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159호] 프랑스 신임 내각, 텔레비전의 교육적 기능 높이 평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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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02.09.06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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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현대 철학의 대표적 인물의 하나로 꼽히는 뤽 페리 교육부 장관은 얼마 전 유명 일간지 〔르몽드(Le Monde)〕의 지면을 통해 "텔레비전은 우리에게 진일보할 기반을 마련해 준다."고 밝힌 바 있다. 텔레비전의 교육적 역할에 대해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는 페리 장관의 태도는, 텔레비전을 경시하거나 배척하는 프랑스 일반 지식인들의 성향과는 변별되는 것이어서 더욱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페리 장관은 교육 분야에 있어서 텔레비전의 역할을 '심지에 불을 당기는 불꽃의 역할'로 규정하고 있다. 대중에게 알고자 하는 욕망, 지식을 심화하고자 하는 욕구를 제공하는 것이 텔레비전이라는 대중 매체가 수행하여야 할 교육적 의미라는 것이다. 결국, 텔레비전은 그 자체로서 완전한 교육 매체이기보다는 기존의 교육 매체와 상호보족적으로 기능하는, '교육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매체'라는 것이다. "텔레비전의 역할은 대학의 강의를 대신하거나 책을 대체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텔레비전은 스펙터클, 즉 구경거리이다. 요는, 세간의 인식과는 달리 구경거리가 반드시 비지성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구경거리를 본 시청자가 이를 기화로 책을 통해 지식을 넓히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그것으로 텔레비전은 그 교육적 역할을 다한 셈이다."는 것이 교육부 장관의 설명이다. 텔레비전의 교육적 역할에 대해 페리 장관은 '걸프전 방송'을 그 예로 들었다. 많은 방송학자들이 '시민 의식을 말아먹은 방송'으로 평가한 걸프전 방송에 대해 페리 장관은, "걸프전 방송이 대중을 바보로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반대로, 많은 사람들이 백과사전이나 교과서를 펼치고 이라크나 중동의 역사를 읽어볼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한다."고 그의 견해를 밝혔다. 페리 장관은 텔레비전이 '유고전'에 대해 떠들지 않았더라면 누가 발칸 반도의 사정에 대해 그만한 지식을 쌓을 수 있었겠느냐고 덧붙였다. 21세기가 영상 사회라 할지라도, 텔레비전을 매체로 한 교육 방법이 책을 통한 지식 습득을 대신할 수는 없으며, 특히, 교사들을 통해 이루어지는 학교 교육을 대신할 수는 더욱 없다. 더욱이 텔레비전은 오락 매체이자 문화 매체이지 교육 매체가 아니므로 전통적 지식 습득 방식을 대체하는 것이 그 본연의 역할이 아니다. 단,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배움에 대한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는 있다. 페리 장관은 그 대표적 예로, 지금은 사라진 프로그램 〔세기의 전진(La Marche du si cle)〕을 언급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프로그램 시청 도중 이루어지는 교육적 효과가 아니라 그 다음, 즉 시청 후에 이루어지는 파급 효과"라고 텔레비전의 교육적 효과를 해석한 페리 장관은, "따라서, 텔레비전의 교육적 효과는 학교 교육의 의미에서뿐 아니라 가정 교육의 의미에서 해석되어야 한다."고 평생 교육의 장으로서 텔레비전의 교육적 역할을 강조한다. 평생 교육의 장으로서 텔레비전의 교육적 역할 강조 한편, 구체적 교육 프로그램과 관련, 교육부 장관은 텔레비전 방송이 일선 교육자들의 교육 프로그램에 보다 근접한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보이고 있다. 〔돈 주앙(Don Juan)〕같이 제대로 만들어진 텔레비전용 영화는 학교에서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교양 채널 France 5의 몇몇 프로그램과 유료 채널 중 '역사(Histoire)'에서 방영하는 프로그램들은 교육 현장에서 환영받는 자료들이다. 마지막으로, 페리 장관은 문화 커뮤니케이션부와 공동으로 '매체 해석 교육'을 실시할 것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매체 해석'을 전공한 교사가 없다는 점으로 보아 이를 정규 교육 과정으로 삽입하기까지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 교양 수준에서 매체의 의미를 가르칠 만한 소양을 갖춘 교사들은 많지만, 국어 교사나 역사 교사에게 매체 해석을 가르치라고 하는 것은 선생이나 학생 모두를 우롱하는 처사에 다름없기 때문이다. 자신은 "안티-텔레비전 지성인 축에 속하지 못한다."고 농을 하는 페리 장관은 "심야 시간의 프로그램 가운데에는 흥미로운 것들이 참 많다."고 이야기한다. 공영 텔레비전의 의미를 묻는 기자에게 공영 텔레비전도 재미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한 페리 장관은, "공영 서비스의 의무란 미세한 그물망을 던져 가장 커다란 고기를 잡는 어부의 일과도 같은 것"이라는 장 피에르 코테(Jean-Pierre Cottet) 사장의 정의를 인용했다. 현재 공영 텔레비전 채널 France 5의 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코테와 함께 철학 프로그램 기획 및 제작에 참여하기도 한 페리 장관은 "고급으로 일컬어지는 문화에까지 방송 대상을 넓히되 대중과의 연결 고리를 놓치지 않는 것"이라고 코테 사장의 정의를 풀이했다. 텔레비전의 교육적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교육부 장관은 영상 매체와 인쇄 매체를 두고 벌어지는 논란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영상은 일시적이고 감각적인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반면 글은 사변적인 논리를 지닌 지성인의 문화라는 견해나, 영상 매체의 경우 영상 뒤에 감춰진 논리를 꿰뚫기가 어렵다는 프랑스 매체론 학파의 주장이 꼭 옳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페리 장관은 〔르몽드〕와의 인터뷰를 마치며, 그의 의견은 "어디까지나 교육부 장관으로서의 소견일 뿐"이며, 구체적 정책 결정은 문화 커뮤니케이션부 소관임을 강조하였다. 뤽 페리 교육부 장관이 텔레비전 방송의 교육적 의미를 분석했다면 아이야공 문화 커뮤니케이션부 장관은 방송 정책의 구체적 단안 결정을 위해 두 지침을 시달한 바 있다. 아이야공 장관이 그의 취임 후 첫 사업으로 구상한 두 계획안은, 블랑딘 크리겔(Blandine Kriegel)에게 위임된 '텔레비전 방송에 드러난 폭력 평가 보고서'와 카트린 클레망(Catherine Cl ment)에게 위임된 '공영방송의 문화 프로그램 편성 의무 보고서'를 시발점으로 하고 있다. 문화 커뮤니케이션부 장관이 '폭력성'을 주제로 한 특별 보고서를 주문한 이유는 날로 늘어가는 사회 범죄를 의식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야공 장관은, "폭력 감소는 공영·사영 텔레비전 모두가 준수해야 하는 의무"라고 강조함으로써, 방송에서의 접할 수 있는 간접적 폭력을 대폭 줄이고자 하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이에, 크리겔 보고서는 지상파 방송은 물론, 위성과 케이블 등, 유료 텔레비전을 비롯하여 공영 텔레비전과 사영 텔레비전 모두를 대상으로 텔레비전 방송에 난무하는 폭력성을 평가할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밖에도, 크리겔 보고서는 현재 프랑스 텔레비전 방송계에서 방영하는 폭력성의 정도를 질적·양적으로 평가하고 폭력성이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한편, 이에 따른 대책을 제언할 임무를 부여받은 바 있다. 문화 커뮤니케이션부는, 크리겔 보고서를 바탕으로 방송에서 나타나는 폭력적 프로그램, 폭력 장면을 규제할 구체적 대책을 강구하고 이를 위한 새로운 법적 기틀을 마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 프로그램 공급 활성화 아이야공 장관은 신임 내각 출범 당시, 공영방송의 기본 의무의 하나를 '문화 보급'으로 정의하고 "현재 공영 텔레비전 방송은 문화 보급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문화부 장관이 카트린 클레망에게 부과한 '문화 프로그램 편성 의무 보고서'는 바로 이 점을 시정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클레망 보고서는 프랑스 대중으로 하여금 프랑스와 유럽뿐 아니라 세계를 무대로 한 문화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할 만한 프로그램의 공급을 목적으로 기안된 것이다. 공영방송의 문화 프로그램은 지난 몇 해 동안, 시청률, 광고 수익, 예산 등을 이유로 조금씩 감소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공영방송의 문화 프로그램 공급 활성화를 기대하는 정계, 방송계, 문화계 및 예술계 인사들이 이번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문화 프로그램 복구'를 강력히 요구했었다. 클레망 보고서는 대선 공약의 일부로 포함됐던 '공영방송의 의무 강화'를 위한 첫 걸음인 셈이다. 클레망 보고서는 기존 문화 프로그램의 양·질·편성 시간대를 분석함으로써, 보다 폭넓은 대중에게 보다 다양한 문화를 소개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할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클레망 보고서가 구상하고 있는 문화 프로그램의 소재는, 서적, 사회 토론, 영화, 다큐멘터리, 문화유산, 건축, 미술 등이다. 클레망 보고서는 올해 말까지 완성될 예정이다. ㅇ참조 : Le Monde 2002. 8. 9. / La Lettre d'information(문화 커뮤니케이션부) 7월호 ㅇ작성 : 오소영(프랑스 통신원, soyouoh@a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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