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158호] 영국, 불황 타개책으로 다양한 프로그램 제작 전략 시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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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02.08.29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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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주의 직접참여 방식 광고 경기의 침체는 광고주나 방송제작자 모두에게 각자 새로운 대안을 모색토록 하고 있다. 광고주 입장은 적은 돈으로 더 큰 광고효과를 원하고, 방송제작자는 어떻게 제작비를 동원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또 인색해진 광고주들의 돈을 어떻게 끌어낼 것인가가 관건이다. 양자간의 의도를 충족시켜 주면서 영국 방송계에 새로운 프로그램 제작 행태로 급속히 떠오르고 있는 방법이 AFPs(Advertiser-funded programmes), 즉 광고주의 직접투자 방식이다. AFPs는 광고주가 프로그램 제작의 새로운 재원 형태로 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광고주가 프로그램의 스폰서로 제작을 지원하는 것과는 상당히 다르다. 무엇보다 광고주가 프로그램 제작의 예산결정과 집행에 직접 참여한다. 현재 많은 독립제작사들이 이런 방식의 제작 행태를 놓고 나중에 프로그램을 매입할 방송사측과 협의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방송사 입장에서 볼 때 AFPs는 우선 프로그램 제작의 활성화를 가져다 준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프로그램 홍보 측면에서 의외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즉, 광고주들의 매장이나 상품포장 등을 통해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광고주들의 입장에서는 보다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다. TV Corporation의 제작국장인 패트릭 쉐리프(Patrick Sherriff)는 특히 제품의 브랜드를 중요시하는 광고주의 경우 프로그램의 성격과 제품간의 궁합에 관심을 갖고 있음에 주목했다. 즉, 단순히 프로그램에 자사 제품을 보여주는 정도가 아니라 프로그램의 장르나 성격, 질 등이 제품의 특성 및 자사의 브랜드와 어떻게 어울리는가를 제대로 점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광고와는 또 다른 효과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광고주들은 또 AFPs를 통해 가격이 비싸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프로그램이나 인기 연예인을 자사 광고에 끌어들이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여기다 AFPs를 매개로 자사 홍보효과가 높은 프로그램들을 계속 방송되도록 할 수도 있다. 직접광고가 아니라 프로그램 내용 속에 자사 홍보내용을 녹여내기 때문에 보다 긍정적인 홍보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AFPs로 제작된 프로그램을 오프라인 홍보로 연결시킬 수도 있으며, 프로그램의 판권까지 공유할 수도 있어 프로그램의 추가판매로 얻어지는 수익까지 노릴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을 등에 업고 현재 Procter & Gamble, Unilever, Mars 등은 AFPs 방식의 프로그램 제작에 적극적으로 달라붙고 있다. 물론 문제는 있다. 재원을 출자한 광고주가 제작 과정에 지나치게 깊이 개입해 내용까지 간섭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AFPs를 생각 중인 많은 제작사들이 고민하는 것은 프로그램 제작의 독립성과 광고주들이 들고 들어오는 돈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타협하는가 하는 점이다. 양자간의 신뢰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기다 방송사들 입장에서도 고민이 있다. 광고주들이 프로그램 제작에 돈을 들임으로써 제작사측의 재원 곤란은 해결된다고 하지만 광고를 유치해야 하는 방송사측에서 볼 때는 광고 자체가 줄어들 수 있도 있기 때문이다. 방송사들은 이 때문에 AFPs에 대해 조심스러운 처지다. 그렇다고 광고부진으로 재정난에 처한 방송사들이 이처럼 프로그램 제작을 용이하게 해주는 새로운 방식을 무작정 마다할 수도 없는 것 역시 사실이다. 방송전문지 〔Broadcast〕도 제작자나 방송사 양쪽 모두에게 AFPs는 새로운 재원조달 방식이라는 점에서 윈-윈게임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Inside Broadcast는 AFPs 방식의 프로그램 제작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독립제작사의 하나. 이 회사의 사장인 앤드류 맥콜(Andrew McCall)은 "AFPs 방식에 대해 제작사뿐 아니라 방송사들도 문을 열어 놓고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TV Corpora- tion의 제작국장인 패트릭 쉐리프도 "방송사들이 자기들의 광고유치 때문에 AFPs를 거부하기에는 현재의 프로그램 제작시장의 여건이 너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저예산 프로그램 전략 또 다른 전략은 저예산 프로그램 제작이다. 최근 방송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대표적인 저예산 프로그램은 Channel 5의 12부작 다큐멘터리 〔Kings and Queens〕. 80만 파운드라는 적은 돈으로 만들었지만 화면에서 전혀 문제점을 찾아볼 수 없다. 제작사인 3BM은 비슷한 내용의 BBC 다큐멘터리 〔A History of Britain〕에 비해 반 정도에도 못 미치는 돈을 들였다. 보통 30분짜리 다큐멘터리 한 편당 제작비는 1만 2,000파운드 정도인데 저예산 다큐멘터리의 경우 5,000파운드 선에서 가능하다는 것이 제작사측의 계산이다. 〔Broadcast〕 최근호는 적은 돈으로 질을 훼손하지 않는 저예산 제작의 비결이 뭔가를 분석했다. 관건은 장비대여비용 절감, 제작 인력의 최소화, 철저한 일정관리 등이다. 여기다 프로그램의 장르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제작자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fly-on-the-wall' 방식의 다큐멘터리는 저예산 프로그램의 대표적인 장르다. 출연해야 하는 배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제작진도 최소 규모로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키워드는 제작진의 다기능화다. 'fly-on-the-wall' 방식의 다큐멘터리 〔Born to Fight〕를 제작한 쉘리 로렌스(Shelley Lawrence〕는 혼자서 제작, 감독, 카메라맨, 음향, 녹음을 다 처리했다. 앞서 예를 든 〔Kings and Queens〕 역시 제작자인 마리온 밀레(Marion Milne)가 카메라 촬영까지 담당했다. 스튜디오 제작 중심의 드라마는 비용절감이 가장 힘든 장르로 꼽힌다. 절대적으로 필요한 인력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도 한 가지 원칙만 충실하면 얼마든지 제작비를 줄일 수 있다고 〔Broadcast〕는 설명하고 있다. 즉, 탁월한 제작책임자를 고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제작 스태프들을 충원하는 것은 물론 제작일정을 체계적으로 계획하고 또 관리하는 것, 그리고 비용지출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 등이 모두 제작책임자의 손에 달려 있다. Endemol UK Production의 제작본부장인 클레어 맥간(Clare McGann)은 "유능한 제작책임자는 숙련된 제작 스태프를 알아볼 수 있고 스태프들도 제작책임자의 지시를 신뢰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려면 제작책임자는 어떤 상황에서 크레인 카메라를 사용하고 또 스테디캠은 언제 투입해야 할 것인지, 어떤 종류의 카메라를 동원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결정하는 등 제작 전반에 걸친 비용투입요소에 대해 완벽한 이해와 전술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또 카메라, 조명, 편집기 등 필요한 장비대여료가 가장 싼 시기가 언제인가 하는 것처럼 제작환경과 관련된 외부적인 조건들에 대한 정보와 지식 역시 필수적이다. 그러나 유능한 제작책임자의 가장 큰 조건은 조사, 촬영, 편집 등 제작 전반에 필요한 시간을 가능한 단축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Kings and Queens〕의 경우 12부작을 제작하는 데 4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올해 1월에 조사에 들어가 3월에 촬영을 시작하고 4월 말에 편집에 착수했다. 한달에 3편의 에피소드를 만든 셈이다. 반면, BBC의 〔A History of Britain〕은 한 시간짜리 에피소드 한 편을 만드는 데 5개월이 걸렸다. BBC의 다큐멘터리 제작국장인 로렌스 리스(Laurence Rees)는 "우선 작가가 충분한 시간을 요구했고, 그걸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대스타와 일을 하게 되면 제작진들은 일정 맞추기가 힘들어 피곤하게 된다는 것이다. 독립제작사들의 모임인 Producers' Alliance Pact의 존 맥베이(John McVay) 회장은 "저예산 제작 방식은 영국의 프로그램 시장 개방확대에 비춰볼 때 앞으로 점점 더 중요하게 다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틈새채널이 많아지면서 저예산의 창의적인 프로그램들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저예산 제작이 결국 제작진의 노동 강도와 연결된다는 부작용을 낳게 된다는 문제는 해결과제로 남는다. 공격적 제작 전략 중소독립제작사들이 저예산 프로그램으로 활로를 모색하는 반면 ITV와 같은 메이저 방송들은 점점 더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포맷을 동원하려 하고 있다. 즉, 일단 성공한 프로그램의 포맷과 성격을 철저히 따른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공전의 히트를 친 〔Big Brother〕와 같은 리얼리티 게임쇼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승부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언론과 시청자 단체들로부터 오락과 인격모독의 경계를 넘나드는 위험을 지적받고 있지만 시청률을 담보해 준다는 매력 때문에 매달릴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ITV는 최근 〔Big Brother〕와 같은 내용의 새로운 게임쇼 〔The Intervention〕의 제작을 발표했다. 이는 출연자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도록 만들어 놓고 나중에 치료를 받을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토록 한다는 포맷을 갖고 있다. ITV는 이 밖에 〔Mum's the Word〕라는 프로그램도 구상 중인데, 이는 편모슬하의 자녀들이 엄마에게 파트너를 구해 준다는 설정을 갖고 있다. 물론 아동단체에서는 어린이 학대라며 극력 반대하고 있다. 최근 BBC는 ITV 출범 이후 50여 년 만에 최고의 성과를 냈다는 내용의 연례보고서를 내놓았다. 지난해 라디오 2가 최고 청취 채널로 올라섰고, BBC1은 ITV의 점유율 25.7%를 누른 26.5%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전성기를 구가했다. BBC는 이를 이어가기 위해 집단창작제라는 미국식 집필전략을 보다 적극적으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BBC의 성과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전문가들의 하나같은 지적은 드라마와 같은 오락 프로그램의 성과라는 분석이 바닥에 깔려 있다. 당연히 앞으로도 드라마의 우위 유지가 가장 급선무다. 이를 위해 BBC가 택한 방법은 경찰 드라마인 〔Merseybeat〕에서 가능성이 입증된 집단창작 시스템이다. 이는 한 명의 작가에 의존하지 않고 팀으로 구성된 다수의 작가가 집필하는 시스템으로서 무엇보다 프로그램의 수명을 가능한 길게 끌고 갈 수 있다는 점이 최대의 장점으로 꼽힌다. BBC는 미국 방송사들이 이런 집단창작제를 통해 끊임없이 에피소드를 이어나감으로써 해외 시장을 석권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즉, 한 명의 작가가 생산해 낼 수 있는 작품의 양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수명의 작가로 구성된 팀은 훨씬 많은 작품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드라마들이 60분짜리 6회 정도로 막을 내리지만 충분히 20여 회 이상을 끌고 갈 수 있는 내용과 포맷들이라는 점에서 집단창작제는 큰 매력을 갖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ㅇ참조 : Broadcast 2002. 7. 19., 7. 26., 8. 2. ㅇ작성 : 김사승(영국 통신원, s.kim1@ntl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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