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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OTT의 힘은 '로컬'에서 온다

로컬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글로벌 대기업들과의 경쟁 속에서 다양한 도전과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투자 규모에서는 넷플릭스, 디즈니 등 대기업에 비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차별화된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결국 가격이나 마케팅 전략과 함께 ‘차별화된 현지를 이해하는 오리지널 전략’이 중요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인도의 지오시네마나 홍콩의 뷰와 같은 성공한 로컬 스트리밍 서비스들을 벤치마킹 할 수 있다. 인도 지오시네마(JioCinema)는 저렴한 데이터 플랜과 결합된 가격 전략을 통해 인도의 광범위한 소비자층을 타깃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뷰(Viu) 또한 아시아 전역에서 다양한 언어 자막 지원과 현지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며성공을 거두었다.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가 강점이기도 하다. 이러한 장점을 잃는다면 시장에서의 경쟁은 다시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포화상태인 만큼 글로벌 스트리밍 사업자들은 북미 시장을 넘어 아시아와 유럽으로 진출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중에서도 1인당 매출이 높은 한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가 주된 공략 대상이기도 하다.

때문에 한국 로컬 스트리밍 기업들도 생존을 위해선 차별화된 전략과 ‘차별화된 콘텐츠’가 필수일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스트리밍 시장은 다른 어떤 대륙보다 ‘재미있는 아시아 콘텐츠’ 확보가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실제 리서치 및 컨설팅 회사인 미디어파트너스아시아(MPA)는 지난 5월 내놓은 보고서 ‘The Rise of Asian Content’에서 아시아 작품이 프리미엄 VOD 시청 및 고객 확보의 8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런 이유로 넷플릭스 역시 아시아 지역 공략을 위해서 한국 등 아시아 오리지널을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분위기이다. 보고서는 MPA가 2023년 1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일본, 한국, 싱가포르, 대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등 9개 아시아 시장에서 4만 명을 대상으로 스트리밍 VOD 콘텐츠 선호도를 조사 분석했다.

한국 로컬 스트리밍들에게 희망적인 사실은 ‘아시아 시장에서 K콘텐츠’의 위상이라 할 수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K드라마의 영향력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현대 중국 드라마도 점점 더 K-드라마와 유사한 스토리 라인과 테마를 채택하면서 영향력과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MPA 수석 애널리스트인 디비아 티(Dhivya T)는 보고서에서 아시아의 콘텐츠 강국에 대해 “한국,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에서 제작된 콘텐츠가 아시아 프리미엄 VOD 참여, 구매 및 조회수의 70~75%를 차지한다”며 “특히, K-드라마와 애니메이션의 영향력이 매우 강하지만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콘텐츠도 중요한 카테고리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림 1] 스트리밍 VOD 콘텐츠 선호도 조사

구체적으로 한국 콘텐츠는 참여율과 조회 수에서 40% 이상, 고객 확보에서 30% 이상을 점유하면서아시아를 대표하는 콘텐츠 카테고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한국은 2023년 넷플릭스, 디즈니, 아마존 프라임 등 주요 글로벌 스트리밍 사업자의 주요 콘텐츠 투자 대상국이다. 약 13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며 최대 콘텐츠 투자대상국으로 부상했다.로컬 OTT 역시 안정적인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면 국내외 시장에서 통하는 양질의 스트리밍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한국 콘텐츠의 인기는 다양성이다. 특히 로맨스 드라마는 한국 콘텐츠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2024년 방송된 <선재 업고 튀어>는 라쿠텐 비키(Rakuten Viki)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스트리밍 되면서 방송 8일 만에 133개국에서 1위를 기록 했으며, 방송 종료(5월28일) 직전 주까지도 미국과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 130개국에서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판타지와 코미디가 결합된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The Atypical Family)>는 넷플릭스를 통해 스트리밍 되었는데,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와 페루, 볼리비아와 같은 남아메리카에서도 높은인기를얻어 총 39개국에서 TOP10에 올랐다. (플릭스패트롤을 통해 자체 분석)지난 해도 여성 주도의 스릴러 <더 글로리>와 <마스크걸>이 글로벌 상위 타이틀에 오르면서 로맨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와 소재의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얻은 것을 알 수 있다. 버라이어티 및 리얼리티 장르는 <런닝맨>과 같은 네트워크의 대표 프로그램에서 강력한 팬덤을 유지하고 있다. 또 넷플릭스의 <피지컬 100(Physical: 100)>과 같은 새로운 예능 포맷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로컬 스트리밍 사업자들은 한국 콘텐츠를 잘 활용한다면 글로벌 스트리밍 사업자와 경쟁하기에 아직은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국의 로컬 스트리밍 서비스들도 현지화 전략과 차별화된 콘텐츠 제공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한국 콘텐츠는 이미 K-드라마, K-팝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현지화 전략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기술적 접근성과 가격 전략을 최적화하여 더 많은 글로벌 시청자들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로컬 스트리밍 서비스들의 성공은 단순히 투자 금액이나 기술적 우수성, 콘텐츠의 다양성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한국 드라마와 예능 콘텐츠 외에 일본 애니메이션도 스트리밍 구독자를 몰고 오는 힘이 크다. 이처럼 현지 시장의 특성과 소비자들의 요구를 정확히 이해하고 반영할 필요가 있다.

한국 콘텐츠뿐만 아니라 다양한 나라의 드라마 예능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

참고자료

  1. Media Partners Asia, Asian Content Dominates Streaming, 2024.5.
  2. Rest of World, How Showmax, an African streaming service, dethroned Netflix, 2024.2.14.
  3. Variety, Asian Content Attracts and Retains VOD Audiences, Report, 2024.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