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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스트리밍의 부상, 미래 스트리밍이 되고 있는 FAST

Photo by samsung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는 사이, 광고 기반 미디어 플랫폼들은 성장을 계속했다. 그 사이 등장한 모델이 광고 기반 실시간 스트리밍 채널(Free, Ad-supported Streaming TV, 이하 FAST)로 FAST가 시장에 처음 선보인 건 2020년 초반이다. 그 후 FAST는 정확히 2022년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부터 급부상하게 되었다. 현재는 FAST가 글로벌 방송 미디어 시장을 흔들고 있다. 무료라는 장점과 유튜브 급의 콘텐츠 다양성으로 찾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용자 증가만큼 FAST 콘텐츠와 플랫폼도 증가하고 있다. 현재 FAST의 채널 수는 2022년 4월 1,309개에서 2년 만에 1,963개(2024년 4월)로 급증했다.

[그림 1] 미국 FAST채널 수

FAST의 장점은 ‘저렴한 비용의 고품질 엔터테인먼트 제공’이다. TV 프로그램부터 영화, 오리지널 콘텐츠까지 다양한 형식과 프로그램 장르에 걸쳐 엄선된 채널을 통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한다. 유료 스트리밍의 부담이 커지자, 비용 없이 좋은 콘텐츠를 시청하기 위한 시청자들의 수요를 FAST가 흡수하고 있다. FAST 플랫폼들의 월간 이용자(MAU)도 늘고 있다. 현재 미국 내 FAST 플랫폼 1위인 플루토TV는 2024년 3월 MAU가 8,000만 명에 이른다.

FAST채널에서는 어떤 콘텐츠가 주요 유통될까? FAST채널은 매달 그 수가 증감하기 때문에 특정 채널이나 장르 추이를 보기 어렵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FAST는 일반 TV와 동조화’되고 있다.

TV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가 FAST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삼성ADs가 2023년 말 조사한 자료(Decoding FAST)에 따르면 미국에서 유통되는 전체 FAST 채널 중 57%가 TV쇼(지상파 및 케이블TV)였다. 아울러 TV뉴스와 오피니언(시사 해설 프로그램) 장르도 18%나 됐다. 이 두 장르가 지상파 TV나 케이블에서 방송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FAST에 유통되는 전체 콘텐츠의 70% 이상이 기존 TV에서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영화, 음악, 스포츠 장르도 FAST에서 주목받고 있다.

콘텐츠 관점에서 FAST채널을 주목하는 이유는 ‘IP의 새로운 생태계’이기 때문이다. FAST는 콘텐츠 IP에 새로운 수명을 줄 수 있다. 드라마나 예능의 새로운 시즌이 실시간 TV채널 혹은 유료 스트리밍에서 인기를 끌 경우 FAST플랫폼에서는 이전 시즌의 소비가 일어나는 형태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급증하면서 콘텐츠 수명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매일 새로운 드라마, 예능, 영화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FAST는 잊혀 가는 명작 콘텐츠의 재발견을 돕고 있다. 한국 콘텐츠의 경우 MBC 오리지널 <수사반장 1958>이 인기를 끌면서 과거 오리지널 <수사반장>을 찾는 시청자가 늘어나는 현상 같은 것이다.

[그림 2] 미국 FAST 채널 포맷 비율

예능이 이끄는 FAST

FAST의 최대 소비 시장은 미국이다. 전체 시장의 80% 이상을 미국이 가져가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미국의 FAST시장 규모는 2027년 101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광고와 협찬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2024년 2월 미국 FAST채널에서 과반(57%, 1,104개) 이상을 차지하는 장르는 종합 예능(버라이어티, 드라마)이다. 이는 전년 대비 23%가 증가한 수치로 영화(2위, 13%) 장르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음악 채널은 최근에 가장 뜨고 있는 FAST 채널이다. 오디오, 콘서트, 노래방, 뮤직비디오 등의 음악 콘텐츠 채널이 미국을 중심으로 인기 를 끌고 있다.

[그림 3] 미국 FAST 채널 장르

뉴스는 미국 지역 및 전국을 포함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제 뉴스가 가세하면서 가장 뜨고 있는 FAST장르다. 뉴스와 함께 각종 사회 현상, 시사를 분석하는 오피니언 채널도 증가하고 있다. FAST가 TV가 되는 현상을 가장 잘 포착해 주는 트렌드이기도 하다. 스포츠 FAST도 뜨겁다. 스포츠 하이라이트, 재방송, 논평 프로그램 등 기존의 유튜브에서 유통됐던 콘텐츠들이 FAST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스포츠 채널 숫자는 1년 전에 비해 20% 상승했다. 얼마 전에는 미국 최고 인기 스포츠인 NFL도 FAST에 들어왔다.

FAST채널이 늘어나고 매출도 확대되다 보니 콘텐츠 투자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로쿠나 아마존 프리비(Freevee)와 같은 FAST플랫폼은 ‘오리지널 콘텐츠’ 편성을 확대하고 있다. FAST채널에 가장 많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는 테이스트메이드(Tastemade) 스튜디오, 케빈 하트(Kevin Hart)가 소유한 LOL Network의 는 케빈 하트가 대형 얼음 목욕탕에서 스포츠계의 유명 인사들과 인터뷰하며 차가운 환경에서 재미있는 반응을 보여주며 기존 인터뷰와 다른 유머와 리액션을 보여주고, 뮤직비디오를 송출하는 베보(Vevo)의 FAST 오리지널 시리즈 는 음악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최신 앨범이나 싱글을 소개하고 그 뒷이야기나 창작 과정을 이야기하는데, 기존과 다르게 단순 인터뷰 형식을 넘어 한 명의 아티스트가 중심이 되어 성장 과정과 창작의 고민을 깊이 있게 다루며 시청자에게 음악 이외의 아티스트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이러한 FAST 오리지널 콘텐츠는 단순히 저예산 콘텐츠가 아니라 기존 TV나 대형 콘텐츠의 문법이 아닌 차별화된 접근방식(스포츠와 유머의 결합, 진지하고 감성적인 깊이 있는 이해)으로 제작하며 FAST의 특징을 잘 반영한 콘텐츠다. 전문적이지만, 전체 트렌드에서 벗어나지 않는 장르(드라마, 스포츠, 예능)에서 FAST오리지널이 만들어지고 있다.

삼성TV플러스, LG채널스 등 국내외 FAST플랫폼의 콘텐츠 투자 비용은 구체적으로 공개된 바 없다. 최근 오리지널 투자가 늘고 있지만 아직은 적은 수준이다. FAST가 콘텐츠에 쓰는 비용은 채널을 편성하는 대신, 광고 수익을 나누거나(RS, 인벤토리) 채널 런칭에 따른 선금을 주는 경우다. 이 비용은 대부분 광고 수익에서 나온다. 할리우드리포터는 FAST의 광고(미국) 수익을 2025년 60억 달러(8조 3,300억 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콘텐츠의 가치가 광고 분할에 영향을 미치지만, 보통 5:5 또는 6(플랫폼):4 수준에서 광고 수익 분할이 시작된다.

글로벌 FAST에서는 한국 콘텐츠도 다수 송출되고 있다. 삼성TV플러스, 플루토TV 등 글로벌 FAST플랫폼을 통해 K 콘텐츠가 송출되고 있다. 뉴아이디(NewID)는 ‘빈지코리아(Binge Korea)’라는 이름으로 K콘텐츠 전문 FAST채널을 글로벌에 런칭하고 있다. 또한 CJ ENM은 ‘K-CONTENT BY CJ ENM’이라는 브랜드로 tvN 드라마 및 K팝 콘텐츠를 FAST에 송출하고 있다.

이에 FAST는 한국 콘텐츠 사업자의 새로운 글로벌 진출 전략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CJ ENM이나 지상파 방송 등 한국 메이저 방송뿐만 아니라 전문 채널, 중소 콘텐츠 사업자들도 FAST를 통한 글로벌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FAST 플랫폼도 해외 시장을 본격적으로 노크하고 있다. 뉴아이디 ‘빈지코리아(Binge Korea)’는 2024년 5월 미국 3대 스마트TV 제조사 비지오(Vizio)에 입점하기도 했다.

참고자료

  1. Samsung Ads, Decoding FAST A comprehensive guide to the Free Ad-Supported Streaming Landscape, 2024.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