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Now

2024년 M&A를 엿보다: 파라마운트를 중심으로

1. 수익성의 아이러니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글로벌 OTT를 중심으로 M&A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인 닐슨(Nielsen)에 따르면 2023년 네트워크 및 케이블 TV시청률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반면 스트리밍TV 시청률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스트리밍 시청률 증가가 OTT 기업의 수익성을 증가시키지는 않았다. 반대로 OTT 기업은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림 1] 미국 레거시 미디어 스트리밍 부문 이익

글로벌 OTT의 성공 공식은 지난 2년 동안 콘텐츠 지출을 최대한 늘려서 구독자를 확보하는 전략에서 콘텐츠 지출을 최대한 줄이고 구독자를 유지하는 전략으로 극적으로 바뀌었다. 2023년 한해 주요 사업자들은 수익성 확보로 방향성을 전환했지만 버라이어티(Variety)에 따르면 의미 있는 성과를 기록한 서비스는 넷플릭스가 유일하다.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가 약간의 이익을 기록했고 디즈니, 파라마운트, NBC유니버설은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파라마운트와 NBC유니버설의 수익성 전망을 불투명하게 보고 있다. 두 회사는 모두 투자자들에게 스트리밍 손실이 정점에 이른 만큼 올해 수익화로 전환하지 못하더라도 이에 근접할 수 있도록 압박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Variety, 2024.4.15.). 가입자 유입이 큰 폭으로 증가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비용을 절감해야할 수 있다. M&A도 하나의 방법이다. 특히 스트리밍 시대의 승자가 넷플릭스로 점쳐지면서 독자생존을 모색하기 힘든 규모의 사업자들은 M&A를 고려하고 있다. 현재 매각 혹은 합병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는 파라마운트다. 스카이댄스를 포함해 다양한 사업자가 협상 대상자로 물망에 오르는 중이다. 이는 스트리밍 시장의 재편을 점쳐볼 수 있는 주요한 움직임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작년 연말부터 현 시점까지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파라마운트의 M&A로 이슈를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2. 파라마운트+는 지금

파라마운트+는 CBS를 포함한 케이블 네트워크와 플루토TV 등의 스트리밍 채널을 갖고 있는 미국의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기업 파라마운트 산하의 OTT 서비스다. 파라마운트는 <스타트랙>, <탑건>, <미션 임파서블>, <스폰지밥> 시리즈 등의 IP를 갖고 있으며, 특히 <스타트랙> 시리즈는 파라마운트+를 통해 오리지널 드라마로 방영되고 있다. 현재 파라마운트+는 6,570만 명의 글로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데, 이는 넷플릭스, 디즈니+, 맥스보다는 낮지만 피콕, 훌루보다는 높은 규모다. 미국 내에서 서비스하는 타이틀 수는 TV와 영화를 포함해 약 4,500여 개인데, 이는 아마존프라임비디오, 넷플릭스, 피콕, 훌루, 디스커버리+보다는 적지만 맥스, 디즈니+보다는 많은 규모다.

[그림 2] 미국 SVOD 서비스별 타이틀 수

[그림 3] 닐슨 시청률

하지만 파라마운트+가 시청점유율에서 처한 위치는 보다 열악하다. 2023년 파라마운트+에서 방영된 프로그램 가운데 가 작년 미국 시청목록 상위 10위 안에 들었지만 이는 넷플릭스에서 시청한 수치를 합산한 결과에 불과하다. 오리지널 프로그램으로 한정할 경우 상위 10위 목록 안에 파라마운트+의 작품은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넷플릭스가 7개 작품을 목록에 올리며 선두 지위를 공고히 했다(Nielsen, 2024.1.). 2024년 3월을 기준으로 살펴볼 경우 파라마운트+가 미국 내 시청점유율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0%에 불과하다.

파라마운트는 2023년 파라마운트+와 플루토TV 등을 포함한 스트리밍 서비스 부문에서 약 16억 6,300만 달러의 손실을 봤다. 하지만 이는 1년 전 18억 1,900만 달러 손실에 비해서는 9% 줄어든 수치이다. 구독자 매출은 전년대비 46% 상승한 49억 3,300만 달러, 광고매출은 17% 상승한 17억 9,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현재 파라마운트의 시가총액은 100억 달러, 부채는 150억 달러 규모이다. 가장 큰 수익원이던 실시간TV광고 비즈니스가 하락하고 있고,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위한 현금흐름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2024년 초에는 파라마운트 글로벌에서 약 800명 규모의 정리해고 계획을 발표했다(Variety, 2024.2.26.).

3. 파라마운트를 둘러싼 논의

2023년 연말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WBD)와 파라마운트가 합병을 논의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두 회사는 미국에서 가장 큰 5대 영화 스튜디오를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합병은 미국 영화계에 상당한 지각변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합병은 스트리밍 서비스의 통합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두 서비스의 글로벌 가입자는 단순 합산할 경우 1억 6,520만 명으로 디즈니+를 넘어 단숨에 넷플릭스의 뒤를 잇는 글로벌 2위 사업자가 된다.

다만 현재 파라마운트+(5.99달러/월)와 맥스(9.99달러/월)의 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통합으로 서비스 가격이 인상될 경우 가입자들은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다이렉트미디어랩, 2024.1.3.). 또 두 서비스의 미국 시청점유을은 2024년 3월 기준으로 합쳐도 2.3%에 불과한데 이는 넷플릭스(8.1%)의 약 1/4 수준에 불과하다. WBD 시가총액이 280억 달러인데 비해 약 450억 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는 것도 또 다른 걸림돌이다(Forbes, 2023.12.26.). 양사의 합병은 할리우드에 남아있는 영화 스튜디오 중 하나를 없애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규제 당국의 우려를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크다. 현재 이 논의는 실질적인 수준으로의 진전을 멈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4년 초에는 앨런 미디어 그룹이 파라마운트 글로벌에 부채를 포함해 300억 달러의 인수 제안을 한 것이 알려졌다(Variety, 2024.2.26.)
피콕을 보유하고 있는 NBC유니버설의 모기업인 컴캐스트도 파라마운트+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서비스의 가입자를 단순 합산할 경우 9,850만 명에 달한다. 이 논의는 파트너십 또는 합작투자(joint venture)를 통해 서비스를 통합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는데, 양사는 이미 유럽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카이쇼타임(SkyShowtime)의 합작투자 파트너이기도 하다. 2021년에 설립된 이 서비스는 피콕과 파라마운트+가 아직 진출하지 않은 유럽 시장을 타깃으로 한다(Variety, 2024.2.26.). 컴캐스트가 인수합병 방식이 아닌 파트너십 또는 합작투자 방식으로 서비스 통합을 고려하는 것은, 여론 다양성을 고려해 지역 미디어의 합병을 막고 있는 연방의 규제 때문이다. 파라마운트의 자산을 매입하는 자는 다른 주요 방송 네트워크를 소유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미국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레거시 미디어의 생존을 위해 소유 관련 규제가 완화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제기되고 있다(Forbes, 2023.12.26.).

3월에는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와 투자 회사인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Apollo Global Management)가 공동입찰을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졌다. 아폴로는 올 초에 파라마운트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영화 및 TV 스튜디오 운영을 110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이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아폴로는 가격을 260억 달러로 올렸고, 여기에는 파라마운트의 부채 150억 달러를 인수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다(Los Angeles Times, 2024.3.18.). 그러나 파라마운트 이사회가 아폴로의 자금 조달 능력에 의구심을 품자 소니와의 공동 입찰을 추진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몇 가지 걸림돌이 있다.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소니와 파라마운트의 합병은 할리우드에 남아있는 영화 스튜디오 중 하나를 없애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규제 당국의 우려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또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외국인의 방송 TV 방송국 소유를 제한하고 있으므로 파라마운트가 보유하고 있는 CBS 방송국 그룹은 아폴로에 매각하거나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 하지만 아폴로도 이미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콕스 미디어 그룹(Cox Media Group)을 통해 TV 방송국을 소유하고 있다(Los Angeles Times, 2024.3.18.).

현재 파라마운트의 인수합병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사업자는 <탑건>의 제작사인 스카이댄스 엔터테인먼트(Skydance Entertainment)와 사모펀드인 레드버드 캐피털(Redbird Capital)이다. 이들은 파라마운트 측으로부터 30일 간의 독점 협상 기간을 부여받았는데, 이 협상 기간은 5월 초에 만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Los Angeles Times, 2024.3.18.).

4. M&A 외의 선택지

현재의 M&A 논의는 파라마운트만의 문제라고는 할 수 없다. 이는 부분적으로 방송 네트워크의 느린 쇠퇴, 그리고 많은 비용을 서비스 구축에 쏟아 부었음에도 아직 케이블TV의 수익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느린 성장에 비롯된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한 것이다(NewYork Times, 2023.12.10.).

이러한 상황에서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것은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파라마운트가 만약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 소니 등과 합병하게 될 경우 이는 스트리밍 시장에 큰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규제의 불확실성을 헤쳐 나가 거대기업이 탄생한다고 해도 과연 어느 정도의 규모여야 성공을 장담할 수 있는지는 누구도 확신하기 어렵다. M&A 외에도 기업이 수익성 압박에 대응하며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미디어 기업인 Groupe M6는 2023년에 동영상을 제공하지 않는 웹사이트 포트폴리오를 매각하며 자사의 핵심역량에 집중했다. 일부는 이전이라면 거부했을 새로운 영역에 과감히 투자하기도 한다. ESPN은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회사이자 스포츠 콘텐츠 및 카지노 도박을 운영하는 펜 엔터테인먼트(PENN Entertainment)와 계약을 맺었다. ESPN은 향후 10년간 약 20억 달러를 투자해서 펜 엔터테인먼트의 갬블링 앱을 ‘ESPN Bet’으로 리브랜딩할 계획이다(Bain&Company, 2024).

M&A 논의가 한창인 작년 연말 파라마운트+와 애플TV+(Apple TV+)가 할인번들을 제공하기 위해 협의중이라는 소식도 알려졌다. 애플이 다른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광고 요금제를 출시하고자 한다면 파라마운트+의 콘텐츠 라이브러리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파라마운트 역시 운영비용을 절감하고, 라이선스 수익을 거두는 한편, 애플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시청자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Forbes, 2023.12.26.).

2024년은 글로벌 OTT 기업이 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하고 구할 수 있는 모든 파트너를 찾는 한해가 될 전망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티빙은 스포츠라이브러리를 확충하는 한편 광고요금제를 출시했고,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도 논의 중에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파라마운트가 무엇을 시도하고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우리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참고자료

  1. 다이렉트미디어랩, 2024년 생존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한 해, 2024.1.3.
  2. 미디어미래연구소, Tdi check,2023.12.28.
  3. Bain&Company, Global M&A Report 2024: Gaining an edge in a market reset, 2024.
  4. Fobes, Hollywood Huddle: Media Companies Headed To Bundles, M&A In 2024, 203.12.26.
  5. Hollywoodreporter, Paramount Plans to “Optimize” Content Spend Around Audience Segments in Rethink of Streaming Strategy, 2023.8.27.
  6. IndieWire, How Many Subscribers Each Streaming Service Has — Spring 2024 Edition, 2024.3.29.
  7. Los Angeles Times, Sony in talks to team with Apollo to bid for Paramount, 2024.3.18.
  8. NewYork Times, Shari Redstone Is Said to Be in Talks to Sell Her Stake in Media Empire, 2023.12.10.
  9. NewYork Times, Sony in Talks to Join a Bid to Buy Paramount, 2024.4.18.
  10. Nielson, Streaming unwrapped: Streaming viewership goes to the library in 2023, 2024.4.1
  11. Nielson, Seasonality plays a role in an overall television usage decline of 3% during the month., 2024.4.
  12. Variety, Comcast, Paramount Global Held Early Talks About a Peacock-Paramount+ Combination, 2024.4.26.
  13. Variety, 2024 CONTENT SPENDING & PROFIT DATA ANALYSIS: NFLX, DIS, WBD, PAR, NBCU, 2024.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