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OTT 서비스의 큰 특징 중 하나는 드라마 중심의 콘텐츠에서 스포츠와 예능으로의 장르 다변화였다. OTT 사업자들의 사업 전략이 양적 확대에서 수익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고비용의 제작비가 수반되는 드라마에서 강력한 팬덤을 확보하고 있는 스포츠 중계로 중심축이 넘어간 것이다. 충성도 높은 신규 구독자를 유치하면서 구독 기간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었다. 또한 SVOD와 같은 월정액 구독료 수익 외에도 광고 기반의 AVOD(Advertising VOD) 서비스 확대를 추진하면서 실시간 시청이 많을 수밖에 없는 스포츠 경기 콘텐츠는 드라마 못지않게 중요한, 그리고 차별화할 수 있는 콘텐츠로 급부상했다. 방송·미디어 연구소 아마기(amagi)는 광고 기반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글로벌 스포츠 채널 시청률이 150% 증가하면서 스트리밍을 이용하는 구독자들 사이에서 스포츠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¹⁾

1. 2024년 OTT 사업자의 스포츠 중계권 보유 현황과 성과

①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Amazon Prime Video)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멤버십 구독료가 연간 140달러(약 19만원), 월별 결제액으로 15달러(약 2만1,000원)이다. 멤버십에는 무료 배송과 OTT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포함하고 있는데, 다양한 서비스 중 스포츠 중계권의 적극적인 확보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시청할 수 있는 라이브 스포츠는 총 9가지로 미식축구, 야구, 농구, 축구, 아이스하키, 격투기(MMA), 복싱 등 한 해 동안 빈틈없이 시청할 수 있는 스포츠 종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표 1] 2024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스포츠 중계 프로그램

*픽클볼은 테니스, 배드민턴, 탁구의 요소를 결합한 스포츠로, 최근 미국에서 인기가 급격히 상승하며 프로 리그가 형성되었다. PPA는 미국을 중심으로 픽클볼 프로 선수들이 경쟁하는 주요 리그를 주관하는 단체이다.

이밖에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2025년부터는 66개의 정규 시즌 NBA 정규 시즌 경기와 함께 플레이오프 1, 2라운드와 컨퍼런스 파이널을 제공하고, 2026년에는 30개의 WNBA 경기를 제공한다. 또한 2025년부터는 자동차 경주인 NASCAR ²⁾ 와 코카콜라 600(Coca-Cola 600) 경기를 중계할 예정이다.

[그림 1] 2024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스포츠 중계 프로그램 제공 현황(자료: Amazone Ads)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보유한 가장 강력한 스포츠 콘텐츠는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포츠 중 하나인 미식축구를 중계하는 TNF(Thursday Night Football)이다. 아마존은 TNF를 위해서 연간 10억 달러(한화 약 1조3,500억 원)를 투자했다. 하지만 2025-2026 시즌부터 시작되는 NBA 중계권료는 TNF의 7배인 연간 70억 달러(약 9조6,600억 원)에 달한다. 11년간의 미디어 권리 계약이 총 770억 달러(약 106조2,600억 원)에 달하는 것이다. 개막 경기는 물론, ‘new Black Friday NBA’ 경기, 에미레이트 NBA컵 녹아웃(Knockout Rounds) 라운드의 모든 경기를 스트리밍 한다.

아마존이 스포츠 중계권 확보를 위해 높은 금액을 지불하는 것은 TNF의 성공적인 성과 때문이다. 지난 2023년 TNF 시즌 첫 경기(필라델피아 이글스와 미네소타 바이킹스 경기)는 약 1,500만 명이 시청하며 아마존의 TNF 중계 역사상 최고 기록을 달성했었는데, 2024년 시즌 초반인 달라스 카우보이즈(Dallas Cowboys)와 뉴욕 자이언츠(NewYork Giants) 경기(2024.9.26.)에서 평균 1,622만 명의 시청자를 모으며 또 한 번 최고 시청률을 갱신했다. 이 경기에서 최고 시청자 수는 1,810만 명을 기록하면서 NFL 역사상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정규 시즌 게임으로 기록되고 있다. 아마존의 TNF 경기는 2022-2023 시즌 평균 시청자수 964만 명, 2023-2024 시즌 1,186만 명을 기록했으며, 현재 2024-2025 시즌은 평균 시청자수가 1,300~1,500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갈수록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³⁾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스포츠 경기 시청률 상승은 바로 광고 성과로 이어진다. 프라임 비디오는 아마존 멤버십 회원들에게 무료로 제공되었지만, 2024년 1월부터는 광고형 서비스를 기본으로 설정하여 제공하고 있고 광고 회피를 위해서는 월 $2.99를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아마존이 스포츠 중계권 확보 등 콘텐츠를 강화하면서 프라임 비디오가 독자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광고와 추가 구독료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2024년 3분기 기준으로 2억 3천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즉 광고 시청 대상자가 2억 명이 넘는다는 것으로, 향후 아마존의 최대 성장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미디어 분석 및 컨설팅 회사인 옴디아(Omdia)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2024년 광고 수익을 20억 달러(한화 약 2조7,600억 원)로 전망했고, 모펫 나탄슨 연구소(MoffettNathanson Research)는 10억 달러(1조3,800억 원)를 전망했다. 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NBA와 TNF를 필두로 광고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그림 2]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제공하고 있는 NBA와 TNF (출처: Amazon Ads)

스포츠 중계는 광고뿐만 아니라 아마존에서 다른 지표들을 모두 개선시켰다. 아마존은 프라임 비디오를 보는 월평균 시청자 수는 1억 7,500만 명을 넘어섰고, 도달률은 미국 스포츠팬의 50% 이상을 넘어서면서 스트리밍 경쟁에서 강력한 위치를 선점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라이브 스포츠를 시청하는 고객들은 일반 아마존 고객보다 4.8배 이상 주문하고, 지출금액도 일반 고객들의 4.5배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⁵⁾

② 파라마운트+(Paramount+)

파라마운트+는 유러피안 컵(European Cup)으로 불리는 UEFA 챔피언스 리그의 모든 경기를 미국에서 독점 스트리밍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UEFA 유로파 리그 및 유로파 컨퍼런스 리그, 이탈리아 세리에 A 경기와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과 영국의 FA컵 등 막강한 유럽 축구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NFL 경기 일부와 세계적인 골프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와 PGA 챔피언십 경기 중계권을 보유하면서 축구, 미식축구, 골프 농구, MMA 등 다양한 스포츠팬을 확보하고 있다. 아래 [표2]는 파라마운트+가 2024년 중계하고 있는 스포츠 현황을 정리한 것이다.

[표 2] 2024년 파라마운트+보유 스포츠 중계 프로그램

2020년부터 UEFA 챔피언스 리그를 중계하기 시작한 파라마운트+는 2022년부터 구독자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2021년 2,600만 명이던 구독자는 2022년 5,590만 명으로 증가했고, 2023년에는 6,750만 명으로 증가했다. 2024년 1분기에는 7,120만 명으로 처음으로 7천만 명을 넘겼으나 2분기에 한국과 패키지 계약 종료에 따라 6,800만 명으로 감소하였다. ⁶⁾ 파라마운트는 분기 보고서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콘텐츠로 <너클스(Knuckles)> , <더 치(The Chi)> , <메이어 오브 킹스타운(Mayor of Kingstown)> 과 함께 라고 밝히고 있어, 스포츠 중계가 파라마운트+ 구독자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구독자 증가는 구독 수익(2024년 2Q 기준 전년 대비 12% 성장) 증가와 광고 수익 증가(2024년 2Q 기준 전년 대비 16% 성장)를 이끌어 내고 있다.

[그림 3] 파라마운트+구독자 증가 추이

2. 스포츠 중계권 경쟁과 갈등

스트리밍 플랫폼 간 치열한 경쟁이 본궤도에 오른 2024년 스포츠 중계권 시장은 베뉴 스포츠(Venu Sports)의 등장으로 강력한 경쟁 구도와 함께 법적 갈등이 발생했다. 베뉴 스포츠는 미국 내 주요 스포츠 중계권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디즈니그룹, 폭스(FOX),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WBD)가 공동으로 구축한 스포츠 스트리밍 플랫폼이다. 2024년 가을 런칭을 예정했던 베뉴 스포츠는 월 $42.99의 구독료로 NFL(미식축구), NBA(프로농구), MLB(프로야구), NHL(아이스하키) 등 인기 스포츠 중계와 ESPN+의 콘텐츠를 포함한 다양한 스포츠 방송을 제공할 예정이었으나, 푸보(Fubo)가 베뉴 스포츠를 반독점법 위반으로 제소하였고, 미국 남부 뉴욕 지방법원은 푸보의 주장에 따라 베뉴 스포츠의 출시를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푸보의 주장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베뉴 스포츠가 설립만으로도 스포츠 방송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지면서 반경쟁적인 방식으로 시장을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베뉴 스포츠가 미국의 주요 스포츠 리그(NFL, NBA, MLB, NHL 등)의 중계권을 대규모로 확보하여 스포츠 방송 시장의 약 80%를 차지함으로써, 경쟁 업체가 진입할 수 없도록 시장을 봉쇄한다는 것이다. 이는 “혁신적 스포츠 전용 스트리밍 사업을 개발할 기회를 억제”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두 번째는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독립적인 스포츠 스트리밍 플랫폼이 줄어들면 소비자는 다양한 가격 옵션이나 선택권을 잃게 되고, 소비자 권리에 해가 되기 때문에 베뉴 스포츠의 독점적 행위가 소비자들에게 비싼 가격과 제한된 선택권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미국 뉴욕 남부 지방법원은 디즈니, 폭스,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가 베뉴 스포츠를 통해 스포츠 방송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강화하려는 시도가 반경쟁적이라는 푸보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법원이 이처럼 주장을 받아들인 이유는 첫째, 베뉴 스포츠가 주요 스포츠 중계권을 다수 확보함으로써 스포츠 방송 시장에서 다른 경쟁 플랫폼의 입지를 좁히고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베뉴 스포츠가 NFL, NBA, MLB, NHL 등 주요 리그의 중계권을 보유함으로써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시장 가격 설정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고, 이는 소비자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베뉴 스포츠가 설립되면 푸보와 같은 독립적인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가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워지며, 소비자는 단일 서비스에 의존하게 됨으로써 가격이나 서비스 품질에 대한 경쟁 압력이 줄어들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법원은 베뉴 스포츠가 런칭해 구독자를 유치하는 등 사업 운영이 시작되면 방송 콘텐츠와 디지털 콘텐츠가 수직적으로 결합돼 시장에서 경쟁사의 접근을 제한하는 등, 공정한 경쟁을 유지하는 데 있어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베뉴 스포츠의 출시는 연기되었으며 본격적인 재판은 2025년에 진행될 예정이다. 소송의 결과는 앞으로 미국 스포츠 스트리밍 시장의 경쟁 구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3. 끝나지 않는 스포츠 중계권 경쟁

베뉴 스포츠가 월 $42.99의 요금으로 14개의 스포츠 채널과 ESPN+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었으나 여기에는 CBS(파라마운트+)와 NBC(피콕)가 중계하는 NFL 게임과 일부 지역 스포츠 네트워크(RSN, Regional Sports Network) 콘텐츠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리고 WBD가 갖고 있던,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경기 중 하나인 NBA 패키지를 2025년 시즌부터 2036년까지 NBC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확보하면서 베뉴 스포츠 콘텐츠는 자동차의 네 바퀴(NFL, NBA, MLB, NHL) 중 최소 한 쪽 바퀴를 잃는 수준의 큰 타격을 입은 셈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베뉴 스포츠 출시 이후에도 푸보나 기존의 싱글TV(Single TV) 또는 유튜브 TV와 고민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디즈니와 WBD가 각자의 스트리밍 플랫폼(디즈니+, 훌루, 맥스)을 운영하고 있어, 이들 간의 협업에서 기술, 데이터, 수익 분배 문제를 어떻게 이뤄낼 수 있을지 런칭 이후의 문제도 남아있다. 결국 베뉴 스포츠의 출시는 푸보와의 소송뿐만 아니라 시장에서의 경쟁 구도와 규제 당국의 검토에 따라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스트리밍 기업들이 2024년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시즌이다. 각 기업 실적에는 성장에 대한 다양한 요인들을 내포하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광고(AVOD)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가장 많은 유료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넷플릭스도 전 분기 대비 광고 기반 요금제 구독자가 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2025년에는 광고 비즈니스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⁷⁾

스포츠는 광고 비즈니스의 핵심 콘텐츠다. 또한 팬덤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구독 유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국내에서도 티빙이 2024년부터 프로야구 중계를 하면서 지속적으로 구독자를 늘리고 월간활성사용자수(MAU)를 확대하면서 넷플릭스를 추격하고 있다. 2024년 9월 넷플릭스의 MAU는 1,167만 명, 티빙 787만 명에 달하며 스포츠의 힘을 입증한 바 있다. 앞으로 OTT 플랫폼들의 스포츠 중계권 경쟁과 서비스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