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비레인>을 넘어서 - 데이비드 케이지가 말하는 인터랙티브 내러티브
작성자: 크리스챤 너트(Christian Nutt) 작성일: 2012년 5월 25일
헤비레인(Heavy Rain)은 데이비드 케이지(David Cage)가 예상했던 것보다 큰 성공을 거두었다. 다음은 무엇일까? 올해 GDC에서 게임 개발자 데이비드 케이지는 스튜디오의 차기작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데모 게임을 하나 선보였다. Kara라는 제목의 이 게임은 감정을 지닌 한 안드로이드의 이야기다. 이 안드로이드는 제작 상태에 있으나 공장장에게 자의식을 갖고 있다는 걸 들키면서 다시 분해될 위기에 놓여 있다. 눈길을 사로잡으며 감정을 자극하는 이야기로 기술적 측면에서 아주 인상적이다.
헤비레인은 구성 상에 결함이 있었고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분명하게 나뉘었지만 인터랙티브 드라마(interactive drama) 장르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었고 상업적으로나 평단에서나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다.
본 인터뷰에서 데이비드 케이지는 자신이 게임에서 이루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나탄냈다. 그는 헤비레인이 자신과 퀀틱 드림(Quantic Dream), 플레이어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되돌아보며 앞으로의 이야기를 했다. 또한 현재 팀이 개발 중인 기술과 팀이 원동력으로 삼고 있는 창의적인 목표가 무엇인지도 말했다.
사람들의 감정을 제대로 강타했습니다. 이것이 스튜디오의 목표입니까? 데이비드 케이지: 아, 네. 성인 게임 팬들에게 멋진 경험을 많이 창조하고 싶습니다. 성인 팬들을 위한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게 제 전부입니다. 그리고 성인 팬들은 스토리, 캐릭터, 감성을 원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항상 하는 말입니다. 총을 쏘고, 달리고, 점프하는 게임은 많고 많습니다. 그런 게임은 더 이상 필요 없죠. 그래서 뭔가 감성적인 걸 만들려고 합니다.
헤비레인을 통해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Fahrenheit (Indigo Prophecy)에서 초자연적인 요소를 가미하고 비디오 게임이기 때문에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하신 걸로 압니다. 게임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요. 하지만 헤비레인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헤비레인의 성공을 보면서 게임 팬들의 기대 혹은 관례로부터 얼마나 벗어났다고 생각하십니까?
데이비드 케이지: 게임 팬들이 헤비레인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분야에 확신을 얻게 되었습니다. 헤비레인의 주인공은 총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쏠 필요가 없죠. 괴물도 없고 초자연적인 힘도 없습니다. 그래도 괜찮았어요. 아무에게도 문제가 되지 않았죠.
진짜 중요한 문제는 청중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캐릭터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캐릭터가 마음에 들기만 하면 그 캐릭터가 자기 자신처럼 느껴지면서 캐릭터에게 일어나는 일에 관심이 생기고 마음이 움직이죠. 그게 가장 중요합니다. 누구한테 총을 쏘고 누구를 죽일 필요가 없어요. 상호작용을 할 방법은 많고, 그게 또 재미있지요.
헤비레인이 상업적으로 Sony의 예상보다 성공을 거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케이지: 솔직히 저희를 포함해서 모든 사람의 예상보다 결과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느끼신 점이 있다면?
데이비드 케이지: (한숨) 마찬가지로, 게임 산업에 다양한 경험의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에서 이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도 되겠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똑같은 일을 할 필요는 없죠. 대중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열려 있습니다. 물론 대중은 1인칭 슈팅 게임을 원합니다. 액션/어드벤처도 좋아하죠. 하지만 다른 모든 장르도 원합니다. 좋은 일이죠.
하지만 진심을 다해 무언가를 위해 노력하고 믿으면 기회가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헤비레인의 경우가 그랬습니다. 뭔가 다른 것을 시도하는 데 관심이 있는 사람은 다 그렇죠. 게임 산업에는 혁신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다소 유치해 보이는 개념이 더 필요한 거고요.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헤비레인의 성공과 사람들의 반응, 그러니까 좋다, 싫다, 무관심하다 등의 반응에서 어떤 점을 배우셨나요?
데이비드 케이지: 갑작스럽게 많은 것을 알게 됐습니다. 우선 좀 놀랐죠. 너무 큰 성공이었으니까요. 아주 부정적인 반응에 놀랄 때도 물론 있었습니다.
헤비레인에 아주 방어적인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도전이 있는 게임도 아니고 슈팅게임도 아니었으니 아예 게임이 아니라는 사람도 있었죠. 좀비나 괴물을 죽이는 게마치 비디오 게임의 궁극적 정의라는 듯이요.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그저 게임의 일부이지 게임의 일반적 정의는 분명 아닙니다.
게임은 아주 다양한 것들을 할 수 있는 정말 광범위한 장르입니다. 퍼즐을 할 수도 있고, 콜 오브 듀티(Call of Duty)를 할 수도 있고, 헤비레인을 할 수도 있죠. 많은 다양한 것들을 할 수 있어요. 모두를 위한 곳이 되어야 하죠. 시장도 대중도 그걸 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이 마치 자신들의 성배를 건드리기라도 한 것처럼 공격적으로 돌변하는 건 놀라웠습니다. 그럴 이유가 없는 데 말이죠.
그렇다면 긍정적인 반응은 어땠습니까? 기대 이상이었나요?
데이비드 케이지: 아, 네. 정말 놀라웠습니다. 최근 게임 업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플레이 스테이션 3 (PlayStation 3, PS3) 게임에 관한 설문조사가 있었습니다. 게임 업계의 주요 게임 설계자들을 상대로 한 조사였습니다. 헤비레인이 아주 자주 언급됐죠. 재능 있는 사람들이 이 게임을 좋아하고 자신들의 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니 영광입니다. 정말 영광이죠.
헤비레인에서 제가 정말 좋아하는 점은, 제가 여기에 관한 사설도 쓴 적이 있습니다만, 싸움에서든, 아들에게 이불을 덮어주는 장면이든 모든 액션에서 같은 콘트롤 방식을 사용하여 관념적으로 콘트롤(abstract control)을 하기 때문에 모든 액션의 비중이 같다는 점이었습니다. 일부러 그러신 건지 정말 궁금합니다.
데이비드 케이지: 당연합니다. 솔직히 말해 저는 항상 손가락에 일어나는 일보다 마음 속에 일어나는 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비레인의 목표가 캐릭터의 입장이 되어 캐릭터의 감정을 느끼고 캐릭터가 일상의 삶을 살도록 게임을 하면서 뭔가 중요한 일이 캐릭터에 벌어졌을 때 그들과 함께 하고 그들의 일부가 된 것처럼 느끼게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콘트롤 면에서 모방의 느낌을 갖는다면 매우 강력한 힘을 가질 거라 생각했습니다. 게임의 인터페이스도 이러한 점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최대 목표가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이면서 영화가 아니라 게임 산업에 뛰어들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데이비드 케이지: 엄밀히 말하면 저의 주된 최대가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 목표는 뭔가를 느끼게 하는 거죠. 현재 이를 달성하는 가장 흥미로운 방식은 상호작용(interactivity)을 통한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저는 영화를 만들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게임을 만드는 건 아닙니다. 그건 제가 일하는 방식이 절대 아닙니다. 제가 게임을 만드는 이유는 제가 정말하고 싶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하려면 고안해야 할 것이 아주 많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스토리를 이용할 수 있죠. 아무 문제 없지 않나요? 게임에서 스토리를 전달하면 죄라도 짓는 것 같아요.
전 그런 식의 게임 메카닉(mechanic)이 싫습니다. 상호작용을 창조하는 방식이 하나밖에 없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방법은 다양합니다. 파괴나 살인이 상호작용의 궁극적 정의가 아닙니다. 환경 속의 무언가를 변화시키고,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뭔가를 느끼고, 의미 있는 결정을 내리는 것, 이것도 상호작용입니다. 똑같이 의미 있고 재미 있죠. 다시 한번 말하지만 무언가를 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입니다. 우리는 다만 다양한 방향을 시도하는 것뿐입니다.
※ 자세한 내용은 첨부(PDF)화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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