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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으로 중계된 2024 파리 올림픽

지난 8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올림픽이 17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쳤다. 32개 경기 종목에서 만 여명이 넘는 선수가 참가한 파리 올림픽은 지난 도쿄 올림픽이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 경기를 진행했기 때문에 8년 만에 정상적인 올림픽으로 치러진 경기라 할 수 있다.

미디어 산업측면에서 보는 ‘2024년 파리 올림픽’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스포츠 중계의 중심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계기가 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올림픽 중계 방송사인 NBC 유니버설의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은 파리 올림픽 기간 동안 235억 분 이상의 콘텐츠가 스트리밍 됐다고 밝혔다. 영국과 아일랜드 전역에서 올림픽 방송을 제공한 Discovery+(디스커버리+)는 전체 경기 동안 55개의 채널을 통해 228,000분의 라이브를 제공하고, 10,500명의 모든 선수와 329개의 메달 장면에 대한 중계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TV로 생중계를 진행했던 유로 스포츠 1(Eurosport 1)과 유로 스포츠 2(Eurosport 2)에서는 오전 7시부터 밤 10시30분까지 하루 중 77%(1일 24시간, 19일 기준 평균 350시간)를 올림픽 생중계를 했는데 디스커버리+가 제공한 라이브 시간에 비해 10%가 채 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올림픽 직전에 스트리밍 중계를 결정한 OTT 플랫폼, 웨이브(Wavve)가 8시간 시차가 나는 파리의 올림픽 경기를 중계했고, 하이라이트 VOD 등을 제공하면서 한국에서의 OTT를 통한 올림픽 스트리밍에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처럼 ‘2024 파리 올림픽’은 올림픽 중계에서 스트리밍 서비스가 기존의 방송 채널(지상파와 스포츠 채널 모두)을 양적으로나 서비스 면에서도 완벽히 대체했음을 보여주었다.

1. NBC 유니버설, 피콕(Peacock)의 올림픽 스트리밍

◼︎ 올림픽 준비

NBC 유니버설은 이번 파리 올림픽을 위해 피콕을 주요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적극 활용했다. 지금까지는 NBC가 올림픽을 중계할 때는 주요 경기들을 프라임타임 방송에 집중했다면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는 NBC Universal의 피콕을 통해 모든 경기를 실시간으로 스트리밍 했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경기를 언제든지 시청할 수 있도록 하면서 스트리밍 시대에 맞는 방송·미디어 환경을 제공했다. 특히 피콕(Peacock)은 시청자들이 동시에 여러 경기를 한 번에 시청할 수 있는 ‘멀티뷰(Multiview)’ 기능과 각 경기에서 중요한 순간들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골드 존(Gold Zone)’, 그리고 AI(인공지능)를 활용하며 인터랙티브 미디어 기술을 통해 올림픽 중계를 준비했다.

◼ 올림픽 중계 성과

피콕은 이번 올림픽 기간 동안 235억 분 이상의 콘텐츠를 스트리밍 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이전 올림픽인 도쿄 올림픽 때와 비교하면 약 40%가 증가한 수치이다. 피콕은 파리 올림픽 기간 동안 약 3,200개의 라이브 이벤트를 스트리밍 하였고, 매일 최대 60개의 동시 라이브 스트림을 제공하기도 했다. 특히 파리 올림픽을 위해 특별히 준비했던 ‘골드 존’과 ‘멀티뷰’ 기능이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는데, 이는 기존의 전통 방송사에서는 할 수 없었던 스트리밍에 특화된 서비스 성과로 피콕이 올림픽 스트리밍의 중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음을 나타내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 멀티뷰(Multiview)

[그림 1] 스마트 TV 파리 올림픽 2024 멀티뷰 화면 (자료: Armando Castillo 유튜브 채널 화면 캡처)

멀티뷰 기능은 피콕이 파리 올림픽을 스트리밍하기 위해 준비한 인터랙티브 기능 중 하나다. 시청자들이 동시에 여러 경기를 한 화면에서 시청할 수 있도록 해주거나 (같은 경기를 다른 각도에서 제공을 해주면서) 동시 다발적으로 열리는 올림픽 경기의 특징을 잘 포착해 개발한 기능으로 시청자들이 중요한 경기의 순간을 놓치지 않도록 최적의 올림픽 시청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점차 대형화되어 가는 TV 크기를 감안하면 시청자들에게 꼭 필요한 기능이기도 하다.

· 골드존(Gold Zone)

[그림 2] 피콕 골드존(Gold Zone) (자료: Hollywood(2024.8.1.))

골드존은 올림픽의 주요 하이라이트와 금메달 획득 순간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기능으로 ‘NFL의 레드존(RedZone)’과 유사한 방식인데 피콕은 시청자들에게 친숙함을 제공하기 위해 레드존의 진행자인 스캇 핸슨(Scott Hanson)을 그대로 골드존 진행자로 섭외했다.
골드존은 올림픽에서 가장 흥미로운 금메달 획득 순간들을 빠르게 연결해 보여 주었는데, 피콕은 골드존을 하루 10시간씩 방송하며 시청자들이 올림픽의 핵심 순간들을 놓치지 않도록 했다.

· AI의 활용

피콕은 2024년 파리 올림픽을 위해 AI 기반의 맞춤 요약 기능을 준비해 제공했다. 이 기능은 매일 올림픽에서 발생한 주요 순간들을 사용자 맞춤형으로 요약해 제공하는 것으로 시청자가 관심 있는 스포츠나 이벤트를 중심으로 하이라이트를 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 뿐만 아니라 시청자의 시청 패턴을 분석하여 그날의 주요 올림픽 순간들을 요약해서 제공하기도 했다. 시청자들은 자신이 관심 있는 스포츠나 이벤트를 중심으로 하루의 하이라이트를 간편하게 확인하면서 원하는 스포츠 종목을 쉽게 탐색하고, 해당 종목의 라이브 경기나 하이라이트를 빠르게 찾을 수 있었다.

이와 같이, 피콕은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멀티뷰, 골드존, 그리고 AI 기술을 활용해 시청자들에게 인터렉티브하고 보다 풍부한 개인화된 시청 경험을 제공했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적 혁신은 스트리밍 플랫폼으로서 피콕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는 역할을 하게 됐다.

2. 유럽 올림픽 중계의 핵심, WBD의 디스커버리+(Discovery+) & 맥스(MAX)

◼︎ 올림픽 준비

[그림 3] 맥스 (자료: Advanced Television (2024.7.22.))

[그림 4] 디스커버리+ (자료: RXTV(2024.7.22.)

디스커버리+는 맥스와 함께 WBD(Warner Bros. Discovery)가 소유한 스트리밍 서비스로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유럽 전역에서 올림픽 경기를 스트리밍 한 대표적인 플랫폼이기도 하다. 미국에서는 NBC 유니버설이 올림픽 중계권을 확보해왔다면 유럽에서는 디스커버리가 그 역할을 하고 있었다. WBD는 CNN, TNT, Cartoon Network 등 19개의 방송채널과 맥스, 디스커버리+ 2개의 OTT 플랫폼을 갖고 있는 글로벌 미디어 그룹이다. 새로운 브랜드로 올림픽 중계를 주도한 WBD는 유럽 전역에서 방송은 유로스포츠(EUROSPORT)로, 스트리밍은 국가에 따라 포르투갈, 폴란드 등은 맥스로, 프랑스, 독일, 영국 등은 디스커버리+를 통해 올림픽 경기를 제공(유로스포츠 80개국 송출, 맥스 45개국, 디스커버리+ 14개국 서비스)1)했다.
특히 WBD는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에 MAX를 유럽에 진출 시키는 데 공을 들였다. 맥스는 5월21일에 유럽의 20개 나라에서 새롭게 런칭했고, 올림픽 개최지인 파리에서는 6월 11일 런칭을 했다. WBD는 유럽 각국의 시청자들에게 현지 언어와 문화에 맞는 해설을 바탕으로 20개 언어로 현지화된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또한, 시청자들이 보고 싶은 경기를 쉽게 찾아 시청할 수 있도록 편리한 탐색 기능을 제공하고 주요 경기와 이벤트를 실시간과 VOD로 제공할 수 있도록 타임라인 하이라이트 마커(Timeline Highlights Markers), 골드 메달 알림(Gold Medal Alerts) 등을 준비했다.

◼︎ 올림픽 중계 성과

IOC가 유럽의 올림픽 중계 ​​권리를 디스커버리에서 WBD로 재허가 한 후 치룬 첫 번째 올림픽 중계는 WBD에게도 매우 중요한 이벤트였다. WBD는 디스커버리+, 맥스, 유로스포츠를 통해 유럽지역에서 올림픽을 중계하면서 다국어 지원과 다양한 국가별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이번 2024 파리 올림픽 기간 동안 2억 1,500만 명 이상의 유럽 시청자를 끌어 모아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WBD가 제공하는 플랫폼을 통해 올림픽 콘텐츠를 시정한 누적 시청자 수(2억 1,500만 명)는 도쿄 올림픽 때 보다 23%가 더 많이 본 수치이다. 뿐만 아니라 올림픽 기간 동안 70억 분 이상 스트리밍 되면서 새로운 구독자도 77%가 증가 했다.

WBD가 밝힌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의 주요 성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2)

총 시청자 수: 누적 시청자 수 2억 1,500만명(도쿄 올림픽 대비 +4,000만 명)

총 스트리밍 시간: 총 70억 분 이상(도쿄 올림픽 약 11억 분 대비 6배 이상 증가)

최고 스트리밍(DAY): 8월 4일 하루 동안 MAX와 Discovery+를 통해 6억 분 스트리밍(노박 조코비치와 카를로스 알카라스의 남자 테니스 금메달 경기 중계)

신규 유료 스트리밍 가입자 수: 도쿄 올림픽 대비 77% 증가(올림픽 경기 4일 만에 도쿄 올림픽 때 신규 가입자 수 초과, 올림픽 개막 후인 27일 유럽 지역에서 역대 최다 가입자 수 기록)

· 타임라인 마커(Timeline highlights Markers)

[그림 5] AWS가 소개하는 타임라인 마커 (자료: 아마존(2024.5.28.))

타임라인 마커는 올림픽처럼 많은 경기를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서 시청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쉽게 탐색해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WBD가 제공하는 기술이다.
스트리밍 비디오의 타임라인에 특정 순간을 표시하는 것으로 중요한 경기의 하이라이트나 금메달을 따는 순간, 인터뷰 등을 타임라인에 표시하는 해 놓고 나중에 이 표시를 클릭하거나 탐색하면 원하는 순간으로 이동하여 해당 경기나 영상을 즉시 시청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스트리밍 경험을 더욱 직관적으로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시청자가 3시간의 긴 경기 전체를 시청하기 어렵다면 타임라인 마커를 이용해서 그 경기의 중요한 순간만 골라 보거나, 특정 선수의 하이라이트 영상만 보고 싶을 때 타임라인 마커를 이용해 원하는 부분으로 이동해 영상을 시청할 수 있게 해준다.

· 골드 메달 알림(Gold Medal Alerts)

골드 메달 알림은 올림픽 경기 중 주요 메달 결정 순간이 발생할 때마다 시청자에게 실시간 알림을 전송하는 기능이다. 시청자가 관심 있는 특정 국가나 선수, 경기 종목에 대해서 알림을 설정하면 메달 결정 순간이 발생될 때 그 순간을 시청자에게 알려줌으로써 시청자가 해당 메달 획득 순간을 스트리밍하거나 하이라이틀 볼 수 있도록 안내해 준다. Gold Medal Alerts는 WBD의 다양한 플랫폼(Discovery+, max, Eurosport App 등)에서 제공되며, 모바일 장치, 태블릿, 스마트 TV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 인 플레이어 디스커버리 레일(In-Player Discovery Rail)

경기를 시청할 때, 시청자가 다른 라이브 경기나 영상을 쉽게 탐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터페이스로 시청중인 경기나 하이라이트를 보는 동안 화면 하단이나 측면에 관련된 다른 경기나 선수 인터뷰, 하이라이트 클립 등을 추천해준다. 이 기능은 시청자의 시청 패턴과 선호도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추천해 줌으로써 시청자에게는 풍부한 시청 경험을 느끼게 해주고, 플랫폼에게는 시청자가 해당 플랫폼을 쉽게 떠나지 못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3. 웨이브(Wavve)의 첫 올림픽 중계

3년 전 도쿄 올림픽(2021년 7월 23일)에서 지상파 방송사로부터 올림픽 온라인 중계권을 확보했던 쿠팡 플레이와 네이버가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중계권을 사지 않기로 하면서 온라인 중계권이 웨이브로 넘어가게 됐다. 웨이브는 올림픽 개막일(7월 26일) 하루 전인 25일, 언론을 통해 중계권 확보 사실을 밝히면서 피콕이나 WBD처럼 제대로 된 서비스를 준비할 틈도 없이 올림픽 중계를 진행했다. 특히 웨이브를 구독해야만 시청할 수 있어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었다. 이처럼 첫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의 올림픽 중계에 대한 성공 여부는 불투명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예상보다 경기에서 선전을 하며 메달을 획득한 한국 선수단의 활약과 8시간의 시차가 나는 파리 올림픽의 특성으로 인해 시청자들이 지상파 방송보다는 OTT 서비스로 몰리며 웨이브를 찾았기 때문이다.
웨이브는 개막일 4일 뒤인 7월 29일 새벽, 여자 양궁 단체 결승전에서 라이브 채널 동시접속자가 전달 6월 평균 대비 5.2배가 상승했고 이로 인해 신규 유료 구독자수도 평소보다 2.3배 증가했다고 밝혔다.3) 여자 배드민턴 결승전 경기에서는 세계 1위 안세영 선수의 인기에 힘입어 동시접속자 수가 6월 대비 8.2배까지 올랐고, 양궁 남자 개인 금메달 결정전에서는 7.2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4)

특히 웨이브는 올림픽 인기에 힘입어 올림픽 출전 선수들(펜싱 오상욱 선수, 양궁 김우진·김제덕 선수, 탁구 신유빈 선수 등5))이 출연했던 과거 예능 프로그램의 시청량도 덩달아 높아지면서 ‘콘텐츠 선순환 시청’이라는 OTT 플랫폼 특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웨이브가 피콕, WBD와 같은 글로벌 미디어 기업처럼 차별화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보여주거나 AI를 활용한 시청자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못했지만, 국내에서도 스포츠 중계의 중심에 OTT 플랫폼이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했다. 이번 파리 올림픽을 계기로 국내 OTT 플랫폼간 혁신적인 서비스 경쟁을 기대해 본다.

  1. 1)올림픽 홈페이지, Where To Watch Paris 2024 olympics Live, 2024.
  2. 1)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 보도자료, Record Olympics streaming and TV audiences for Warner Bros. Record Discovery as Max boosts viewership and engagement across Europe, 2024.8.12.
  3. 1)웨이브 뉴스룸, 2024 파리올림픽 심야 중계에도 웨이브 시청량 급상승. 2024.7.30.
  4. 1)헤럴드경제, 안세영 금메달 따자, 웨이브 트래픽 8.2배 폭증. 2024.8.6.
  5. 1)머니투데이, 올림픽 시청도 OTT로 ‘픽’. 2024.8.12.

참고자료

  1. 머니투데이, 올림픽 시청도 OTT로 ‘픽’. 2024.8.12.
  2. 올림픽 홈페이지, Where To Watch Paris 2024 olympics Live, 2024.
  3.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 보도자료, Record Olympics streaming and TV audiences for Warner Bros. Record Discovery as Max boosts viewership and engagement across Europe, 2024.8.12.
  4. 웨이브 뉴스룸, 2024 파리올림픽 심야 중계에도 웨이브 시청량 급상승. 2024.7.30.
  5. 헤럴드경제, 안세영 금메달 따자, 웨이브 트래픽 8.2배 폭증. 2024.8.6.
  6. Deadline. Paris Olympics: Warner Bros. Discovery & BBC Champion Record Ratings In Europe. 2024.8.12.
  7. Eurosports. How to watch Paris 2024 Olympic Games: Full details on live streaming events via discovery+, watching on TV on Eurosport. 2024.8.10.
  8. Sportcal. Significant Paris 2024 audiences for WBD, BBC, NBC. 2024.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