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100호] 미국, 네트워크와 계열국의 관계 악화 일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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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02.10.11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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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지상파 텔레비전 업계에서 4대 네트워크와 계열국의 관계가 서먹해지고 있다. 프로그램 제작비의 분담과 방송국의 소유 제한을 둘러싸고 네트워크가 근본적인 개혁안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 혁신에 따른 미디어의 산업 구조가 크게 변하고 있는 가운데 반세기의 역사를 지닌 네트워크 제도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미국의 민간 방송은 1940년대에 방송을 시작한 NBC, CBS, ABC와 1986년에 참여한 FOX를 축으로 발전해 왔다. 네트워크는 계열국에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계열국은 자체 제작한 지역 뉴스와 개별적으로 구입한 드라마를 보태서 방송한다. 대도시권에는 네트워크가 직영하는 방송국도 있지만, 대부분의 계열국은 네트워크와는 자본 관계가 없는 방송회사가 경영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복수의 방송국을 거느리며, 경영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방송국별로 다른 네트워크와 계약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59개의 방송국을 운영하고 있는 Sinclair Broadcasting Group의 경우, 4대 네트워크 모두의 계열국을 가지고 있다(신흥 WB, UPN의 계열국 외에 어떤 네트워크에도 가맹하지 않은 독립 방송국도 있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네트워크에 대한 계열국의 발언권이 강하다. 그렇지만, 네트워크는 1998년부터 계열국에 대해 점차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프로 미식축구 NFL의 방송권을 연 약 5억 달러에 획득한 CBS는 계열에 속해 있는 약 200개의 방송국에 대해 분담금을 요구했다. NFL처럼 높은 시청률이 확실한 프로그램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계열국은 1998년 5월 추정 약 5,000만 달러를 네트워크에 지불한다는 데에 마지못해 합의했다. FOX도 계열국이 판매하고 있는 프라임타임의 광고시간대 20%를 네트워크에 인도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인기 프로그램의 방송권료와 제작비가 급등하여 FOX의 경영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계열국은 호경기를 맞고 있어 FOX 텔레비전 네트워크의 래리 제이콥슨 사장은 "네트워크와 계열국의 이익 격차가 커지고 있어 시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며, 격렬한 교섭을 거친 끝에 1999년 5월 계열국이 FOX에 연 6,000만 달러를 지불하는 것으로 타협이 이루어졌다. ABC도 1999년 6월, 계열국으로부터 연 4,500만 달러를 받는다는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켰다. 게다가 케이블TV 대상으로 소우프 오페라 채널을 만들어, 네트워크의 멜로 드라마를 계열국이 방송한 직후에 재방송한다든지, 프라임타임의 오락 프로그램의 4분의 1을 다른 디즈니 산하의 전문 채널을 통해 방송한다는 점도 인정받았다. 기타 프로그램의 재이용에 대해서는 계열국의 독점 방송권을 존중하는 등의 조건이 달려 있지만, 프로그램을 다원적으로 이용(multi-use)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다. 한편, NBC는 계열국에 대해 네트워크 프로그램을 방송하기 위해 계열국에 매년 합계 2억 달러를 지불하고 있는 보증료를 전면 폐기할 것을 제안했다. 로버트 라이트 사장은 동의하지 않는 계열국과는 계약을 파기하고, 그 지역의 케이블TV 방송국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강경 수단도 마다하지 않을 방침이다. 게다가 계열국도 네트워크 프로그램의 방송 중지나 신흥 네트워크로 이적 등을 무기로 삼아 반대하고 있어 언제 합의될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 최근 4대 네트워크는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기 위해, 시청 가능 가구가 전 미국의 35%를 넘는 방송국의 소유를 금지하는 규제를 철폐해 줄 것을 요구해 왔다. 이에 대해 계열국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전미방송인협회(NAB)는 규제 유지를 결의하자, 화가 난 FOX가 1999년 6월에 탈퇴하는 사태로까지 발전했다. 이러한 네트워크 움직임의 이면에는 케이블TV와 위성 방송, 인테넷 등의 추격으로 지상파 시청률이 계속 저하하는 속에서 사업 전체를 재구축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자리하고 있다. 이제 막 시작한 디지털 방송을 둘러싸고도 고해상도 텔레비전의 프로그램 공급 문제 등으로 네트워크와 계열국이 대립하는 장면이 눈에 띄는 등 양자의 관계는 앞으로도 계속 평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GALAC 200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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