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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인도 IT법 개정으로 점화된
게임과 도박의 차이

글로벌 게임산업 동향

1인도, 온라인 도박으로 인한 피해 급증과 규제의 필요성

온라인 게임 증가와 비례한 온라인 도박 접근성 향상

코로나19를 거치며 인도는 온라인 게임 이용자가 폭증했다. 봉쇄 및 격리 기간이 늘어나며 2020년 온라인 게임을 시작한 게임 이용자는 인도 인구의 45%에 이르렀다. 실제로 인도의 2020년 12월 모바일 데이터 이용량은 전년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온라인 게임 이용자 증가에 따라 온라인 도박 이용자 수도 증가했다. 인도의 청소년 혹은 젊은 성인이 온라인 게임 중독에 빠지고, 온라인 도박을 접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금전적인 사유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늘어나 이를 방지하기 위한 규제나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통일된 규제안의 필요성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타밀나두주에서만 온라인 도박으로 인한 자살 사건이 17건 발생했다. 이에 타밀나두주 정부는 2022년 10월 온라인 도박을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하였으나 주마다 다른 규제 내용으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현재 인도는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는 도박에 관한 내용을 규제하는 법안만 존재하고 있다. 심지어 이 법에서 적용되는 범위는 일부 지역에만 적용되어 상기된 타밀나두주를 포함해 나갈랜드주, 아삼주, 메갈라야주 등에 적용되지 않는 점이 있다. 이는 주마다 온라인 도박에 대한 규제를 마련하고 있으나, 규제의 내용이 각자 상이하여 혼란을 야기하는 원인이 되었다.

또한, 도박의 규정 또한 모호하여 법원이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도박의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문제점이 된다. 영국령 인도였을 때 제정된 법률에 의하면 기술 기반 게임(Skill-based games)은 본인의 마음 먹기, 지식 등에 의하여 결정된 것으로 도박이 아니다.

이에 따르면 다트 던지기 내기, 오목 내기 등의 사례는 도박이 아니다. 반면에 확률 게임(Chance-based games)은 본인의 마음이나 지식 등에 맡겨지지 않고 순전히 운에 따라 그 결정이 되는 것으로, 해당 법률로 규제되는 도박에 해당한다. 하지만 온라인 도박이 온라인 게임의 발전과 함께 발전하면서 법률의 모호함으로 인한 문제점이 발생했다. 판타지 스포츠(Fantasy Sports)가 그 경우이다. 판타지 스포츠는 실제 선수들을 선택해 가상의 팀을 만들고, 선수들의 실제 경기 결과를 바탕으로 점수를 매겨 대결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인도 대법원은 이것을 기술 기반 게임으로 보았고, 일부 주 법원에서는 운 기반의 게임이므로 도박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이렇듯 모호한 도박의 기준으로 인해 온라인 게임은 주마다 다른 규제를 적용받는다. 도박에 대한 관점 차이로 제대로 규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인도 정부, 온라인 도박 규제 위한 IT법 개정

인도 정부, IT법 개정안(초안) 발표

인도 정부는 규제의 불분명성, 주마다 다른 규제의 차이, 온라인 게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하여 관련 법 개정을 추진했다. 이에 인도 정부는 전자정보기술부(MeitY, Ministry of Electronics and Information Technology)를 통해 2023년 1월 17일 온라인 도박 규제를 위한 IT법(Information Technology Act) 개정안(초안)을 발표했다. 인도 정부는 해당 초안에서 국민을 온라인 게임의 해로운 영향으로부터 보호하고 온라인 게임의 폐해를 막기 위해 당 법안의 초안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항을 살펴보면 자율 규제 기관 신설, 게임사의 의무 부여, 온라인 도박과 베팅에 대한 규제, 게임 내 예치금과 환불 등의 규정 설정, 게임사의 불만접수 창구 마련, 인가받지 못한 불법 게임의 홍보를 금지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인도 전자정보기술부는 무료 온라인 게임은 적용을 제외하기로 한데 반해 비디오 게임 도박과 같은 카테고리로 분류해 논란을 일으켰다.

인도 게임업계, 정부에 ‘게임’과 ‘도박’의 명확한 구분 촉구

IT법 개정(초안)이 발표된 이후 인도 게임업계는 탄원서를 발표했다. 인도의 40개 이상의 게임사는 공개서한을 통해 비디오 게임이 현금을 포함하지 않는 경우에도 온라인 도박 방지에 관한 법률이 적용될 수 있는 초안의 발표를 규탄했다. 덧붙여 인도 게임시장의 문화적, 경제적 중요성을 고려해 초안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게임과 비디오 게임을 같은 선상에서 고려하지 않으며, 더 나아가 비디오게임을 온라인 도박 게임과 같은 카테고리로 분류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덧붙여 인도 게임업계는 온라인 게임시장의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스타트업 게임사들에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법적으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을 촉구했다. 또한 자율규제기구를 통한 게임 등록, 나이 확인 시스템, KYC 시스템4, 중독성에 관한 측정 및 안전망 마련, 경제적 문제 해결 방안 마련, 인도 온라인 게임사 및 모바일 게임사의 실제 인도 소재지 주소 기재 등을 통해 온라인 게임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게 하는 점에 대해서는 정부의 IT법 개정을 환영했다. 하지만 여성 게임 이용자가 늘어난 상황에서 여성 게임 이용자에 대한 보호 관련 규제가 부족한 점과 게임과 도박의 경계가 모호한 상황은 해결해야 할 점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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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ow Your Customer, 고객확인제도

여기에 인도 인터넷 모바일 협회(Internet And Mobile Association of India)는 규제의 목표와 방향성은 잘 적용되었으나, 구체적인 사항들이 미흡하다고 했다. 더욱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하며 상기한 비디오 게임사와 같은 입장임을 밝혔다.

하지만 모든 게임사가 이런 입장을 취한 것은 아니다. 인도의 대표적인 현실 화폐 기반 게임사인 드림스포츠(Dream Sports), 엠피엘(MPL) 등의 게임사는 인도 인터넷 모바일 협회의 입장이 게임업계 전체의 입장이 아니며, 인도 인터넷 모바일 협회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논쟁 사이에 정부의 자율규제기구에 어떤 협회가 포함될지의 여부가 논의되었다.

이 논의에서 인도 정부는 현실 화폐 기반 게임사들로 주로 이루어진 전인도게임연맹(All India Gaming Federation), 전자게임연맹(E-Gaming Federation) 등의 배제를 선언하였으며, 해당 규제 기관엔 어린이, 학부모, 게임 선수, 정부, 게임 중개업자 등 게임 산업 관련 인물들로 구성될 것임을 밝혔다.

IT법 개정(초안)은 온라인 게임과 사행성 기반 온라인 도박 게임의 경계가 모호한 상황에서 파생된 모호한 경계를 해결하기 위해 발표된 초안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무료를 제외한 온라인 게임을 일괄 온라인 도박으로 취급하거나, 온라인 게임이라고 보기 힘든 비디오 게임까지 온라인 게임으로 취급하며 온라인 도박 관련 법규를 준수하게 만든 점으로 인해 이번 초안에 미흡한 점이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온라인 도박 규제 프레임워크를 구축한 개정된 IT법 발표

인도 정부는 올해 1월 공개하였던 초안을 기반으로 2023년 4월 6일 개정된 IT법을 발표했다. 개정된 IT법은 온라인 도박 방지법이라고 볼 수 있다. 라지브 찬드라세카르(Rajeev Chandrasekhar) 인도 전자정보기술부 장관은 온라인 게임은 인도 젊은 게임 이용자에게 거대한 위협이 되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번 IT법 개정을 통한 온라인 도박을 규제하는 방안이 정착되면 인도 온라인 게임시장에 긍정적 요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IT법 초안 발표 후 등장한 우려와 반발을 의식한 인도 정부는 게임업계의 의견을 반영하여 온라인 도박과 게임을 분리할 수 있는 내용을 포함했다. 인도 전자정보기술부 장관은 현실의 재화를 포함한 게임으로, 도박이 쉽게 이루어질 수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 규제에 해당하는 게임은 어떠한 보상을 바라고 게임 이용자가 현금을 넣는 게임에 대해 적용된다고 언급하였다.

또한 온라인 게임과 사행성 기반 온라인 도박 게임의 구분 조건을 명시했다. 개정된 IT법에서 일반적으로 온라인 게임 중 확률 게임은 도박으로, 기술 기반 게임은 온라인 게임으로 규정된다.

판타지 스포츠의 경우 가상의 팀을 현존하는 선수들로 이루어 그 선수들의 실제 경기를 바탕으로 점수를 얻어 돈을 버는 경우는 합법이다. 게임 이용자가 그들의 돈을 게임에 베팅하는 행위가 없기 때문이다. 베팅 혹은 베팅과 유사한 행위가 들어간 온라인 게임은 곧바로 도박으로 간주되어 규제받게 된다.

온라인 게임 중개업자에 대한 정의와 규정도 새로 생겼다. 기존 소셜 미디어 중개자만 받던 규제를 온라인 게임 중개업자도 받게 되었다. 온라인 게임 중개업자를 컴퓨터 자원을 이용하여 게임 이용자에게 1개 이상의 온라인 게임에 접속할 수 있게 하는 사람으로 정의했다. 그러면서 게시된 콘텐츠가 외설적, 포르노, 소아성애, 사생활 침해, 증오 표현, 불법 조장 또는 ‘인도의 단결, 무결성, 방위, 안보 또는 주권’을 위협하지 않게끔 중개자에게 책임이 부과된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게임 승인 취소에 대한 규칙, 게임에 대한 의무로 게임 이용자 피해에 대한 보호 장치 마련,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 마련, 중독과 재정적 손실 및 금융 사기의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한 조치 마련 등을 제시했다. 또한 정부 조사를 위한 정보 제공의 의무, 게임 중개자가 신용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거나 그런 목적으로 타인이 게임이용자에게 자금을 제공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제사항 등의 세부 규정이 1월 초안에서 추가되었다.

3아직 갈 길이 먼 인도의 온라인 도박 규제

하지만 IT법이 개정되었음에도 인도 게임업계는 보안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법 내에서 결과에 베팅한다는 것을 금지한다는 부분이 문제가 되었다. 결과에 베팅하는 게임을 금지한다는 것은 어떤 게임이 그런 게임인지 알 수 있는 정의의 문제, 자율 규제를 스스로 할 수 있다는 문제에 있어서 새로운 법적 갈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도박으로 분류할 수 있는 온라인 게임에 있어서도 문제가 발생한다. 해당 법률에서 어떠한 범위까지 온라인 게임으로 설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이 기준이 아직도 모호하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문제는 현금 기반의 온라인 게임에 대한 판단은 매번 자율규제기구에 맡겨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심사 과정 및 결과가 해당 기구에 의해 좌지우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게임인지 사행성 게임인지의 판단이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 인도 대법원이 <러미(Rummy)>, <포커(Poker)>를 온라인 게임으로 판단하였으나, 지방 법원에서는 이를 사행성 기반 온라인 도박 게임으로 봤던 사례가 있었다. 개정된 IT법이 통과되면 이러한 사례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던 정부의 입장에 문제가 생겼다. 타밀나두주가 <러미>와 <포커>를 명시하면서 사행성 게임으로 금지한다고 하였다. 이는 개정된 IT법의 구별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기존 사례와 동일하게 일관된 규제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게임과 도박의 구분을 위해 인도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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