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시작된 루도나라콘(LudoNarraCon)은 간단한 게임, 재미를 의미하는 ‘Ludo-’와 서사(‘Narra’tive)를 결합해 지은 이름이다. 인디게임 퍼블리셔 펠로우 트레블러(Fellow Traveller)가 시작한 이벤트로, PC게임 최대의 유통 플랫폼 스팀(Steam)에서 진행되는 인디게임 전문 가상 이벤트이다.

게임업계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펠로우 트레블러의 설립자 크리스라이트(Chris Wright)는 인디게임을 위한 부스를 운영하는 다양한 게임 이벤트에 참여해 왔으나, 기대했던 마케팅 효과를 발생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게임 이벤트에 참여하는 것은 시간이 갈수록 더 큰 비용이 소요되었으나, 게임 홍보 효과는 미미했다. 이에 인디게임을 홍보할 수 있는 더 나은 방식을 모색한 결과 루도나라콘이 탄생했다. 루도나라콘은 흥미롭고 혁신적인 서사 중심의 인디 게임을 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루도나라콘은 스팀에서 하나의 페이지 형태로 개설된다. 일반적인 게임 이벤트에서 게임 홍보를 위해 부스를 꾸리는 것은 각 게임의 스팀페이지 링크를 게시하는 것으로 간단하게 연결된다. 루도나라콘의 게임 부스는 기 출시작과 출시예정작 등 스팀 페이지를 개설한 서사 중심의 인디게임이라면 추가 비용 없이 참여할 수 있다. 크리스 라이트는 개별적으로 추가되어온 스팀의 각 기능들이 디지털 이벤트 진행을 가능하게 했다며, 스팀이 디지털 이벤트를 위한 완벽한 플랫폼이라고 평가했다.

이벤트 참여 게임은 2019년 20개에서 2020년 42개, 2021년 43개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데모를 공개한 게임도 2019년 9개에서 2020년 20개, 2021년 34개로 증가했다. 할인 이벤트 참여 게임은 2019년 약 40개 수준이었으나, 2021년 100개 이상으로 증가했다.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으나 이벤트의 유명세는 증가하고 있어 2022년에도 더 많은 게임들이 루도나라콘을 통해 소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1 루도나라콘 스팀 페이지

루도나라콘에서는 서사가 강조된 인디게임 관련 전문가들의 토론 세션도 진행된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이전인 2019년부터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해 왔다. 2019년은 총 17명의 패널이 6개 세션을 진행했다. 2020년에는 58명의 패널, 14개 세션으로 증가했다. 2021년에는 세션을 내러티브 게임 관련 주제 중심의 패널 토론(10개 세션, 39명 패널), 게임산업 베테랑들이 비공식적인 친근한 대화를 나누는 노변한담(Fireside Chat, 6개 세션, 12명 패널), 게임산업 리더들이 주도하는 짧은 대화 한입토크(Bite Sized Talks, 7개 세션, 7명 패널) 등 3개 카테고리로 분류하며 크게 발전했다. 2022년에는 개발자, 작가, 언론인 등 다양한 패널이 서사 게임 관련 주제를 다루는 “시어터(theatre)”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세션이 구성될 예정이다.

각 회차에 따라 별도로 만들어진 루도나라콘 페이지의 평균 방문자수는 87만 명이다. 루도나라콘 기간 참여 게임의 스팀 페이지 방문자 수는 평균 5만 2천여 명이며, 참여 게임이 스팀 이용자의 위시리스트에 추가되는 것은 평균 5천 회로 집계되었다.

루도나라콘의 장점은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로, 참여 기업의 부담이 적다. 인디게임에 대한 대형 게임 이벤트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나, 부스 비용을 차치하더라도 부스 콘텐츠를 기획하고 실제로 사람이 그 행사장에 방문하는 것조차 인디게임 개발자들에게는 부담이었다. 루도나라콘은 스팀에서 기존에 운영하던 게임 페이지를 활용해 부담을 감소시켰다. 루도나라콘 연도별 규모 변화 (단위: 개)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만큼 이벤트 주관사의 부담은 증가한다. 패널 토론 등을 준비하는 것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매년 서포터 팩(Supporter Pack)을 판매하고 있다. 서포터 팩에는 독점 게임과 컴퓨터 배경화면으로 쓸 수 있는 이미지 파일, 게임 음원이 포함되어 있다.¹

펠로우 트레블러는 이벤트 후원 성격의 서포터 팩 판매 수익으로 루도나라콘의 안정적인 개최 및 규모 확대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이벤트 개최 비용 이상의 수익은 인디 게임을 홍보할 수 있는 팟캐스트나 뉴스레터 설립, 인디게임 개발자의 스팀 등록 지원 프로그램 및 서사 중심 인디게임 지원 이니셔티브 출범에 사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두 번째 장점은 뛰어난 홍보 효과이다. 일반적으로 인디게임 개발사가 게임 이벤트에 참여하면, 개발자 한 명은 게임 이용자 한 명과만 대화하고, 게임 체험 기기를 많아야 3대 설치할 수 있다. 이는 4일간 10만 명이 방문하는 이벤트에 참여하더라도 하나의 게임을 최대 300명 정도만 경험해볼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루도나라콘에서 공개하는 데모는 평균 3~5만 회의 다운로드를 기록 중이다. 할인 이벤트 등을 통해 즉각적인 판매도 가능하다.

루도나라콘은 인디게임에 최적화된 이벤트이자 개성있는 게임 이벤트로 점차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게임산업이 거대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새롭고 창의적인 시도를 보여줄 인디게임 부문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루도나라콘처럼 인디게임 부문의 중요 허브가 활성화되어 건강한 산업 발전이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