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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결국 오리지널과 라이브러리의 조화

앞서 수익성 측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스트리밍 사업자들의 살을 깎는 투자 전략과 그 결과를 살펴보았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라이브러리 그리고 거대 자본으로 1위 수성에 성공했고, 법적·전략적으로 불완전한 라이브러리로 인해 가치 창출에 실패한 파라마운트+ 사례도 있었다. 그렇다면 결국 스트리밍의 답은 오리지널인 것일까? 패럿 애널리틱스가 2024년 1월 조사한 ‘메이저 미국 스트리밍 오리지널 시리즈 수요 vs. 타이틀 비중’을 보면 ‘스트리밍 오리지널’ 전략만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림 1] 메이저 미국 스트리밍 오리지널 시리즈 수요 vs. 타이틀 비중

분석 자료1) 에 따르면 전체 오리지널 콘텐츠의 50%가 넷플릭스였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의 수요 역시 43.9% 정도를 가지고 갔다. 하지만 다른 플랫폼은 달랐다. 대부분이 오리지널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이하였고 수요 점유율도 4%에서 10% 사이였다. 이러한 수준의 점유율을 가지는 경우, 오리지널 콘텐츠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애플TV+나 파라마운트+처럼 자신이 가진 오리지널 개수에 비해 수요가 월등히 높은 플랫폼이 있지만 대규모 구독자를 견인할 정도의 규모는 아니므로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매몰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오리지널보다 더욱 필요한 것은 독점 콘텐츠다.

[그림 2] SVOD 독점 vs. 비독점 콘텐츠 점유율

시장에서 확고한 1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넷플릭스. 그리고 그 다음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지금, 스트리밍 서비스 대부분 수요는 오리지널이 아닌 독점 콘텐츠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적정 수준의 오리지널 콘텐츠와 시청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확실한 독점 콘텐츠가 있다면 구독자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미국과 글로벌에서 통할 콘텐츠는?

패럿 애널리틱스가 2023년 국가별 콘텐츠 수요를 측정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오디언스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는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드라마로 나타났다. 전체 콘텐츠 수요의 45.5%가 드라마 장르로 가장 높은 선호 장르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수요 비중이 50% 이하인 곳은 미국이 유일하기도 하다. 특히, 리얼리티는 장르는 모든 국가에 걸쳐 19%를 차지하고 있다. 다큐멘터리를 가장 사랑하는 시장도 미국이었다. 13.9%의 수요 비중을 차지한 다큐멘터리 시리즈의 수요 점유율은 전 세계 다큐멘터리 시리즈 수요 점유율 8.3%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그림 3] 미국 2023년 콘텐츠 장르별 수요 분포

[그림 4] 미국 하위 장르 공급과 수요 비중

다큐멘터리 중에서는 트루크라임(범죄) 장르가 가장 수요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트루 크라임 장르(true crime) 점유율은 2.4%로 조사 대상국가 중 가장 비율이 높았다. 이는 전체 트루 크라임 장르 공급 비중(2.1%)보다 높은 것으로 앞으로도 더 많은 트루 크라임 콘텐츠가 미국에서 소비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부동산 프로그램도 미국에선 인기가 많았다. 전체 수요의 0.7%로 전 세계 부동산 시리즈 수요(0.3%)보다 높은 수치다. 반면 멜로 드라마(Soap operas)는 실적이 저조했다. 전체 타이틀(공급)은 3.1% 지만, 수요는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트리밍 서비스의 수익 모델과 콘텐츠 편성 전략은 계속 바뀌고 있다. 따라서 미국 진출을 고민하는 한국 스튜디오나 미디어 플랫폼은 이런 수요 지도를 제대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최근 새롭게 방영을 시작한 리메이크 작품 <수사반장 1958>도 한국적인 소재를 미국 등 글로벌 시각에 맞는 설정과 각색을 도입한 작품으로 볼 수 있다. 수사반장이 다루는 범죄 소재는 한국 외의 거의 모든 국가에서 벌어질 법한 사건들을 다룬다. 예를 들어 3회에 등장한 은행강도 소재는 고전 할리우드 콘텐츠에서도 자주 다뤄진 사건으로, 미국인들에게도 어색하지 않게 다가갈 수 있다. 미국 진출을 고려할 때 유행 장르와 소재를 면밀히 살펴야 실패보다는 똑똑한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이외 동남아시아, 인도,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K콘텐츠 인기 확대 트렌드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해외 진출은 마케팅과 현지화 비용(자막, 더빙, 편집)이 많이 투입될 수밖에 없지만, 생성AI 기술로 인해 부담이 상당히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아시아 지역으로의 진출을 고민한다면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로지 기술과 시장이 성숙된 2025년 이후가 적기일 수 있다. MPA아시아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아시아 9개 국가 VOD시청의 50%가 한국 콘텐츠로 나타났다. 한국 콘텐츠 인기는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 한류를 넘어선 K컬처 바람이 지속적으로 불고 있다.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와 함께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로 부각되고 있는 FAST도 K콘텐츠를 아시아와 아프리카로 실어나를 새로운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1. 1)2023년 1분기 ~ 3분기 동안 스트리밍 오리지널 시리즈의 수요와 타이틀 비중을 분석

참고자료

  1. Demand360, U.S Streaming landscape, 2024.3.25.
  2. Demand360, The Global television demand, 2024.3.28.
  3. Variety, Korean Content Increases Hold on East Asian Audiences Still Further, 2023.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