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100호] 2002년 월드컵 축구 중계권의 향방 : 일본 사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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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02.10.11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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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7일, 일본 도쿄에서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이하 2002 월드컵) 지역 예선 조 추첨이 실시됐다. 한국과 일본이 공동 개최하 는 2002 월드컵이 공식적으로 첫 발을 내딛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특히 일본은 올림픽을 세 차례나 유치해 본 경험을 살려 세계에서 가 장 인기있는 스포츠 이벤트라는 2002 월드컵 조 추첨 행사를 성대하 게 준비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조 추첨 행사는 TV로 중계되지 못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마케팅을 총괄하는 ISL Worldwide가 전 례 없이 행사 중계료를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과연 2002 월드컵을 안 방에서 편안하게 시청할 수 있을지, 예전에는 너무나 당연했던 사실 이 이제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ISL의 엄청난 중계권료 요구에 방송사 컨소시엄으로 맞서고 있 는 일본 사태의 본질은 당연하게도 TV 중계권료이다. FIFA에게 거액을 주 고 월드컵 TV 중계권을 획득한 ISL은 2002년과 2006년 월드컵 중계권 을 540억 엔에 사라고 일본측에 요구했다. 이는 1998 프랑스 월드컵때 의 중계권료로 일본이 지불한 5억 5,000만 엔의 100배에 이르는 금액 이다. 이후 ISL측은 2002년 대회 중계권료만 별도로 협상하자며 260 억 엔을 수정 제의했지만 이 역시 지난 대회 중계권료의 40배에 달하 는 거액이다. 이처럼 터무니없을 정도의 거액을 요구받은 일본의 방송사들은 지 난 4월 Japan Consortium이라고 명명된 방송사 연합체를 출범시켰다. 공영 방송사인 NHK와 5개의 상업 방송사 그리고 200여 개의 지역 방송 사들로 구성된 이 컨소시엄은 ISL와의 TV 중계권료 협상에서 집단 대 응키로 결의했다. 이에 대해 [The Times] 같은 일부 서방 언론들은 통 상적인 협정이라기보다는 암흑가의 계율과 유사하다고 비난하고 있 다. 실제로 컨소시엄 회원사들의 개별 행동은 엄격히 통제되며, 다른 회원사들의 동의가 있어야만 그리고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어야만 탈 퇴가 가능하다. 따라서 ISL은 이 컨소시엄이 명백한 카르텔이기 때문 에 더 이상 협상을 진척시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컨소시엄의 간사를 맡고 있는 BS Nippon Com- pany의 세이지 우루시도(Seiji Urushido) 전무이사는 다음과 같이 반 론했다. "우리의 컨소시엄 형태가 미국에서는 생각할 수도 없다는 것 을 잘 알고 있다. 미국의 세 상업 방송사들이 올림픽 중계권을 따내 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결과 NBC가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급했 고, 이는 전세계적인 스포츠 중계권료 상승을 초래했다. 경제적인 측 면에서 일본은 그만한 돈을 지급할 수 있을 만큼 부유하지 못하다." 세계 굴지의 광고대행사 덴쯔의 역할 놓고 의견 분분 이처럼 정체 상태에 빠진 일본의 방송사 컨소시엄과 ISL의 TV 중계 권료 협상 과정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으니, 그것이 바로 덴쯔이다. 일본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광고대행사 덴쯔 의 한 간부는 지난 몇 달 동안 자신들이 Japan Consortium의 에이전트 로서 활동해 왔고, 협상을 통해 중계권료를 낮추는 데 성공했다고 주 장했다. 그러나 일본 방송사의 임원들 대다수는 협상 과정에 덴쯔가 참여하게 되면 심각한 이해 관계의 충돌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 다. 덴쯔측에서도 시인했다시피, 덴쯔는 ISL의 주식 10%를 소유하고 있 는 것이다. 현대 일본 사회를 날카롭게 파헤친 네덜란드 저널리스트 카렐 반 볼퍼렌(Karen van Wolferen)의 《일본 힘의 수수께끼(The Enigma of Japanese Power)》에 따르면, 덴쯔는 일본 TV 광고의 3분 의 1을 장악하고 있고 프라임타임의 광고 판매에 있어서는 사실상 독 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다고 한다. 반 볼퍼렌은 일본의 상업 방송사 에게 덴쯔가 행사하는 영향력은 "전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 만 큼 막강하다."라고 적고 있다. ISL과 일본 컨소시엄 모두 덴쯔의 에이전트 역할을 공식적으로 부 인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덴쯔는 중계권 협상 과정에서 자신이 핵심 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덴쯔의 중역 하루유키 타카하시는 "우리는 컨소시엄과 ISL 모두와 거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양쪽 모두의 지지를 필요로 한 다. 덴쯔의 이러한 양면성 때문에 상황이 매우 복잡하게 보일 수 있 다."고 말했다. 그런데 최근에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사건이 발생했다. 덴쯔 가 ISL과 비밀리에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해 덴쯔측은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일부 방송사 간부들은 이참에 중계 권 협상 과정이 국제적인 관례에 따라 공개리에 경쟁을 통해 이루어져 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컨소시엄의 위력 앞에서 그 목소리는 사 그라들 수밖에 없다. 지난 12월 4일, 도쿄에서 있은 한 인터뷰에서 FIFA 회장인 조셉 블 래터(Joseph S. Blatter)는 일본의 카르텔과 유사한 방송사협의체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축구 중계권료가 크게 상승한 것은 사실이지 만,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고 있고,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사 수 가 급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볼 때, 나름대로 합리적인 상승폭이라 고 주장했다. 반면, BS Nippon의 우루시도 전무는 회원사들 사이에 과 도한 압력이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을 일축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 다. "일반적으로 카르텔이라 함은 가격을 높이 유지하여 소비자들에 게 피해를 주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하는 행동은 정반대의 목 적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결코 카르텔이 아니다. 카르텔이라는 용어 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현 상황을 오도하게 될 뿐이다." 일본 방송사들과 ISL의 샅바싸움이 장기화되면서 2002 월드컵 중계 방송의 또 다른 핵심 결정사항인 주간방송사(HB) 선정 문제도 해결되 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 월드컵 중계권료로 15억 원을 지불한 바 있 는 한국의 방송사들 역시 일본의 중계권료 협상 과정을 지켜보며 긴장 하고 있다. ㅇ 참조 : http://www.nytimes.com/library/sports/soccer/
120799soc-world-cup.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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