬사로 등록한 International Master Card측 역시 "월드컵 축구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수익성이 높은 마케팅 장소"라는 입장에 적극 동의하는 모습이다. 마스터 카드의 데보라 휴(Deborah Hughes)는, "월드컵의 도움 없이는 아시아에서 이처럼 많은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가 없었을 것이다."라며 월드컵 축구가 지닌 광고 기능을 예찬하고 있다. 한편, 세계축구협회 또한 월드컵 마스코트인 Spherik를 26회분의 만화 시리즈로 자체 제작해 세계 텔레비전 방송사에 판매, 포스터·인형·공식 상점·음반 등과 함께 월드컵 경기 마케팅 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이번 월드컵은 전적으로 민영방송사인 TF1에 의해 중계되고 있다. 축구연맹과 Kirch 그룹이 제안한 금액을 지불할 능력을 지닌 방송사가 TF1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월드컵 중계 포기에 대해 공영방송사인 France T l vision측은, "공영방송사 2개 채널의 연간 스포츠 방송 예산과 맞먹는 재원을 투자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중계권 포기 이유를 설명했다. TF1, 월드컵 축구 경기 상품화에 성공 프랑스 제1 민영 텔레비전 방송사인 TF1은 이번 월드컵 축구 경기를 방송 상품으로 탈바꿈한 대표적 경우라 할 수 있다. 2002년과 2006년 월드컵의 독점 중계 방영권 구매를 위해 1억 6,800만 유로를 쏟아부은 TF1은 월드컵 축구를 '대단위 광고 행사'로 판매함으로써 전례 없는 수익을 거두고 있다. TF1은 월드컵 기간을 위해 특별히 편성한 일일 프로그램 〔모두 하나되어(Tous ensemble)〕를 통해 후지, 아디다스, 부이그 텔레콤, 펩시 등 4개사와 스폰서 계약을 맺고 있다. 〔모두 하나되어〕에 참여하는 이들 스폰서 기업들은 프로그램 방영 직전 삽입되는 협찬사 자막을 명목으로 각기 170만 유로를 TF1에 지불하였다. 이 밖에도, TF1은 각 경기 중계 스폰서로 JVC, Petrole Hahn(샴푸회사), Orangina(음료 회사)를 선정, 각각 270만 유로씩 협찬받고 있다. 경기 전후반 사이에 삽입되는 30초 길이의 광고 방영권 또한 채널의 수익을 크게 증폭시키고 있음은 물론이다. TF1에 의하면, 가장 인기 없는 경기에 삽입될 30초짜리 광고의 가격은 5,000유로에 판매되었으며, 결승전 중계 광고 방영의 경우는, 30초 길이 광고를 기준으로 22만 2,000유로(프랑스팀이 결승전에 올라간 경우)와 10만 유로로 책정되고 있다. 〔모두 하나되어〕는 월드컵 특집으로 기획된 월드컵 축구 쇼 프로그램이다. 프랑스 시간으로 오전과 낮 시간에 벌어진 경기를 생중계한 TF1이 하루를 마감하는 의미에서 편성하는 이 프로그램은 매일 오후 6시 45분부터 1시간 동안 방영된다. 열성 축구팬은 물론, 일반 대중들도 부담없이 시청할 수 있는 월드컵 프로그램을 제작한다는 의미에서 기획된 〔모두 하나되어〕는 하루 동안의 중계 필름을 토대로 그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를 다시 보고 전문가, 현지(한국, 일본) 축구임원, 연예인들과 함께 이를 코멘트하며 월드컵 소식을 즐기는 오락 프로그램이다. TF1과 직접 스폰서 체결에 성공하지 못한 기업들 역시 나름대로 월드컵을 광고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디다스에 우선권을 빼앗긴 나이키의 경우는 전속 축구 스타들을 동원한 광고 스폿으로 시청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축구 스타들이 대거 등장하는 나이키의 광고 스폿은 편당 1,460만 달러가 투자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축구 선수 광고 홍수에 대해 CSA-Le Parisien이 공동 조사한 바에 의하면, 51%의 프랑스인들이 "방송과 광고가 프랑스팀의 승리를 방해하는 제일 큰 원인"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TF1의 국수적 월드컵 한일전 보도 태도 논란 프랑스 공영 텔레비전 France 5의 〔정지 화면(Arret sur Image)〕은 프랑스 텔레비전에서 방송된 프로그램을 심층 분석하는 프로그램이다. 시청자들이 피동적 자세로 받아들인 방송 내용을 제작의 이면과 함께 분석하는 〔정지 화면〕은, 6월 두 번째 프로그램 주제로 TF1의 한일 월드컵 경기 중계를 다루었다. 월드컵 축구 경기를 독점 방송하고 있는 민영 채널의 '월드컵 방송'을 분석한 이 자리에서는 TF1의 편파적이고도 비전문적인 태도가 지적되었다. 경기 중계를 맡은 TF1의 인기 스포츠 캐스터 티에리 롤랑(Thierry Roland)의 지나치게 대중적인 언사야 그렇다 치더라도, 프랑스팀만을 옹호하는 투의 방송 태도는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가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TF1은 프랑스팀이 세네갈에게 패한 요인을 "지단(Zidane)이 없어서"와 "운이 따르지 않아서"로 분석하는가 하면, 우루과이와 무승부 시합에 대해서는 "우루과이는 아주 악질 팀"이라는 멘트와 함께 프랑스 공격수를 퇴장시킨 주심의 자질을 혹독하게 비난한 바 있다. "멕시코 주심이 프랑스보다는 우루과이와 가까운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냐"는 비아냥에 이어, 스튜디오에 초대된 축구인, 현지 프랑스 대표팀 감독, 심지어는 축구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연예인들에게 "주심의 판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유도적인 질문을 던지며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오기를 기다린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정지 화면〕의 참석자들은 "월드컵 축구 같은 스포츠 경기를 중계할 때는 누구나 애국자가 되게 마련"이라며, "하지만 중계 도중에 무심결에 튀어나오는 발언이 아니라 원고로 써서 준비한 경기 분석 내용에 악질 따위의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모두 하나되어〕의 경기 분석 자세에 대해서는, "상대팀의 전력이나 경기 내용에 대한 비난을 그 나라 전체로 돌리는 처사는 방송이 지향해야 하는 태도"라는 신랄한 비판이 따랐다. 월드컵 축구 경기는 스포츠 축제뿐 아니라 방송 축제이기도 하다. 방송이 없었다면 모두가 격찬한 환상적인 개막식도 기껏해야 몇십만 관중의 즐거움에 그쳐 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방송은,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지는 축구 경기의 감동을 산들바람의 움직임까지 잡아내는 '현미경' 카메라 기술로 프랑스인들의 안방에 전해 주고 있다. 집에서 텔레비전을 통해 경기를 접하는 시청자들은 스포츠 캐스터나 기타 방송인들이 무심코 흘리는 말을 진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사회자의 말 한 마디로 우루과이는 폭력적인 나라가 될 수도 있고, 멕시코는 (축구 경기에) 무식한 나라가 될 수도 있다. 방송의 힘이란 그렇게 큰 것이다. 월드컵 축구가 한 나라에 대한 편견이나 국민적 감정 싸움을 키우는 계기가 아닌, 진정한 스포츠의 장이 되기 위해서는 애국심과 국수주의를 판단할 줄 아는 공정한 방송의 역할이 요구된다. ㅇ참조 : Le Monde 5. 25., 5. 31. / Arret sur Image 6. 9. ㅇ작성 : 오소영(프랑스 통신원, soyouoh@a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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