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템: 크로코다일 엔터테인먼트의 「잭 제로」
작성자: 알베르토 모레노(Alberto Moreno), 카를로스 아브릴(Carlos Abril) 작성일: 2012년 7월 3일
[인디 팀의 야심이 걷잡을 수 없이 계속 커졌는데도 불구하고 프로젝트가 끝난 게임이 대중과 만날 수 없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스페인어로 개발된 플레이스테이션 3(PlayStation 3) 다운로드 플랫폼 「잭 제로」의 솔직한 포스트 모템에서 점점 커져버린 작은 아이디어에 대한 두 개발자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2007년 초에 「잭 제로」 작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둘이서만 시작했지만(카를로스 아브릴과 알베르토 모레노) 2007년 말에는 카를로스의 동생 나초 아브릴(Nacho Abril)도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처음 계획은 20여 년 전 8비트 시대에 만들었던 카를로스의 첫 번째 상업 게임(스페인에서는 「Phantis」, 다른 나라에서는 「Game Over II」) 구조(structure)로 게임을 만드는 것이었다.
2D 게임 구조로 3D 그래픽의 플랫폼 게임을 만들자는 생각이었다. 2년이면 PC용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간단한 작업이었고 이에 따라 팀, 구조, 엔진, 도구, 절차를 마련했다. 그리고 콘솔용 게임을 개발하기로 했다. 우리에게는 낯선 분야였다.
그러나 결국 처음 계획보다 3년이 더 걸리고 나서야 플레이스테이션 3용 첫 게임을 완성했다.
잘된 점
1. 독자적인 도구 및 기술 사용
크로코다일 엔터테인먼트를 2, 3년 늦게 설립했다면 어땠을지 모르겠다. 아마 2009년과 2010년 사이에 시중에 나온 적당한 가격의 도구와 게임 엔진 덕분에 게임을 개발하는 데에만 써야 할 개발 시간을 써가며 독자적인 엔진과 도구를 만드느라 고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회사를 시작할 당시에는 작은 스튜디오가 쓸만한 싼 가격의 게임 엔진이 없었기 때문에 직접 엔진 설계를 시작했다. 하지만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한 덕분에 보조금을 받을 기회가 생겼다.
크로코다일 엔터테인먼트의 모델 편집 프로그램
크로코다일 엔터테인먼트의 첫 해는 그야말로 프로젝트에 필요한 모든 도구와 기술을 만드는 데 쓰였다. 게임 시제품을 검토하면서 미술 및 설계 작업을 쉽게 프로그래머로부터 독립화하는 데 필요한 도구를 만들었다.
첫 번째 엔진 예비 버전은 3D 소프트웨어에서 너무 많은 정보를 보냈지만 서서히 게임 단계에서 물체의 위치와 크기를 조정하고, 움직이는 물체, 입자 시스템, 셰이더(shader), 소재 등 오프셋 매개변수를 지연 및 설정하는 등 실시간으로 거의 모든 것의 편집이 가능하도록 도구를 개선할 수 있었다.
2. 우수한 분산 조직 시스템
게임을 개발하는 중에 사무실이 없다는 사실이 항상 문제가 되었지만 덕분에 의사소통과 업무 조직을 관리할 보다 좋은 방법을 찾으며 조직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었다.
「잭 제로」 작업을 한 프로그래머는 고작 세 명에 불과했고 그 세 명도 스튜디오의 공동 창립자인 카를로스, 나초 형제와 적 AI를 도운 디에고 가르세스(Diego Garcés) 등 모두 회사 동업자였다.
의사소통과 조직 상의 큰 어려움은 미술 팀에서 발생했다. 주요 제작이 이루어진 해에 미술 팀에는 컨셉트 아티스트 둘, 애니메이터 하나, 3D 아티스트 둘이 속해있었고 일부 작업은 외주로 돌렸다. 전담 프로듀서와 발생하는 모든 의문사항을 해결할 사무실이 없는 상황에서 오직 한 달에 한 번씩만 모이려고 했기 때문에 그래픽 묘사와 설계 작업이 한층 더 어려웠다. 일부 팀원은 집이 아주 멀었기 때문에 지나치게 잦은 회의에 참석하느라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만날 때마다 그 달에 할 일을 상세히 정했다.
이는 환경, 캐릭터, 소품 등 모든 것의 시각화 작업을 하는 컨셉트 아티스트의 일 때문이었다. 아무리 작은 일이더라도 모든 게임의 속성은 컨셉트 아티스트와 함께 우리가 원하는 느낌을 찾아야 했다.
목표는 3D 아티스트와 애니메이터가 작업 내용 및 방식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얻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매일같이 작업을 수정하거나 전화, 메신저, 스카이프(Skype)를 통해 지겹게 설명하는 일을 피할 수 있었다. 캐릭터 애니메이션은 게임플레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작업에 특히 어려웠다. 이 경우 프로그래머와 애니메이터 간에 의사소통만큼이나 시행착오가 중요한 역할을 했고 알베르토가 직접 매일 관리를 해야 했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에는 MS 프로젝트 소프트웨어로 작업 관리를 하고 이메일로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사람들에게 업무 관련 의사소통을 했다. 이걸로는 효과가 없었다. 의사소통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후에 우리는 사용자와 우선순위 기준으로 정리한 작업 목록 매크로를 만들고 눈에 잘 띄게 색깔과 메모를 달아 위키에 업로드했다. 이것도 아니었다. 피드백도 메모도 달리지 않았다. 작업 목록과 구성도를 갖고 정기적으로 미팅을 가졌지만 같은 작업이 겹치기 때문에 이를 매일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구글 독스(Google Docs)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의사소통은 개선되었지만 곧 모든 내용이 섞여 여러 섹션으로 정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서를 읽을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베이스캠프(Basecamp)로 눈을 돌렸다가 결국 팀워크(Teamwork)로 바꾸게 되었다. (베이스캠프는 아이패드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루 작업을 마치고 의자에 편안히 앉아 확인 목록을 검토하고, 메모를 달고, 작업 우선순위를 정하는 게 아주 좋았다.) 팀워크는 훨씬 생산적이고, 여러 사람의 참여가 쉽고, 전담 프로듀서가 필요 없었다.
각자 자기가 한 작업을 기입하고, 전체 작업을 보고 의견을 달며, 이를 확인하고 대답할 수 있었기 때문에 변경사항을 파악하고 돌아가는 상황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작업을 끝내거나 변경을 할 때에는 날짜 별로 정리된 일반 변경 목록에 표시되었기 때문에 아침에 일찍 도착하면 각자 한 작업, 메모, 결과를 확인하고 필요한 일이 있는지 살필 수 있었다. 게다가 팀워크 사람들은 친절하게도 우리가 제안한 몇 가지 기능을 제품에 금세 추가해주었다. 예를 들어 아직 읽지 않은 새로운 의견이 달리면 작업 목록에서 각각의 작업에 대한 의견을 표시하는 작은 아이콘이 초록색으로 표시되는 것과 같은 기능이었다. 이는 아침이나 저녁 늦게 목록을 검토하는 데 아주 유용했다.
3. 핵심 게임플레이 변경
「잭 제로」를 시작할 때 핵심 게임플레이에 관한 생각은 약간 달랐다. 「잭 제로」의 처음 내용은 한 우주 해병대원이 일련의 단계를 거치며 새로운 무기를 사고 업그레이드를 하면서 만나는 모든 적을 죽이고 악당 줄록(Zulrog)으로부터 여자친구를 구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2009년 3월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개발자회의(Game Developer Conference)에서 개발자들에게 플레이스테이션 3 게임 개발을 장려하는 강의를 하나 듣게 되었다. 게다가 이전 2년 동안 PC 판매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원래의 계획을 포기하고 플레이스테이션 3 게임으로 바로 가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게임의 목적과 구조가 콘솔에는 맞지 않는 것 같았기 때문에 초창기 캐릭터와 신무기 습득 및 업그레이드 방법 등 대규모 수정을 해야 했다. 또한 일직선으로 이어지는 맵 구조를 변경하려면 퍼즐이 더 필요했다.
그래서 팀원들과 식당에서 만나 맥주와 피자를 먹으며 브레인스토밍을 했다. 앞서 말했듯 사무실이 없었기 때문에 아무데서나 회의를 열 수밖에 없었다.
결국 새로운 설계에 맞춰 기존 작업을 수정하기로 했다. 슈퍼히어로처럼 보이도록 캐릭터를 수정했다. 다행히 복장이 불, 얼음, 돌의 형태를 띠게 할 수 있었다. 또한 플레이어가 전진하기 위해 퍼즐을 두어야 하는 장소와 퍼즐 자체 등 캐릭터에 맞춰 게임 단계도 바꾸었다.
달리면서 총을 쏘는 방식의 「잭 제로」 구 버전
그러는 바람에 엄청난 노력이 들고 프로젝트가 2년이나 늦춰졌지만 덕분에 게임플레이가 더 정교해지고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나은 게임이 된 것 같다.
※ 자세한 내용은 첨부(PDF)화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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