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미네스. 이야기 이전의 이야기
작성자: 제임스 밀케(James Mielke) 작성일: 2012년 7월 30일
내가 파리에서 퍼블리셔인 유비소프트(Ubisoft)를 대상으로 몇 가지 피치를 하고 있던 2010 년 8 월, 프로젝트가 공식적으로 승인되면서 루미네스 일렉트로닉 심포니(Lumines Electronic Symphony) 개발이 시작되었다. 이 이름은 최종적으로 정해진 이름이고, 처음 이름은 다프트 펑크 루미네스(Daft Punk Lumines)였다.
루미네스는 첫 번째 게임으로 PSP 게이머들을 깜짝 놀라게 한 이후로 유명세가 약간은 수그러들어 있었다. 이 루미네스 시리즈를 업그레이드 할 방법으로, “그냥 새 스킨에다가 새 음악만 얹은 거지 똑같은 게임이잖아.”라는 비판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한 음악가의 작품에만 초점을 두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음악 활동이 빠지는 함정을 분명히 초월한 다프트 펑크(Daft Punk)1보다 적합한 음악가가 또 있겠는가?
다프트 펑크는 90 년대 중반에는 물론 2010 년에도 통했을 뿐만 아니라, 아디다스/스타워즈 크로스 오버 방송, 그들이 연출한 영화들(일렉트로마/Electroma, 인터스텔라/Interstella 5555), 고품질 캐릭터 인형, 곧 출시될 디즈니 영화 트론(Tron)의 후속작품에 들어갈 음악 등으로 이제 새로운 아이콘과 같은 존재였다.
내가 구현하고 싶었던 건, 플레이어를 다프트 펑크의 피라미드 모양 DJ 부스 안에 두면 그들이 마치 다프트 펑크처럼 루미네스 퍼즐로 연달아 콤보를 해서 사람들을 신나게 하는 것이었다. HUD, 사운드트랙, 다프트 펑크의<Alive 2007> 라이브 앨범에 담긴 베이스의 청각적 분위기, 특수효과, 실시간 조명, 신나게 춤추는 3D 청중까지 게임 속 모든 요소들을 다프트 펑크 풍으로 만들 예정이었다. PS 비타(Vita) I 용 게임으로 개발 중이었기 때문에, 후면 터치패드를 사용해서 플레이어가 사운드와 비주얼을 실시간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었다. (레이저 스포트라이트로 비주얼을 조작하고, 코르그 카오스(Korg Kaoss) 패드로 오디오를 조작하는 것처럼).
다프트 펑크의 매니지먼트사와 커뮤니케이션은 잘 됐다. -두 사람 모두 우리 큐 엔터테인먼트(Q Entertainment)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테츠야 미즈구치(Tetsuya Mizuguchi)와 만났고, 레즈(Rez) 게임을 굉장히 좋아한다고 했다.- 그러나 슬프게도 다프트 펑크가 이전에 출시된 음악은 사용하지 않았으면 했고, 새 음악을 만들어 줄 시간은 없었다. 영화 <Tron>의 사운드트랙을 마치는 일정이 빠듯했기 때문이었다. 이해가 되는 상황이었지만, 이 단계에서 우리(큐 엔터테인먼트)가 컨셉을 바꿔야 함이 분명해졌다.
미완성 단계의 게임 화면. 새로운 엔진을 만들면서 결국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빅뱅 이론
어느 날 테츠야 미즈구치(이제부터는 본인이 원하는대로 “미즈(Miz)”라 부르겠다)와 공항으로 운전해 가는 길이었다. 그가 루미네스 게임에 꽃과 밝은 색채가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반면에 나는 루미네스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우주와 그 이상의 세계로 여행을 가는 컨셉이 어떨지에 대해 생각해온 터였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 두 가지 희미한 아이디어를 조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 생각하기 시작했다.
일종의 “컨셉 게임”(음악 용어로 컨셉 앨범과 같은)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오른 건 바로 이 때였다. 원래 버전의 루미네스 게임으로 시작해서 3 분간 지속되다가 “빅뱅”의 순간에 화면상의 모든 블록이 폭발하는 장면을 구상했다. 이렇게 플레이어를 놀라게 한 직후에 새로운 버전의 루미네스 게임이 진짜로 시작되는 것이다.
이 컨셉에 기반해서 여러 가지 이름을 생각해봤다. 이름을 정하면 게임 컨셉을 구체적으로 잡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된다. 당시에 회사에서 내부적으로 고려했던 이름들에는 루미네스 포에버(Lumines Forever), 루미네스: 라이트 이어즈, 그리고 루미네스(Lumines: Light Years, and Lumines), 루미네스: 일렉트로 라이트 오케스트라(Lumines: Electro Light Orchestra) 등이 있었다. 마지막 이름인 루미네스: 일렉트로 라이트 오케스트라로 거의 정할 뻔 했는데, 법무팀이 일렉트릭 라이트 오케스트라(Electric Light Orchestra) 밴드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했다. 그래서 결국 그 이름을 약간 바꿔서 루미네스 일렉트로닉 심포니로 정했다.
화면을 자세히 보면, 플레이스홀더 폰트가 보이고 HUD 요소가 부족한 것이 보이는데, 블록들이 완벽하게 정렬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당시에 우리가 생각하고 있던 물리(physics) 및 임팩트 “엔진”을 반영하기 위해 고려했던 아이디어였다. 우리는 블록에 속도와 물리를 적용하고 싶었다. 그래서 (디패드 상에서 아래로 잡아 당겨서) 블록을 세게 떨어뜨리면 충격 때문에 주변의 블록이 흔들리는 효과를 주고 싶었다.
이걸 이용하면 다양한 적용도 가능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기본 블록을 옥수수알로, 다른 블록은 버터 큐브로 디자인하고, 스킨은 후라이팬이나 불로 디자인하는 식이다. 그리고 콤보가 생겼을 때 팝콘이 튀겨지는 효과를 만들어내는 거다. 이 스킨에 가볍고 푹신한 피직스를 적용해서, 만들어진 팝콘이 화면 밖으로 가볍게 튀어나가게 했을 것이다. 반대로 얼음, 물, 눈이 들어간 스킨도 생각할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버전의 컨셉으로 플레이어를 개념적인 여행에 데려가 보기로 했다. 빅뱅 이후의 효과로 스킨을 몰레큘(Molecule), 씨드(Seed), 플라워(Flower), 오션(Ocean), 스카이(Sky), 시빌라이제이션(Civilization), 애스트로(Astro), 네뷸라(Nebual), 헤븐(Heaven), 비욘드(Beyond) 등으로 그룹지어 배열해 단계를 만들었다. 각 단계는 분위기에 맞게 묶인 서너개의 곡으로 구성할 예정이었다. 예를 들어, 현대적 삶의 비즈니스, 빠른 템포, 폐쇄공포적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시빌라이제이션(Civilization) 단계에 Towa Tei, Big Audio Dynamite, The KLF 의 노래를 배치했다.
시빌라이제이션 단계에는 쇠락의 이미지가 들어가고(원래는 와이어프레임 형태의 3D 레즈 게임 같은 빌딩들이 붕괴되는 모습이 인류가 스스로 바치는 제물의 상징이 되어 들어갈 예정이었다), 뒤이어서 애스트로(Astro) 단계에는 구원의 이미지가 들어갔다. 내 마음대로 애스트로 단계를 구성했으면 여러 가지 면에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을 것이다.
첫째, 애스트로 단계의 첫 곡이 수퍼트램프(Supertramp)의 “Give a Little Bit”이 될 예정이었다. 그렇다,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곡은 아니었다. 그러나 훌륭하고 행복감을 주는 노래였다. 게임에서 “Say Anything 순간”이 되어 게임을 한 이들이 몇 년이고 기억했을 것이다. 이를 통해 희망과 가능성(큐 엔터테인먼트의 흔한 테마)의 신호를 보내고자 했다. 원래 시빌라이제이션 단계의 마지막 곡으로 생각해 두었던 “What Time Is Love”의 음악적 혼잡함을 상쇄하고자 하기도 했다.
둘째, 스킨이 지구의 대기권을 느리게 빠져나가는 우주 셔틀들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중력을 역전시키고자 했다. 애스트로 단계에 들어가자마자 갑자기 블록이 화면 위로 떠다니는 걸 본 사람들의 반응이 너무나 듣고 싶었다.
블록이 위에서 떨어지는 대신 밑에서부터 떠오르게 한 것 말고는, 게임에 별로 반영되지 않았다. “퍼즐 게임에 사람들이 몇 년이고 두고 두고 얘기할 만한 순간을 만들어 넣는다면,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다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획 초기 단계에서 사방에서 날라오는 블록들이 중심의 회전하는 클러스터에 쌓이게 하는 방식을 논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게임이 더 이상 루미네스처럼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다. 게임을 루미네스처럼 느껴지지 않게 한다는 이유로 많은 아이디어들이 구현되지 못했다 – 그러나 나 자신은 전진하고 있다.
※ 자세한 내용은 첨부(PDF)화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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