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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E3 빈자리 노리는
게임스컴과 도쿄게임쇼

게임 캘린더

지난해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던 세계 최대의 게임 이벤트 E3가 올해에는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세계 3대 이벤트로 꼽히는 독일 게임스컴과 일본의 도쿄게임쇼는 지난해 온라인 이벤트에서
올해 오프라인 중심의 하이브리드 이벤트로 복귀하며 E3의 빈자리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1E3, 2022이벤트 전면 중단 선언

2022년 3월 말,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게임 이벤트로 꼽히는 E3가 코로나19 변종 확산 여파로 올해 이벤트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2021년에 온라인으로 진행된 바 있기 때문에 전면 중단은 다소 의아함을 자아냈다.

대형 게임 이벤트가 개최되지 않으면서 아쉬움을 느낄 수 있겠지만, 누군가에겐 다시 없을 기회이다. E3의 빈자리를 메꾸며 전 세계 최대의게임 이벤트로 자리매김할 것을 기대하는 독일 게임스컴(Gamescom)과 일본 도쿄게임쇼(Tokyo Game Show, 이하 TGS)가 그 주인공이다. 세계 3대 게임 이벤트로 꼽히는 양 게임 이벤트가 2022년 오프라인으로 재개되며 기대를 불러모으고 있다

2친환경 내세운 게임스컴

8월 24~29일 독일 쾰른에서 개최되는 유럽 대표 게임 이벤트 게임스컴은 3월 초 오프라인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마지막 오프라인 이벤트였던 2019년 게임스컴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37만 명이 참석했다. 올해 E3 공백의 반사이익을 받으며 게임스컴이 이 기록을 갱신할 수 있을까?

게임스컴은 2019년과 유사한 규모를 달성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오프라인 행사장 참석자 수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제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이벤트가 하이브리드 형태로 개최되며, 온라인으로만 진행된 지난해 이벤트에서 전야제 행사에만 전 세계 누적 1,300만 명의 시청자를 기록했기 때문에 올해는 오프라인 행사와의 시너지를 통해 세계 최고의 게임 이벤트로 입지를 다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닌텐도(Nintendo), 액티비전 블리자드(Activision Blizzard), 워게이밍(Wargaming), 테이크투(Take-Two Interactive)에 이어 소니(Sony)도 6월 21일 불참을 선언하는 등 대형 게임사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어 위기론도 불거졌다. 하지만 게임스컴은 7월 7일 기준 엑스박스(Xbox),1 유비소프트(Ubisoft), 2K게임즈(2K Games), 워너브로스(Warner Bros), 세가(Sega), 반다이남코(Bandai Namco), 엠브레이서(Embracer) 등의 대형 게임사를 포함해 총 500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또 크래프톤, 텐센트(Tencent)의 새로운 퍼블리싱 레이블 레벨 인피니트(Level Infinite), <원신(Genshin Impact)>의 미호요(HoYoverse), 인디 퍼블리셔 험블 게임즈(Humble Games)와 같은 이벤트에 처음 등장하는 새로운 파트너사도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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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7일 게임스컴 참여를 발표한 엑스박스는 향후 12개월내 출시될 게임 소식을 게임스콘에서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필드(Starfield)>,<레드폴(Redfall)>, <포르자모터스포츠(Forza Motorsport)> 신작, <마인크래프트레전드(Minecraft Legends)>등의 게임이 쇼케이스에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22 게임스컴 일정표 출처: Gamescom

게임스컴의 공동주최기관인 독일 게임산업 협회 GAME(The German Games Industry Association)의 펠릭스 팔크(Felix Falk) 이사는 인디구역, 머천다이징 구역, 이벤트 아레나 등 어느 때보다 넓고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되었으며, 중요 파트너가 빠졌지만 그만큼 새로운 파트너가 처음 등장하게 되어 기대할만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게임스컴이 특히 강조한 것은 친환경 목표이다. 지난 3월 언론 인터뷰를 통해 펠릭스 팔크는 “모든 사람의 모든 행동은 좀 더 기후 친화적일 수 있으며, 곧 그렇게 될 필요성도 커질 것이다”라며 광범위한 변화의 시작이길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게임스컴은 △행사 진행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인근지역 대중교통 무료 티켓 발급 및 홍보 강화 △행사장에서 기후 대응 프로젝트에 기부 장려 △2만 평방미터 규모의 게임스콘 숲 조림 사업 자금 확보를 위한 ‘그린 티켓’ 판매 등의 시책을 진행할 예정이다. 세계 최고의 게임 이벤트를 추구하는 게임스컴은 게임산업의 변화에 앞장서 이끌 수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3 위기론 불식 나선 도쿄게임쇼

2021년 TGS는 하이브리드 이벤트로 개최되었으나, 올해는 ‘게임은 멈추지 않는다(Nothing Stops Gaming)’를 주제로 직접 대면 형태로 돌아온다. 9월 15~18일 개최되며, 첫 2일간은 비즈니스 이벤트, 나머지 2일은 일반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로 진행된다. 오프라인 이벤트에 무게를 싣고 있지만, 올해에도 주요 행사는 유튜브, 트위치, 트위터로 생중계 될 예정이다.

비대면 이벤트로 전환되기 전에도 TGS는 위기론에 시달렸다. 2018년 방문객은 29만 8,690명이었는데, 2019년에는 26만 2,076명으로 줄었다. 게다가 올해에는 메인 스폰서 중 하나인 소니가 메인 전시 구역이 아닌 인디게임 아레나에 온라인으로만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TGS의 위상 하락을 상징한다고 인식되고 있다.

도쿄게임쇼 2022 메인 포스터 출처: Tokyo Game Show

그러나 TGS측은 높은 참여 열기를 홍보하며 TGS의 위상이 건재함을 알리고 있다. TGS는 전시 구역은 일반 전시, 스마트폰 게임, AR/VR, 게임 스쿨, 머천다이징, 비즈니스 솔루션, 비즈니스 미팅, 인디 게임 등으로 나뉘어 게임 스튜디오와 퍼블리셔 외에도 게임산업의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해 게임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구성을 갖춘 이벤트라는 점을 강조한다. 또 7월 6일 기준 캡콤(Capcom), 코나미(Konami), 스퀘어에닉스(Square Enix), 세가(Sega), 반다이남코(Bandai Namco), 코에이테크모(Koei Tecmo) 등 일본 299개 기업을 포함해 MS, THQ노르딕(THQ Nordic) 등 총 465개사가 참여 의사를 밝혀 규모 면에서도 상당하다. 주최측은 당초 1,500개로 예상되었던 전시 부스가 현재 1,902개로 이미 예상치를 초과했고, 인기게임 에어리어에서 선보일 81개 인디게임 선정을 위한 신청서 접수 건도 583개에 달해 높은 관심을 입증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예상 방문객은 15만명이다. 일본 게임산업의 최신 정보들이 발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이것만으로도 글로벌 게임 커뮤니티와 게임산업에서 여전히 주목하는 이벤트이다.

4 글로벌 게임 이벤트, 반전 이뤄낼까

소니를 비롯해 글로벌 대형 기업들은 게임스컴과 TGS 불참을 선언했다. 코로나19 여파나 개발비용 증가에 따른 출시 일정 지연, 해외여행에 대한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독자적인 게임 이벤트가 더 큰 주목을 이끌어낸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대형 글로벌 게임 이벤트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도쿄 기반의 게임산업 컨설팅 기업 칸탄 게임즈(Kantan Games)의 세르칸 토토(Serkan Toto) CEO는 최근 대형 게임산업 이벤트들이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겪고 있는 이유로 젊은 게임 이용자들이 물리적인 이벤트에 신경쓰지 않는 세대적 현상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형 게임사들이 자체적인 이벤트를 개최함에 따라 게임 이벤트가 새로운 소식이 발표되는 정보 채널로서의 기능도 약화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게임업계 전문가들에게 오프라인 이벤트는 온라인 이벤트가 채우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며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프라인 이벤트는 일반 게임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소식을 전달하고 게임을 체험하게 하는 마케팅 효과 외에도 전문가 미팅에서 직접 거래가 이루어지는 사업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게임 이벤트의 변화가 요구되기도 한다. 소니는 2019년 E3에도 불참을 선언했는데, 당시 소니의 숀 레이든(Shawn Layden) 회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세상은 변했지만, E3는 변화하지 않았다”며 인터넷 이전 시대에 게임사를 소매업체 및 미디어와 연결시킨다는 취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현재는 거래 없는 ‘무역 박람회(trade show)’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게임 이벤트에서 방문객들은 게임 데모를 몇 분간 체험하기 위해 몇 시간씩 기다려야 하며, 이는 현재의 게임 이용자들에게는 과도하게 피곤한 일이다. 데모 게임은 온라인으로 편하게 다운로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팬 중심의 대중문화 이벤트 코믹콘처럼 게임 커뮤니티의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게임사와 팬의 소통을 증진시키는, 일반 게임 이용자들이 공유된 경험을 할 수 있는 성격의 이벤트로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올해 게임스컴과 TGS의 성공여부는 게임산업 이벤트의 미래와 3대 게임 이벤트의 역학관계를 가늠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참고자료
  1. Gamesindustry.biz - Can an event as big as Gamescom truly be climate-friendly?, 2022.3.28.
  2. Kotaku - Sony’s Skipping Gamescom 2022, So Forget About Any God Of War Ragnarök News, 2022.6.22.
  3. Polygon - Xbox will again focus on its next 12 months at Gamescom 2022, 2022.7.7.
  4. The Gamer - Tokyo Game Show 2022 Confirms Publisher Lineup, Sony Presence Seems Limited, 2022.7.7.
  5. The Japan Times - With major expos in limbo, Tokyo Game Show reaches an inflection point, 202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